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 따끈한 오늘 아침 뉴스입니다.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 연구진이 새로운 고세균(미생물학회에선 이제 고균으로 하기로 했죠)을 발견해서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논문을 냈다는군요. 그런데 이름이 재미 있습니다. Marsarchaeota인데 화성(Mars)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몬타나주립대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극한미생물연구로 유명한 곳이죠. 이번에 발견한 미생물들도 옐로우스톤 공원에서 발견한 것인데요. 왜 이름에 화성을 넣었냐면 이 미생물들이 화성 표면에서 발견되는 철산화물이 많은 지역에서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화성이 불의 별인 이유가 붉게 보이기 때문이고 red planet 이라고도 하는데 그건 화성에 철산화물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죠. 요즘 국내외에서 우주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큰데 그래서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것인가 싶기도 하구요.ㅎㅎ


붉은 별에서 살아 남기 위한 영화 <마션>의 한 장면


Marsarchaeota는 하나의 미생물이 아니라 종속과목강문계의 문(phylum)입니다. 즉 큰 범위의 미생물 집단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제가 쓰다 만 극한미생물학 책에는 고세균의 문이 3개(Crenarchaeota, Euryarchaeota, Korarchaeota) 있다고 썼는데 지난 10년 동안 계속 새로운 고세균들이 발견되었고 그 동안 여러개의 문이 제안되었습니다. 아마 올 가을 국제극한미생물학회에서 여기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Marsarchaeota는 두개의 하위 그룹으로 나뉘고 산성 조건, 미세호기적 조건, 온도 범위는 50도에서 80도 정도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성은 호기 조건이 아니잖아...ㅎㅎ) 


최근 학교 일 때문에 평균 귀가 시간 12시 반인 상황이라 기분 전환 겸 블로그 포스팅 하나 하고 갑니다. 아직 논문 원문은 읽지 못했네요. 나중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으면 그 때 또 하죠.ㅠㅠ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0. 이 글은 물뚝심송 박성호님에 대한 기억을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남겨 놓기 위해 쓴 글입니다. 


1. 그를 처음 기억하는 것은 소위 황빠의 난 시절. 내 인터넷 흑역사 중의 하나인 바로 그 때였다. 당시 난 11개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황우석을 '비판적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당시 미국에서 그의 연구결과가 대서특필되고 그 엄청난 과학적 성취에 놀랐던 나는 고의든 사기든 11개 중에 가짜가 몇 개는 있을 수 있어도 전세계 누구도 못한 걸 해낸 황우석을 완전히 사기꾼 만들면 안된다는, 지금보면 바보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황우석의 줄기세포는 하나도 없었고, 아예 황우석의 첫번째 논문도 사기였고, 나는 완전히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로 정치에 관련된 글을 공개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 물뚝님은 그 당시 혈혈단신으로 황빠의 난을 제압한 장판교의 장비 같았다. 

물뚝님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


2. 그 이후로 그의 글을 탐독했다. 그러다가 그를 글이 아니라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만났다. 스스로를 희화화하는데 주저하지 않던 그는, 풍부한 상식으로 때로는 깨달음을, 때로는 지적유희를, 많은 경우 아재개그를, 가끔은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그가 갑작스럽게 그알싫을 떠날 때, UMC가 혼자 울먹이며 하차 예고 방송을 했을 때 나도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3. 그를 다시 만난 건 트위터에서였다. 나는 그를 팔로우했지만 그는 나를 팔로우하지 않았는데도 가끔 내 트윗을 인용하거나 멘션을 보냈다. 내가 트위터를 떠난다고 했을 때, "그간 좋은 말씀 고맙게 잘 봤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생각지도 못한 멘션을 받기도 했다. 내 책을 구입한 사진도 트윗에 올린 것을 보면 어쩌면 서로 북마크를 해놓고 조용히 의견을 듣는 관계였을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받았던 가장 의외의 기억

4. 사실 그의 트윗량이 너무 많아 그를 몇번 언팔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가 그를 끝까지 팔로우한 이유는 조금 엉뚱한 데 있다. 내가 그에게 몇 번 왜 그알싫을 그만뒀냐고 물었는데, 그는 한 번도 그 이유를 나쁘게 말하지 않았다. 사람의 헤어짐에 서운함이나 의견충돌 같은 것이 없을 순 없었을텐데, 적어도 그는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신중한 사람이었다.


5. 그가 구강암 투병을 한다고 했을 때 가끔 그를 위해 기도했다. 최근 우리 정치사에서 큰 일이 벌어졌음에도 그의 글과 트윗이 올라오지 않을 때마다 그를 위해 기도했다. 하지만 온갖 세상의 문제와 싸워서 너무 힘이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병마와 싸워 이기진 못했고 너무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6. 이젠 내가 그의 말을 돌려주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간 좋은 말씀 고맙게 잘 봤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맞이하여 제가 먹은 평양냉면(사실은 서울냉면)을 정리해봤습니다. 어려서부터 냉면을 좋아하긴 했지만 사실 평양냉면엔 그렇게 매력을 못느꼈었던 제가 본격적으로 평양냉면에 맛을 들인 건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병원에 가서 병원비 정산하고 돌아오는 길에 혼자 먹었던 을지면옥의 냉면부터였습니다. 그 때(2013년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찍은 냉면집 사진이 천 장 가까이 되네요. 블로그 포스팅 하나에 사진이 40여장 밖에 안올라가서 꼴라주 사진으로 올립니다. 참고로 여기의 모든 집이 다 평양냉면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저는 맛알못이라 맛을 평가할 순 없고 평가가 살짝 들어가더라도 그냥 개인취향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순서는 대체로 방문순서이지만 중간에 빠진 것들은 뒤에 붙어서 의미가 없습니다. 링크는 뽈레에 제가 쓴 간단 리뷰들입니다.)


1. 을지면옥


제게 가장 강한 인상을 준 곳이자 추억이 있는 곳이라서, 제겐 언제나 가고 싶은 곳입니다. 의정부 평양면옥 계열 집들이 다 그렇듯이 고춧가루와 파가 특징입니다. 


추억이 어려 최애 평양냉면집이 된 을지면옥




2. 봉피양 청담점


봉피양 본점은 못가봤고 다른 지점은 서너 군데 가 본 듯한데 개인적으로 봉피양 냉면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뭔가 특징이 없는 느낌? 그리고 가격이 특히 셉니다.


나랑 코드가 잘 안맞는 봉피양



3. 진주냉면 (부산 대연동)


솔직히 진주냉면은 평양냉면이 아니지만 부산에선 나름 유명하기 때문에 하나만 끼워 넣었습니다. 요즘엔 하연옥이라고 불리더군요. 육전 덕분에 배부른 냉면입니다. 제 취향은 아닙니다만. 


육전 덕분에 배부른 진주냉면




4. 을밀대 (서울 마포)


서울 가면 가장 많이 가는 곳. 좋아서라기보다는 제 동선과 맞고, 같이 먹어줄 친구들도 근처에 있기 때문이죠.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 곳입니다. 물론 저는 냉면은 다 호(好)!!!


얼음 육수으로 유명한 을밀대



5. 벽제갈비 (서울 종로 식객촌점)


여긴 냉면집은 아니지만 냉면도 팝니다. 저는 무슨 점심 세트로 먹었네요. 봉피양이 사실 벽제갈비 계열이죠. 


봉피양계열 벽제갈비



6. 필동면옥


말이 필요 없는, 소위 의정부계열의 강자. 역시 고춧가루와 파향이 가득하죠. 


의정부 계열의 또다른 강자 필동면옥




7. 정인면옥 (서울 여의도)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의 정인면옥. 토요일 휴무이기 때문에 어렵게 찾아간 몇 번 저를 울렸습니다. 


토요일은 쉽니다. ㅠㅠ



8. 거대갈비 (부산 해운대)


부산에서 솔직히 평양냉면 먹을 곳은 여기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봉피양스러운 느낌인데 관련이 좀 있다는 후문입니다. 


냉면 불모지의 유일한 존재 거대갈비



9. 정인면옥평양냉면 (경기도 광명)


가성비 최고가 아닐까 싶은 광명의 정인면옥평양냉면입니다. 주인이 바뀌었다 어쨌다 하지만 맛알못인 제게는 소중한 곳이죠. 다만 차를 가지고 가기가 좀 어려운 것이 흠입니다.


가격대비 만족도 매우 높은 정인면옥



10. 원산면옥 (부산 남포동)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부산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냉면집. 탈북자 출신의 주성하 기자가 평양 옥류관과 가장 맛이 비슷한 냉면으로 원산면옥을 꼽아서 평냉 원리주의자들에게 폭탄을 던졌던 곳입니다. ㅎㅎ


부산의 터줏대감이자 옥류관스럽다는 원산면옥. 저렇게 가위를 올려주는 곳도 유일합니다.ㅎㅎ



11. 숯골원냉면 (대전 유성)


대전은 냉면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서울냉면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새콤하고 쫄깃한 냉면.


동치미 국물맛이 강한 대전 냉면 강자



12. 한마음면옥 (대전 도마동)


전분면인가 당면인가 싶었던 대전의 한마음 면옥. 냉면 말고도 메뉴가 많습니다.^^




13. 판암면옥 (대전 판암동)


닭육수가 유명하다는 대전의 판암면옥. 꿩냉면이 송추 평양면옥이라면 닭냉면은 판암면옥이죠.


쫄깃한 면발의 판암면옥




14. 진미평양냉면 


최근 몇 년 SNS 상에서 가장 핫한 진미평양냉면입니다. 소위 평냉 슴슴파들의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죠. 물론 저도 매우 좋아합니다.

신흥 평양냉면 최강자 진미평양냉면



15. 서북면옥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집입니다. 가격도 만족, 맛도 만족했습니다.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감사할 따름이죠



16. 분당 평양면옥


소위 장충동파의 신흥 강자라고 하던데 깔끔하고 깨끗한 육수, 역시 슴슴파들이 선호하는 맛의 분당 평양면옥 


고기가 두꺼워요.



17. 장충동 평양면옥


소위 평냉 3대 원조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장충동 평양면옥. 해장으로 제일 좋다는 썰이 있습니다. (지인피셜) 



18. 사리원면옥 (대전 대흥동) 


대전 냉면의 대표격인 사리원면옥. 역시 쫄깃하고 새콤합니다. 


대전 냉면의 대표



19. 송추 평양면옥 (경기도 장흥)


집안 어른들 산소가 이 근처여서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다닌 송추 평양면옥. 어렸을 땐 이 맛을 몰랐는데, 이젠 좋아졌습니다. 꿩냉면이라고 하지만 꿩고기 경단 한 점과 소고기 편육이 같이 나옵니다.   

꿩냉면이라면 송추 평양면옥



20. 광화문국밥 


글 잘쓰는 쉐프 박찬일씨가 광화문에 낸 국밥집이지만 냉면도 별미입니다. 자주 가지는 못해도 그 동네 가게 되면 빠뜨리기 싫은 곳이죠.


뭔가 단순함의 미덕이 보인다고 할까




21. 관악관 (경기도 안양)


역시 1년 전 SNS에서 크게 흥했던 관악관. 동치미 국물이 들어갔다는데 그렇다고 새콤한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의외의 강자.




22. 봉피양 강남점


제가 먹어본 최고가의 냉면입니다. 순면은 무려 17,000원! (2017년 기준) 물론 그 동네가 좀 비싼 동네죠.




23. 우래옥 


좋아하는 사람은 최고로 치고, 싫어하는 사람(주로 슴슴파)은 싫어하는 우래옥. 진한 육수가 유명하죠.


진한 육수파의 수장 우래옥



24. 한라담 (구 피양면옥, 인천 송도)


제가 가장 많이 가본 송도 피양면옥이 최근 한라담이라는 고깃집으로 바뀌었는데 냉면은 아직도 하더군요.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서 좋습니다. 제발 망하지 말고 계속 영업해 주세요. 만두는 더 이상 팔지 않고 녹두부침개만 팝니다. 


인천 송도의 평양냉면은 한라담



25. 사리원냉면 (부산 서면)


부산의 간장 베이스 냉면. 거대갈비 생기기 전까지는 냉면 먹고 싶으면 여길 가라고 했습니다. 카운터에서 직접 구워주시는 삼겹살 하나 올라간 빈대떡이 별미입니다.  


국물 색깔과 면 색깔 진하기로는 최고인 사리원냉면



26. 남포면옥 논현점


남포면옥은 냉면보다 어복쟁반이라지만 양이 적었습니다. 


육수라도 좀 많이 주시지 (그 날만 그랬겠죠)




27. 남포면옥 본점


생각보다 너무 으리으리해서 놀랐던 남포면옥. 게다가 동치미 베이스라서 더 놀랐네요. 

유명인사 사인이 엄청 많은데 하필이면...



28. 배꼽집 상암점


배꼽집 본점에 갔다가 쉬는 날이었고 상암점엔 냉면 다 떨어졌다고 해서 매번 실패하다 간신히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삼고초려한 배꼽집



29. 평화옥


뉴욕의 레스토랑 '정식'으로 유명한 임정식 쉐프가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낸 평화옥. 일단 비주얼부터 다릅니다. 인천공항에 가는 것이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애들은 쉑쉑버거, 부모는 평화옥 냉면. ㅎㅎ


공항가기 즐거워요 평화옥



30. 송추 가마골 상암점


송추 가마골은 몇 번 가봤는데 함흥냉면만 하는 줄 알았더니 순메밀면이 있더군요. 평양냉면이라는 말은 못봤지만 면은 평양냉면스럽습니다. 육수는 많이 새콤하지만요.


면은 평양냉면과 소바의 중간쯤?




31. 더평양 (마포 상암동)


가장 최근 생긴 평양냉면 전문점 더평양. 주병진씨가 사장님이라고 하던데 육수에서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색다른 냉면입니다. 


매콤한 맛이 특징인 신흥 냉면집



32. 평택고여사집냉면 (서울 연희동)


진한 육수의 평택고여사집냉면. 예전 신촌에 고박사냉면이 있었는데 같은 계열(?) 이라고 하더군요. 고추를 길게 썰어 주시는 것이 색다릅니다. 혼자 와서 하도 맛있게 먹으니까 더 드릴까요, 라고 물어보셔서 감사했습니다.^^



33. 의정부평양면옥


말이 필요 없는 의정부 평양면옥. 평양냉면의 원조집들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죠.


원조의 원조 의정부 평양면옥


34. 능라도 본점 (경기도 판교)


몇년 전 엄청 핫했고 아직도 핫한 능라도! 신흥냉면 강자에서 이젠 거의 메이저급으로 진출한 듯합니다. 메밀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하는 장면을 옆에서 보여줍니다. 바로 옆에 함흥냉면집이 하나 더 있어서 그것도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역시 슴슴파들의 큰 지지를 받는 능라도


35. 봉피양 경복궁점


고기에 살얼음이..



여기까지 35곳 정리하는데 닷새가 넘게 걸렸네요. ㅠㅠ 이 외에도 부산의 황산냉면이나 여러 함흥냉면, 또는 분식집 냉면, 갈비집 후식 냉면은 다 뺐습니다. 사실 제가 어딘가 찾아다니면서 먹는 유일한 음식이 냉면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조금씩 음식에 흥미가 더 생기더군요. 최근에는 뽈레라는 앱을 이용하니까 찾아다니며 먹는 재미가 더 생겼습니다. 소위 맛집 찾기에 제일 좋은 앱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제가 뽈레에 올린 평양냉면 집들은 링크를 걸어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덕분에 하드디스크와 휴대폰 사진을 다 뒤져 정리한 평양냉면집 포스팅을 마칩니다. 헉헉...

 

참, 혼자 간 곳도 꽤 있지만 저와 함께 냉면집에 같이 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제가 나름 국내 몇 안되는 극한미생물 전문가에 해양극한미생물연구소 소장인데(에헴!), 450도에서 사는 새우 이야기를 이전에도 몇 번 들었습니다. 들을 때마다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아무리 새우가 단단한 키틴질로 둘러쌓여 있다고 해도, 게다가 압력이 높은 심해저에 산다고 해도 450도에서 살 수 있다는 건 쉽게 믿을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제가 이런 포스팅을 한 적이 있거든요. 


가장 높은 온도에서 사는 미생물은? 

세계기록이 깨졌군요, 122도에서 자라는 Methanopyrus kandleri 


레이디제인의 과장창

그런데 최근에 듣기 시작한 과학 팟캐스트 "레이디제인의 과장창"에서 지난 2월에 흥미로운 방송을 했더군요.(하지만 GMO 관련된 에피소드는 좀 안습.ㅠㅠ) 제목은 "최강극한생명체 타이틀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혹시 헬조선 인간?"편이었는데, 거기에 이 새우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래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하라는 중간고사 시험문제는 내지 않고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일단 그 새우의 이름은 Rimicaris hybisae 입니다. 몇몇 언론에선 Rimicaris hybisea 라고 했던데 Rimicaris hybisae가 맞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2012년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국립해양센터팀이 450도의 환경에서 사는 희귀 새우를 해저화산인 ‘블랙스모커(Black Smoker)’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국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그 유명한 데일리메일이 걸리더군요.^^ 제목이 이렇습니다. 


"So how on Earth do you cook THIS? The shrimp that lives in water four times hotter than boiling point" 


제목에 물 끓는점보다 네 배가 뜨거운 물에서 사는 새우라고 나와 있네요. 하지만 기사 내용을 보면 450도라는 온도는 새우가 산다기 보다는 새우가 발견된 지역의 최고온도입니다. 그 지역은 수심 5천미터 이하의 해저 분화구(volcanic vents)인데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black smoker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눈에 띄는군요. 

Although the scientists were not able to measure the temperature of the vents directly, these two features indicate that the world's deepest known vents may be hotter than 450C, according to the researchers. (과학자들이 분화구의 온도를 직접 측정할 수는 없지만 이 두가지 특징, 구리가 비정상적으로 많고 미네랄을 네 배나 많이 쏟아낸다는 것, 으로 미루어 보아 세계에서 가장 깊은 것으로 알려진 분화구는 섭씨 450도가 넘을 것이다)   


즉 아마도 분화구의 중심 온도가 450도 정도 될 것이라는 추정이고 새우는 바로 그 부근에서 산다는 것이죠. 하지만 착각하시면 안되는 것이 새우가 그 분화구의 중심에 살진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마그마의 온도는 땅속에선 1200도가 넘지만 바닷속에서 분출되면 물과 닿으면서 그 온도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그래서 물과 처음 닿는 부분에선 400도 이상될 수 있어도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면 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미생물의 경우도 121 또는 122도 정도가 생육할 수 있는 최고 온도인 것이죠. 즉 450도에서 그 새우가 사는 건 아닐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논문을 찾아보았습니다. 논문은 2012년 네이처 컴에 나온 이 논문입니다. Hydrothermal vent fields and chemosynthetic biota on the world's deepest seafloor spreading centre. 이 논문을 보니까 새우가 섭씨 450도에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더 명확해졌습니다. 일단 연구자들은 두 지점에서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해저 2,300미터 부근의 VDVF 지점과 해저 4,960미터 지점의 BVF 지점입니다. 정확하게는 두 지점에 있는 분화구 위 5미터 이내 지점에서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거기서 나온 금속을 가지고 온도를 추정하는데 VDVF 지점의 분화액 온도는 섭씨 140도, BVF 지점은 섭씨 500도 이내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사실 이 논문에선 이 온도를 추정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새우에 대한 이야기는 약간 부차적인데 VDVF와 BVF 주변에서 비슷한 종류의 새우가 발견되었다고 언급되었습니다. 논문 사진 상으로는 VDVF 주변엔 매우 많고 BVF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BVF의 굴뚝에서도 새우가 붙어서 살고 있었다는데, 그 온도가 얼마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Hydrothermal vent fields and chemosynthetic biota on the world's deepest seafloor spreading centre Nat Commun. 2012 Jan 10; 3: 620.


아무튼 제가 지질학적인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그냥 한 번 쓱 훑어본 것이지만 새우가 섭씨 450도에서도 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450도의 열수구 주변 환경에서도 새우가 살고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매우 뜨겁고, 깊고, 빛이 없는 환경에서 생물이 산다는 것 그 자체가 생명의 신비죠.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이진오 목사님이 쓰신 <재편> (부제: 홀로 빛나는 대형 교회에서 더불어 아름다운 '건강한 작은 교회'로)을 읽었습니다. 이진오 목사님에 대해선 사실 과거 새벽이슬 때부터 명성을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만 최근 이 목사님의 사역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천에 새로 교회를 개척하셨다고 해서 말입니다. 한국 교회의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조금 다른 모습의 교회를 찾게된 것이죠. 


건강한 작은교회 운동을 다룬 책 <재편>찾아보니 옛 새벽이슬 창간호가 집에 있더군요. ㅎㅎ


<재편>은 '건강한 작은 교회'를 설파(?)하는 책입니다. 작은 교회의 가치를 재평가합니다. 큰 교회, 큰 교단 등 규모에 집착하는 한국교회의 폐해를 드러내고 단순하고 작고 교제가 살아있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작음은 십자가의 정신이고 그러한 작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방향이란 신뢰와, 민주적 운영과 투명한 재정, 공동체적 예배, 자발성 있는 섬김,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있는 사역 등입니다. 멀리서 바라본 것에 지나지 않지만 목사님의 삶을 통해 그런 주장을 하시는 의미를 알기에 딱히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지적하시는 현상들은 거의 대부분 옳습니다. 


그런데 제게 '작은교회운동'이 그렇게 새롭진 않습니다. 그간 한국 교회의 행태에 대한 수없이 많은 반성과 대안이 나왔었고 그 대안 중 하나로 많이 거론된 것이죠. 10년 전쯤인가 "동네작은교회"가 주목을 받기도 했고, 그 운동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알아본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작은교회"가 정말 좋은지 그 때도 그렇고 <재편>을 읽은 지금도 확신이 잘 서지 않습니다. 


이진오 목사님께서 주장하시는 대형 교회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다 동의합니다. 한국교회 문제 많죠. 최근엔 정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 과감하게 말하자면 한 번 크게 망해야 정신차리고 새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백약이 무효라고나 할까요? 특히 기도하자, 는 식의 말들 이제 그만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로리다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총에 맞아 죽어갈 때 트럼프도 기도하자고 했었죠. 지금은 해야할 일을 행해야 할 때고 지금까지 기도도 하지 않았다면 회개부터 할 때일 겁니다.   


문제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교회 사이즈를 작게 만든다고 풀릴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이즈가 작아서 다른 문제들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얼마전 책에서 읽은 이야기인데, 케냐 청소년들이 학교를 잘 다니지 못하고 교육을 잘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학교를 짓고, 선생을 보내고, 좋은 기자재를 구비했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구충제를 보급했더니 학생들이 더 학교를 잘 다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아프리카 교육의 문제를 건강의 문제로 해결했듯이, 대형 교회의 문제를 크기가 아닌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죠. 


<재편>에서 교회가 작아야 하는 이유로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 숫자가 200명 선이라고 한 부분입니다. 분명 큰 교회는 익명성 뒤에 숨기 쉽고 교회를 관계 맺는 곳이 아닌 1주일에 한 번 예배 드리는 곳으로 전락시키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작음'의 가치, 즉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려놓음과 비움과 나눔의 정신' 역시 교회가 잊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가치이고 한국 교회가 잊어버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외의 부분, 예를 들어 직분의 자발성, 민주적 운영, 회계의 투명성 등은 사이즈가 얼마든지 제대로 된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있다면, 즉 교회를 개인의 욕망의 도구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라면 크기에 큰 상관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없다는 것이죠.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제 경험이나 그간의 생각을 통해 작은 교회에 갖고 있는 저의 우려(?)는 이런 겁니다.


첫째는 다양성이 떨어지는 공동체가 되기 쉽습니다. 비슷한 종류의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모임은 확장성도 없고 내부 논리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둘째는 열린 공동체가 되기 어렵습니다. 끈끈한 작은 모임에 새로 들어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이사를 가게 되면 사람들이 큰 교회를 찾는 이유가 주차가 편하고, 익명성에 숨을 수 있고, 뭔가 큰 교회에 속한 자부심을 느끼고, 이런 것보다는 작은 모임엔 끼어들어가기가 힘들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힘들다는 겁니다. 많은 경우 작은 모임이 새로 온 사람을 환대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계합니다. 설령 뜻이 잘 맞는 사람이 새로 들어와도 오래 부대끼며 살다 보면 어려움이 생깁니다. 


셋째는 쉽게 휘청거립니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한 두 가정이 빠져나가면 쉽게 흔들리고 어려움에 빠집니다. 작은 갈등에도 마음이 돌아서고 갈라지기 쉽습니다. 사람이 적기 때문에 중책이 자기에게 돌아올 때 회피하고 도망가기 쉽습니다. 


넷째는 오히려 작은 교회에서 목회자나 일부 중직자의 전횡이 더 심할 수도 있습니다. 소속감이 낮아서 반대편은 쉽게 교회를 떠납니다. 

 

쓰다 보니 마치 <재편>에 대한 비판만 늘어 놓은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의 답을 찾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제목이 reshaping인데 이젠 정말 하루 속히 한국교회의 reshaping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꼭 교회 크기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목회자들이 연합해서 은사에 따른 동역 목회를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통해 여러 논의가 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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