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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니아 in 언론

하지도 않은 말을 쓰는 기사들

바이오매니아 2011. 6. 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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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좀 황당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전에 한 번 인터뷰했던 어떤 신문사에서 전화가 걸려와서 한 두마디 했는데 그게 나중에 보니까 신문에 난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하지도 않은 말들이 난 것입니다.

"미생물이 방사능 오염 잡는다" 후쿠시마서 실험

한편 이 관장의 주장에 국내 미생물 전문가들은 중립적인 입장이다. 이한승 극한미생물학회장은 "아직 방사선을 중화할 수 있는 미생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생물을 통한 방사성 물질 해독 분야에서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김병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은 "우라늄 등이 가용성이 아니라 불용성으로 바뀌어 수질오염을 막을 수는 있지만 방사성 물질 자체를 비방사성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은 확인한 바 없다"며 "만약 그런 기술이 있다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 기자분의 전화를 받고 저는 미생물로 우라늄같은 것 처리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분야가 달라서 잘 모르겠다고 했고 그래서 좀 더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김병찬 박사의 연락처를 알려드리고 그쪽에 문의해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짧게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기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나왔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무슨 학회 회장이 아니구요. 열명 조금 넘는 소모임(극한미생물연구회)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말이 회장이지 그냥 모임 주선하는 정도에요.)

그리고 일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남양유업 타사 비방 광고 도중하차

논란이 된 카제인나트륨을 남양유업 측은 화학성분으로 규정했지만 실제로는 화학성분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한승 신라대학교 교수는 "카제인은 화학성분이 아니라 우유에서 단백질만 분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카제인타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무지방 우유의 주 성분 역시 카제인이기 때문에 카제인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에서 카제인만 추출하기 어려워 나트륨을 첨가해 분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두부를 만들 때 간수를 넣어 굳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당시에도 역시 전화가 왔고 어디 기자님이라고 하시던데 한 1분 통화 했나요? 무지방 우유를 넣은 것이 카제인 나트륨 넣은 것이랑 대동소이하다는 말씀이죠? 라고 물으시길래 대동소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무지방 우유에도 카제인이 들어 있다는 거죠,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잊어버렸다가 나중에 기사를 봤는데 카제인이 화학성분이 아니라고 했다고 기사가 나왔더군요. 아마 그 기자분이 제 블로그 글 보고 기사를 적으신 것 같은데 저는 카제인이 화학성분이 아니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모든 물질은 화학성분입니다. 화학이라는 말에 대해 반감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매번 주장하는 사람이구요.

물론 기사의 전체 논지가 중요하지 그 워딩 하나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하지 않은 말들이 기록된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불편합니다. 아무튼 커뮤니케이션은 힘듭니다. 그리고 기사에 끼워들어가는 식의 코멘트는 하지 말아야 할 것 같군요. 가뜩이나 (당분간) 블로그를 접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아,그렇다고 언제나 기사에 대한 코멘트가 다 그랬던 것은 아니고 좋았던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죠. 사실 이건 길게 이메일 인터뷰를 한 것이었는데 신문에는 매우 간단하게 실렸습니다. 하지만 기자분께서 내용을 잘 이해하고 계셔서 그런지 핵심을 비껴가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잘 잡아내서 요약하셨죠. 

“‘제7원소’ 생명체 규정은 성급…DNA기능 등 후속연구 필요” 

김진수 교수와 이한승 신라대 교수(미생물학) 등 다른 연구자들도 “현재 논문으론 ‘극한 미생물’의 일종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중략) 이한승 교수도 “비소가 든 디엔에이가 과연 복제가 되는 것인지, 비소를 이용하는 효소가 있는지 등이 추가 입증돼야 발견의 진짜 의미를 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사람의 말을 옮기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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