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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팝니다. (스카이 제서니, 죠이선교회)

바이오매니아 2011. 7. 1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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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제목의 책이 나왔다. <하나님을 팝니다> 부제는 '소비자 지상주의에 물든 기독교'이고 원제는 The Divine Commodity: Discovering a Faith Beyond Consumer Christianity라고 한다. 저자는 스카이 제서니(Skye Jethani),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서 온라인으로 발행하는 ‘리더십 저널’ 편집장이란다. 기독교 대학으로 유명한 동네인, 일리노이주 휘튼에 있는 Blanchard Alliance Church 교회의 목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름 많은 기독교 서적을 접해 봤지만 이 책은 독특하다. 그리고 유익하다. 솔직히 지금까지 기독교 서적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했던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이 책은 "강추"하고 싶다. 요즘엔 현대 기독교의 행태를 비판하는 책들도 꽤 나오고 있지만 <하나님을 팝니다>만큼의 재미와 동시에 성찰을 주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은 너무 나가거나 너무 소극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현대 미국의 기독교, 그리고 그 길을 충실히 따라가는 한국의 기독교의 가장 큰 적은 맘몬이다. <불가능은 없다>나 <긍정의 힘>과 같이 목사가 쓴 책들은 책방의 종교 코너가 아닌 처세 코너에 놓이게 되었다. 목사님들이 가는 세미나에서는 어떻게 교회를 기업처럼 경영하고 전도에 마케팅 수법을 사용할지 가르친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전 모 교회 목사님께서 세계제일의 교회를 건설한 당사자가 자기라고 한 것인가?) 교인이라고 뭐가 다를까. 이제 교인들은 쇼를 보듯이 예배를 고르고 예배와 공동체의 중요성보다는 조건(넓은 주차장과 시원한 에어컨디셔닝)을 더 따지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관계를 선호한다. 솔직히 나도 100%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저자는 "소비자 지상주의"라는 진단을 내린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소비자 지상주의 교회란 다음과 같다. 
교회는 기업체며, 교회의 구제활동은 마케팅의 일환이고, 교회의 예배는 오락거리다. 최종적으로 교회의 하나님은 하나의 상품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소비자 중심 기독교의 교회다. (본문 중)
 
미국이든 한국이든 교회에 사회과학적인 용어에 알러지가 있어서 그렇지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말로 하면 "자본주의적 교회"일 것이다. 아직도 다 죽어버린 공산주의가 이 시대의 적그리스도요 우상이라고 믿고 있는 한국과 미국 (일부) 교회의 기독교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으나 과연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차치하고 이 책만이 갖고 있는 전혀 다른 묘미가 있는데 그건 바로 고흐의 작품 해설이다. 고흐? 그렇다. 그 자기 귀를 잘라버렸다는 기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말이다. 워낙 미술이나 미적 감각이 없는 관계로 지금껏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람이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 고흐의 화보집이나 위인전(?)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과연 얼마나 정통적인 해석인지는 판단이 안되지만, <하나님을 팝니다>에서는 소비자중심주의라는 현실 사회의 모순을, 고흐를 받아들이지 못한 19세기 후반과 대비시켜 설명하고 있다. 신학교를 중퇴하고 가난한 광산촌의 평신도 설교자이자 선교사로 헌신했던 고흐는 너무나 철저히 가난한 자들과 삶을 나누었기에 당시 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파문을 당했고 그의 독특한(?) 성격 덕분에 살아서는 화가로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하늘도 집 안도 다 빛나는데 교회 안은 어두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Starry Night) - 뉴욕현대미술관 소장


<하나님을 팝니다>에 중간 중간 나오는 고흐의 그림들과 그의 삶을 생각하다 보면 시대를 거스려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과연 기독교인으로서 산다는 것과 이 시대의 풍조를 따라 사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깊이 묵상하게 만든다. 앞으로 크리스천 누군가에게 책 선물을 해야 한다면 이 책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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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을 팝니다> 속에 생각해볼 구절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몇구절만 옮겨본다.   

- 처음에 교회는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중심에 둔 사람들의 교제모임이었다. 그러나 그 후 교회는 그리스로 이동하여 철학이 되고 로마로 옮겨가서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넘어가서 문화가 되었고 미국에 왔을 때 교회는 기업이 되었다. (p18)

- 1970년에는 대형교회(매주 출석교인 2,000명 이상 기준으로)가 10개 뿐이었다. 1980년에는 그 수가 50개로 증가했고 10년 후에는 250개가 되었다 그리고 2005년에는 1,200개가 넘는 대형 교회가 존재했다. (p158)

- 연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사실은 사람들의 영적 성장에 가장 영향을 준 요인이 개인적인 성경읽기, 기도와 묵상, 친구나 멘토와 맺은 의미 있는 관계,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라는 점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대형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p183)

-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적실한 새로운 훈련 형태가 있다. 바로 미디어 금식이다. (p216)

- 헨리 나우웬은 이렇게 말했다. "공동체란 당신이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늘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배를 버린다면 우리는 또한 공동체를 버리는 것이다." (p239)

-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매력은 실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적인 투자 없이도 동시에 수백 명의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p258)

- 인기 있는 기독교 노래를 만들거나 유명한 기독교 영화를 제작하거나 성공적인 기독교 사역을 행하여서 세상을 바꾸려는 열망에 사로잡힌 모든 젊은 친구들이 그 열망을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데 쏟는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세상은 기독교 영화를 보고 하나님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을 보고 하나님을 알기 때문이다.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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