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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신약개발에 어떻게 활용될까? 항생제 개발의 사례 (1) 할리신

바이오매니아 2025. 10. 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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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바이오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혁신적인 연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엄청나게 많은 화합물들을 빠르게 탐색하고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나가는 새로운 분자의 설계까지 이어가는 AI의 능력은 신약 개발의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그 중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새로운 계열의 항생제 개발입니다.

 

일단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존 항생제의 내성 문제로 인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정체되었다는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서 여러 번 언급했고, 다제내성균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신약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다양한 high-throughput screening 방법이 개발되었지만 그간의 신약 개발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과정이었고 수많은 화합물을 시험해야 하는 비효율성을 안고 있었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AI를 통해 신약개발의 DMTA 루프 (디자인–제작–테스트–학습, Design–Make–Test–Learn)를 저비용 고효율로 해내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이 분야의 가장 선도적 인물은 MIT의 짐 콜린스(James J. Collins) 교수입니다.

 

James J. Collins

 

MIT 생물공학과 석좌교수이면서 하버드 Wyss Institute와 Broad Institute의 핵심 멤버이며 합성생물학 분야의 개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콜린스 교수는 ‘Antibiotics-AI Project’를 통해 7년간 7개 치명적 병원균을 겨냥한 7개 신규 계열 항생제 발굴을 목표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Cell 논문에 머신 러닝을 사용하여 강력한 새로운 항생제 halicin을 발견한 바 있었죠. 

 

A Deep Learning Approach to Antibiotic Discovery https://doi.org/10.1016/j.cell.2020.01.021

 

먼저 연구진은 2,335개 분자를 대상으로 대장균의 성장 저해 실험을 수행한 후 ‘활성/비활성’을 구분하고 이를 신경망모델 (D-MPNN/Chemprop) 에 학습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브로드 연구소가 큐레이션한 약 6천종 규모의 의약화합물 컬렉션인 Drug Repurposing Hub과 UCSF가 운영하는 1억개가 넘는 가상 스크리닝용 화합물 DB인 ZINC15에 적용하여 활성 여부를 예측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선택된 소수의 화합물만을 합성하여 실험을 통해 찾은 항생물질이 바로 ‘할리신(halicin)’입니다.

 

참고로 할리신은 (코드명 SU-3327)은 JNK(c-Jun N-terminal kinase) 억제제로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되었던 물질입니다. JNK 신호가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 염증에 관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임상 실패로 브로드 연구소의 Drug Repurposing Hub(재창출 라이브러리) 에 중단·실패·시험용 화합물 중 하나로 남아 있다가 항생제 활성으로 다시 주목을 받은 물질이죠.

 

놀라운 건 할리신이 기존 항생제와 구조적으로 닮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여러 다제내성균에서 강한 생육억제활성을 보였고, 생쥐 감염 모델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게다가 세균막의 전위(proton motive force)를 교란해 에너지 대사를 붕괴시키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보여서 많은 사람들을 놀래켰죠. 

물론 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선 항균활성 뿐만 아니라 독성, 체내 대사 및 방출여부 등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그래도 AI(Deep Learning)를 통해서 새로운 물질을 찾은 놀라운 사례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2023년, 그리고 2025년 콜린스 랩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더 놀라운 AI 기술을 선보입니다. 그건 다음 시간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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