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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식품전문가의 "부산포어묵"을 추천합니다!

바이오매니아 2014. 6. 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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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하면 생각나는 것은?"

"음... 부산 오뎅?"


이게 솔직히, 친가 외가 모두 서울이 본적지인, 매우 드문 "진짜 서울 사람(?)"인 제가 부산에 살기 전까지 부산에 대해 가졌던 첫번째 인상이었습니다. 뭐 부산이라고는 몇 번 가본 적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니 대학부터 대학원까지 9년 반을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버스 기다리다가 출출하면 먹곤 했던 학교 앞 포장마차의 '부산 오뎅'이, 가장 친숙한 부산의 이미지였던 것이죠. 


그러고 보니 대학 때 부산에 놀러 왔을 때마다 재워줬던 친구도, 미국 있다가 학회 때문에 부산에 왔을 때 찜질방에서 같이 월드컵 축구를 봐줬던 친구도, 신라대 면접볼 때 재워주고 학교까지 데려다 준 친구도, 부산에 살 집을 구해준 친구도, 저를 라디오에 갖다 앉힌 친구도 모두 한 사람이었네요. 오늘은 광고 삼아 그 친구 이야기입니다! 왜냐구요? 그 친구가 얼마전에 신문에 떡하니 나왔거든요. ㅎㅎ


이 도둑들스러운 사진의 한 가운데 인물이 각얼음! (사진출처: 중앙일보)


윗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친구의 별명은 '네모'였다가 요즘엔 블로거 '각얼음', 이름은 공개하지 않을테니 궁금하시면 찾아보시구요. 토종 부산싸나이에 제 대학과 대학원 동창이랍니다. 그런데 저 위의 사진을 가만 보시면 "식객촌" 팔도에서 모인 맛집 9곳이라는 말이 나오죠? 네, 저 친구가 저 9곳 맛집 중의 하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객촌이 뭔지 궁금하시면 위의 링크를 눌러보시면 되구요. 기사에 나온 것처럼 나름 멋진 공동체적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식객촌이 이런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게 된 데는 새로운 경영 모델도 한몫했다. 식객촌 내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이들 매출은 모두 ㈜식객촌으로 모인다. 회사는 이 매출에서 식당의 입지 조건에 따라 평균 20%의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각 매장에 돌려준다. 대신 회사는 이 돈으로 임대료와 관리비·마케팅비 등을 충당한다. ‘부산포 어묵’의 박성환 대표는 “소규모 식당 입장에선 위험 부담 없이 맘 편히 영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싼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계절별로 다른 가게별 매출 편차를 상쇄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아무튼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식객촌은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나오는 전국 9곳의 맛집을 예전 종로 피맛골 자리에 모아서 식당가로 만든 겁니다. 그리고 저 친구는 저 부산포어묵의 (공동)대표랍니다.


식객 17화를 봅시다!


윗 기사의 사진에서 소개한 대로 부산포어묵은 부산 대연동의 '미소 오뎅'과 삼진 어묵하고 연관이 있습니다. 이걸 다 소개하자면 너무 길어지니까 미소오뎅에 대한 소개는 부산의 어묵전도사이자 대표 글쟁이 취생몽사님이 국제신문에 쓰신 "부산의 요리사들 <14> 미소오뎅 양재원 대표"를 참조해 주시구요. 삼진어묵은 취생몽사님 블로그의 글 "부산어묵의 종가 삼진어묵"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에 서울의 모 백화점에서 어묵베이커리 특별전(?)을 했다고도 하더군요. 아무튼 부산의 어묵(오뎅)에 대해서 좀 아는 분들은 잘 아시는 이야기일 겁니다.  


부산 대연동 미소오뎅에 가면 벽에 이런 그림이 하나 붙어 있는데요. 저기 네모난 사람이 하나 보이시죠? 저 네모난 사람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각얼음인거죠.ㅎㅎ (참고로 미소오뎅에 가시면 각진오뎅을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미소오뎅과 같은 곳이 서울에 생겼는데 그게 바로 부산포어묵이라는 겁니다.


네모난 사람을 찾아보아요! (사진제공은 빈라면님!)

미소오뎅의 각오뎅(?) ㅎㅎ


솔직히 저처럼 맛에 둔감하고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맛집이니 뭐니 이런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냥 대부분의 음식이 다 맛있거든요. 하지만 어느날 밤 늦게 서울의 한 버스 터미널에서 오뎅 한 꼬치를 먹었는데 "아,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부산에서 어묵의 맛을 보다가 서울에 가서 어묵을 먹으니 그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부산의 어묵이 맛나다는 것이구요. 이제 그 맛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말이죠.ㅎㅎ


1호선 종각역 1번 출구로 나오시면 됩니다.


사실 우리 사회에 소위 식품 전문가들이 많죠.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책의 첫 장, 첫 문단을 소개하죠.

식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굴까? 세계 최고 호텔 주방 경험이 있는 셰프? 어떤 재료든 딱 보면 한 번에 아는 농부나 어부? 5대째 내려온 가업을 잇는 식품 명인? 식품 회사 CEO나 공장장? 맛집 찾아 삼만리를 불사하는 맛집블로거? 입에 넣어 보면 조미료를 넣었는지 아닌지 구별할 수 있는 맛칼럼니스트? 풍속사를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 국내 최고 대학의 식품공학과나 식품영양학과 교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단골 출연하는 의사? 세계 최고 저널에 식품 관련 논문을 낸 과학자?


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누가 가장 전문가일까요? 답하기 참 어렵죠? 가끔 제가 인터넷이나 언론에 식품 관련된 글을 좀 쓴다고 저보고 식품 전문가라는 분이 계신데 솔직히 어불성설입니다. 박사라고 다 아는 것이 아니에요. 저도 식품의 일부분, 그것도 식품관련 과학 중에서 일부분 밖에 모릅니다. 오히려 제게 식품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알려준 사람은 바로 저 친구입니다.


제가 알기론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따라서 주말마다 자갈치 시장에 다녔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배웠고,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 연구원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었고, 소위 맛집블로거라는 것이 있기 전부터 맛난 것 먹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던 친구죠. 전화기에 전국의 식당 전화번호가 천 개 넘게 있고 심심하면 누가 전화해서 어디 가는데 뭐 먹어야 하냐, 고 물어보는 친구. 게다가 우리 신라대학교 바이오식품소재학과의 <식품문화론> 강사 선생님이기도 한 그 분입니다. 이 양반이 어느 정도냐 하면 그냥 아래의 부산일보 기사를 보시면 됩니다. ㅎㅎ


부산일보 활어 vs 선어 블라인드 테스트의 유일한 승자! ㅎㅎ

"간단하게 보이는 실험이었지만 의외로 '각얼음'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들은 바로 썰어 낸 생선회와 냉장 숙성회를 감별해내지 못했다. 갓 잡아 낸 생선회를 전문가 대다수가 맞히지 못한 탓에 뚜껑이 열렸을 때 모두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고 웅성거렸다. 급기야 주방장을 불러 진위를 파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부산일보 기사 중)


물론 저는 절대미각이라든지 이런 것 잘 믿지 않는 사람이지만 아무튼 뛰어난 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심지어 제 아내가 만들어준 우동 샐러드를 먹으면서 그 수제 소스 안에 들어가 있는 재료를 추측해내서 아내의 경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는...ㅎㅎ


아무튼 이렇게 식품 전공에, 과학적 배경에, 미식 훈련에, 식당 운영에, 식품 문화 강의 경력까지 갖고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요? 이런 사람은 식품전문가라고 불러도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친구가 몇 년 전에 부산에서 드디어 작은 식당 하나를 열었으니 그 식당이 남천동의 시골통돼지볶음이었습니다. 인터넷 뒤져보시면 이미 꽤 많은 소개가 되어 있을 것이구요. 기존의 유명한 통돼지볶음과 더불어 독특한 메뉴를 개발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죠. 여름에 광안리 놀러가시면 꼭 들러보세요.


남천동 시골통돼지볶음의 별미 통돼지 삼겹살(저녁에만 한정판으로 팝니다!)


그리고 올 봄에 드디어 몇몇 사람들과 손을 잡고 부산의 어묵을 알리기 위해 서울 <식객촌>에 입성해서 미소 오뎅의 기술 자문과 삼진식품의 어묵으로 <부산포어묵>을 열었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연초에 미국에 나와서 아직 가보지는 못했구요. 두 주 후에 학회 때문에 잠시 귀국하면 공항에서 곧바로 가볼 생각입니다.   


미소오뎅처럼 자그마한 오뎅바도 있구요.


여기서 먹고 싶은 것으로 빼먹는 겁니다!

오뎅바 주위로 어묵탕이나 전골 같은 것을 먹도록 작은 테이블도 있습니다.


메뉴와 가격표. 단위가 만원이 아니라 천원! ㅎㅎ


아마 저 각진 양반이 이 글을 보면 닭살돋는다고 하겠지만. 뭐 원래 이런 것은 자기가 자기 입으로 말하고 다니기가 뭐하잖아요. 게다가 저 친구는 그런 자랑하고는 거리가 먼 성격! 그러니까 주변의 누군가가 대신 이런 것을 좀 알려야겠기에 처음으로 맛집블로그스러운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저 식당 가셔서 제 이름 대시면 모른체는 하지 않을 것이라네요. (하지만 일주일 내내 매장에 있진 않다는 것이 함정! ㅋㅋ)


아, 어묵 먹고 싶은 밤이에요...


(후기) 이 블로그의 내용 중에 오류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답이 왔습니다. ㅋㅋ


원래 자기 PR 이런 것 잘 못하는 친구입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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