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오는 타지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복국이라고 하는데요. 복어는 독이 있어서 함부로 먹으면 안되는 음식이고 최근에는 탤런트 현석씨가 복어 식중독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오늘은 중국 송나라의 유명 시인 소동파가 죽음과 맞바꿀만한 맛이라고 했다는 복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복어의 종류 (출처:식약청 보도자료)


1. 놀라면 부풀어 오르는 복어 

보통 놀라거나 공격을 받을 때 물이나 공기를 들이마셔 팽창낭을 크게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복어를 중국에서는 하돈(河豚), 즉 강속의 돼지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pufferfish, balloonfish, blowfish 등으로 부릅니다. 모두 부풀어 오른다는 뜻이죠. 우리나라에서 복어의 복자는 일본어 fugu에서 온 것이라는 설과 우리나라의 복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fugu가 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과거에는 조금 다르게 불렀습니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서는 배를 부풀리는 생선이라 하여 기포어(氣泡魚) 또는 폐어(肺魚)라 하였다고 하고 <자산어보>에는 돈어(豚魚)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복어를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고급 음식으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임진왜란 당시 군사들과 장군들이 복어 식중독에 걸려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복어금식령’을 내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남 김해 수가리에서 약 5천년전 신석기 시대의 유적이 출토되었는데 거기서 복어의 일종인 졸복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역사가 꽤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 졸복, 밀복, 참복, 까치복, 황복 등등 종류도 많던데요. 

복어는 경골어류 복어목 어류의 총칭으로 온대에서 열대에 걸쳐 널리 분포하는 연해성 어류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약 120여 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것은 약 18여 종이고 먹을 수 있는 복어는 복섬, 졸복, 자주복, 까치복, 황복, 밀복, 검복, 흰점복, 개복치 등 주로 참복어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현재 21가지 종류만 먹을 수 있도록 허가되어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참복이라고 부르는 것은 겨울에 특히 맛있다는 자주복이고 지느러미만 노란색인 까치복이 있고 복국으로는 많이 쓰는 밀복을 은복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복중의 복이라고 불리우는 황복은 봄이면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민물복어인데 소동파가 예찬한 복도 황복이라고 하고 황복을 최고로 꼽는 미식가들이 많습니다. 보통 4-5월이 제철이라고 하고 영화 <식객>에서도 황복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나오죠. 

3. 청산가리보다 치명적인 복어 식중독

복어의 독 이름이 테트로도톡신이라고 하는데요. 청산가리의 100배에서 1000배 정도 독성(25mg/75kg 성인)을 갖는 매우 강력한 신경독소이고 아직까지 해독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무색 무미 무취이기 때문에 구별이 불가능 합니다. 다만 복어독을 먹고 시간이 지나면 혀나 입이 얼얼해진다고 하는데 이건 마비가 되기 때문이지 맛은 아니죠.

복어독은 주로 복어의 내장과 알 등에 들어 있고 껍질에도 있을 수 있는데 복어 근육(살)에는 없습니다. 때문에 복어를 빠른 시간 안에 잡아서 내장 등을 터트리지 않고 독이 있을 수 있는 부위를 제거해야 하는데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다루어야 합니다.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시험은 어종감별, 제독, 각종 요리 등 다양한 이론과 실기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합격률이 20% 내외로 어려운 시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탤런트 현석씨의 경우는 참복(자주복)을 비자격증 소지자가 잘못 조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낙시로 잡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 먹다가 병원 응급실에 오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죠.

4. 복어 식중독은 봄에 더 조심해야 한다?

보통 복어의 산란기인 봄이 되면 복어 식중독을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최근 패독도 문제가 되듯이 봄이 되면 수온이 따뜻해져서 독성을 가지고 있는 플랑크톤과 미생물이 많아지고 어류나 패류가 이들을 섭취하기 때문에 봄철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실제로는 겨울철 (11월부터 1월까지)에 가장 많은 복어 식중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꼭 봄에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복어가 맛있다는 겨울에 더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흔히 복어독을 복어가 만드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이 있고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지만 실제로 복어독은 복어가 만들기 보다는 해양세균인 비브리오, 슈도알테로모나스 등의 미생물에서 만들어져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옮겨가고 먹이사슬을 거쳐 어류의 간과 같은 내장에 축적된다는 외인설이 더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복어 이외의 몇몇 어류에서도 테트로도톡신이 발견되곤 합니다. 

5. 양식 복어는 독이 없다?

일반적의 양식복에는 독이 거의 없거나 매우 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것도 바로 독소를 만드는 미생물과 플랭크톤이 양식장에는 매우 적고 양식 사료를 통해 제한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양식 복어가 전혀 독이 없는 것은 아니고 특히 독이 있는 복어와 섞어 놓으면 복어독이 생기기 때문에 여전히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또한 복어독은 복어의 종류에 따라 장기 중에 독의 분포가 다르고 같은 어종이라도 계절, 어획 지역에 따라 달라지므로 안전하게 복어조리기능사의 손길을 거쳐 식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열에도 매우 강해서 그냥 끓인다고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6. 복국에 식초를 넣으면 해독이 된다?

또한 복국을 먹을 때 식초를 넣는 이유 중의 하나로 복어독을 약하게 해준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실제로 실험 결과에 의하면 산성으로 가면 복어독이 더 강해지기 때문에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2008, v.37, no.5, p.612-617) 식초를 넣는 이유가 복어독을 약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복국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겠죠. 

7. 복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 

복어는 살이 매우 단단한 생선이라서 보통 잡은 후에 내장과 독성부위를 제거하고 24시간 정도 숙성을 시켜서 요리를 한다고 하는데요. 단백질이 많고 지방질이 별로 없는 담백한 맛이 특징이죠.

부산에서는 콩나물, 미나리와 함께 끓인 복국을 해장국으로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고 전국적으로도 부산의 복국이 잘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복국 이외에도 복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데 복초회(복껍질무침), 복찜, 복불고기, 복수육, 복튀김, 복샤브샤브 등등 매우 다양합니다.

까치복 수육 (출처:각얼음님 블로그)복어 가라아게 (출처:각얼음님 블로그)


특히 복사시미(복어회)는 접시 바닥의 무늬가 보일 정도로 종이처럼 얇게 저며서 먹는 회인데 두껍게 썰어서 드신 분에 따르면 두껍게 썰어 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하더군요. 아마 비싸서 얇게 썰어먹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말씀도 하시던데요. 아무튼 독이 있어서 위험하다고는 하지만 전문가가 조리하면 안전하므로 맛좋은 복어를 안전하게 드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