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에 한 학생이 찾아왔다. 자퇴를 하겠다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그걸 해보고 싶다고 했다. 대학의 평가지표에 자퇴생 및 미복학생 숫자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그걸 말려야 하는 것이 학교 선생의 본분이었지만 나는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열심히 해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다만 현실적으로 고려할 것들 몇가지에 대한 조언을 하고 보냈다. 그리고 이제 다신 못볼 것으로 생각하는 그 친구에게 문자를 하나 보냈다. "너와 같은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내가 쓴 글이 있는데 한 번 읽어봐라. http://science.khan.kr/70" 그 때 그 학생의 손에 들려있던 책이 바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었다. 

당연히 자퇴를 했을 것으로 생각하던 그 친구가 수업에 들어왔다. 마음을 바꿨다는 것이다. 일단 지금하는 공부도 하면서 자신의 꿈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말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랑 교수님이 읽어보라고 하셨던 글에 있는 이야기가 그 책에 많이 나와서 좋았어요.

그래서 그 책을 주문했다. 뭐라고 써있는지 궁금해서. 요즘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하던데 솔직히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최근엔 우리 실험실 녀석들 한 두 명의 책상에서 이 책을 보았다. 그 책 좋으냐고 물었더니 참 좋다고 했다. 책을 사 놓고 시간만 때우다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안에서 책을 집어 들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연서다. 구구절절 이 시대 젊은 청춘들을 위로한다. 요즘 청년들은 단군이래 가장 넉넉한 유년시절을 가진 세대라고도 하고 단군이래 가장 팍팍한 청춘을 가진 세대라고도 불린다. 이런 청년들에게 어줍잖은 충고를 해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나로서는 언제나 따끔한 일침과 따뜻한 애정의 기로에서 고민한다. 하지만 이 책은 따뜻한 애정이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따끔한 일침의 책으로는 김형태의 문제적 작품 <너, 외롭구나>가 있다.) 책의 표지에 이렇게 씌어있다. "시작하는 모든 존재는 늘 아프고 불안하다. 하지만 기억하라,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완전 연애편지에나 어울리는 문구다. 맞다, 사실 이 책은 제자들과 연애하는 선생의 연애편지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솔직히 내용이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어쩌면 다른 선생들도 학생들에게 많이 해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틈틈이 학생들에게 해주는 이야기와 유사한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누군가 한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누군가 한 이야기는 그냥 흘려버려진다. 아마 그것은 말하는 사람의 태도와 애정 때문일 것이다. 김난도 교수의 이 책은 애정이 넘치기에 청춘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 않나 싶다. 영화 <리멤버 타이탄>의 대사 "Attitude reflects leadership!"이 생각났다.

다음 학기에는 이 책을 가지고 학생들과 토론을 할 생각이다.^^


책의 곳곳에 좋은 글이 많이 있지만 가장 동감하는 부분 몇 개만 골라보았다.

- 그대는 매우 젊다. 아직 재테크 시작하지 마라. 대신 꿈꾸기를 시작하라. 오히려 한 달에 한 가지라도 '전혀 돈이 되지 않을 일'을 찾아 시도해보라. 펀드가 아니라 꿈을 이룰 그대의 역량에 투자하라. (69쪽)

- 삶의 방식은 결의가 아니다. 연습이다. 마치 수영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수영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을 달달 외우고, "내일부터 수영을 잘할 테다!"하고 결의하면 박태환 선수처럼 될 수 있을까? 물론 천만의 말씀이다. 수영을 잘 하려면 연습해야 한다.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조금씩 자기 자신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153쪽)

- 게임보다는 독서를,
   인터넷 서핑보다는 신문 읽기를,
   TV 시청보다는 영화 감상을,
   공상보다는 사색을,
   수다보다는 대화를,
   골프보다는 빨리 혹은 느리게 걷기를,
   다이어트보다는 운동을,
   사우나보다는 반신욕을,
   늦잠보다는 피로를 푸는 토막잠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술을 
   택한다. (206쪽)

- 나는 이 마시멜로의 교훈이 인생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미래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 능력.' 이게 처음이자 끝이야. 이게 전부야. (227쪽)

- 백보 양보해서 설령 엄마의 판단이 옳다고 하더라도, 그대가 엄마를 넘어서야 하는 당위는 분명하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기 때문이다. (중략) 희로애락으로 촘촘히 짜인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삶이 '내가 내린' 결정이어야 한다. (중략) 엄마를 넘어서라. 명심하라. 이제부터 그대의 가장 큰 적이다.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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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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