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서 철이 드는 것이 맞다면... 그건 아마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경험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 음악으로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어준 시간들...고마워요!



절망의 효용에 관하여...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던 <아버지와 나>





최근작 무려 천 번의 레이어를 썼다는 아카펠라 곡 A.D.D.A






한 때는 애니메이션 음악도 했고 (라젠카)




심지어 KBS 스포츠 시그널 음악에도 그의 흔적이 있죠.





대학 1학년 때 아카라카에서 옷 벋어 던지던 그의 모습이 기억나는...




O15B의 이젠 안녕 속에도 그의 목소리가...




PS1. 참고로 그의 가장 최근 인터뷰라고 할 수 있을 진중권의 문화다방 신해철편 1, 2편... 그의 껄껄거리는 목소리가 서럽네요. 다시 듣는데 "아프지나 말라"는 말이 신해철의 유언처럼 들리구요.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한 번 들어보시죠. ㅠㅠ



"지난 6년간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한 것들의 키워드로 마무리된 단어들이 '아프지 말라'는 단어였구요.... (중략) 6년간 생각한 그 말은 별다른 것이 아니고 "아프지나 말라"는 것이더라구요."


PS2. 신해철과 가장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은 정치적 견해나 이런 것이 아니고 월간팝송 애독자였다는 것. 신해철은 부활 팬클럽 회장 출신. 아마도 그와 나는 같은 잡지를 보면서 Rock과 음악에 대해서 비슷한 생각을 했을 듯...


PS3. 패혈증. 참 무서운 병이죠. 갑자기 돌아가신 교수님도, 아버지도, 모두 패혈증으로 가셨네요. 미생물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일단 몸 안에서 자라기 시작하면 제어하기가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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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갑자기 제 블로그에 유입이 늘었습니다. 검색어는 "치약 발암물질." 그래서 이전 파라벤 관련 글 때문에 그런가보다 했지요. 그런데 검색어에는 파라벤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이번엔 또 다른 물질에 대한 논란이 보도되었더군요. 


[단독] 어린이 치약에 발암의심 물질..헹구니 괜찮다?


붉은 색깔을 내기 위해 타르 계열 색소인 적색 2호가 사용된 제품들입니다. 적색 2호는 미국 FDA가 발암 의심물질로 간주해 지난 1970년대부터 식품과 치약, 화장품 등에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물질입니다. 
[임종한/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적색 2호는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요. 동물실험 결과 불임과 기형아 발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제품입니다.] 



위에서 보신 대로 오늘 논란이 된 물질은 적색 2호라는 색소입니다. 그럼 이 색소에 대해 알아보죠.


1. 적색 2호가 뭔가요?


적색2호(Food Red No.2)는 "아마란스(Amaranth)라고도 불리고 E123이라고도 불리는 색소 물질입니다. 아마란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뭘까요? 일단 아래 동영상을 보시죠.   


위 동영상을 보시면 "신이 내린 곡물"이라는 아마란스 색을 보실 수 있으시죠? 바로 오늘의 문제적 물질, 적색 2호의 색깔이 바로 이 아마란스 꽃의 색과 비슷하다고 이름을 아마란스라고 지은 것입니다. 하지만 색깔만 비슷하지 같은 물질은 아닙니다. 참고로 식물 아마란스(Amaranthus sp.)의 적색소는 betacyanine 계의 amaranthine입니다. 


식물 아마란스의 적색소 amaranthine (좌)과 적색 2호(우)



2. 적색 2호는 타르 색소라고 하던데요???


적색 2호는 일명 타르 색소의 일종인데 타르 색소란 콜타르(coal tar)에서 추출한 벤젠, 톨루엔, 나프탈렌 등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색소들을 뜻합니다. 그런데 "타르" 하면 대부분 아스팔트 원료나 접착제 등을 생각하기 때문에 몸에 나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타르 색소는 매우 다양한 물질의 총칭이고 전세계적으로 10여 종의 "식용타르색소"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9종). 더 궁금하신 분은 식약처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클릭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한글 파일입니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식용 타르 색소들 (출처: 식약처 링크 자료)



3. 하지만 적색 2호는 미국에서 식품에 사용 금지된 물질이라던데요???


네, 맞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러시아, 오스트리아에서도 금지된 물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국 등 EU 국가 그리고 일본과 한국에선 화장품이나 치약은 물론 식품에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파라벤의 경우엔 EU에서 일부 파라벤을 금지했지만 미국에선 사용가능했는데 이번엔 그 반대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IARC에 등재된 발암물질 또는 발암가능물질의 목록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사를 잘 보시면 발암물질이 아니라 발암 의심 물질이라고 되어 있죠. 


4. 그런데 왜 나라마다 이렇게 규제가 다른 겁니까?


이게 제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인데, 여기에는 국가간 문화적 차이, 복잡한 행정 절차, 회사간 이해 관계, 과학적 수준, 심지어 그 나라 소비자 운동 등의 다양하고 복합적 요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질을 처음 개발한 나라는 그 물질을 규제하는데 소극적이 되고, 처음 그 독성 가능성을 발견한 나라는 좀 더 적극적일 수 있겠죠. 또한 오랜 기간 역사적으로 별 문제 없이 먹어왔던 나라들은 소극적이고 아닌 나라들은 적극적일 수도 있고, 소비자 운동 단체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나라는 좀 더 규제에 적극적이고 자국내에서 별 이야기가 없으면 소극적이 되는 겁니다. 심지어 경쟁사가 독성 연구를 열심히(?) 해서 문제 제기를 한다는 소문도 있죠.


아무튼 어떤 물질을 상당 기간 사용해 왔는데 어느 날 논문 하나 나왔다고 바로 사용을 금지할 수는 없는 일이니, 소량을 사용했는데 심각한 독성이 나온 경우(사실 이런 경우는 심사 과정에서 허가가 나오지 않겠죠)와 같은 아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고 결국엔 충분한 과학적 결과가 모였을 때 대부분은 그 나라 과학자들의 위원회를 구성해서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되죠. 그러다 보면 위원회에 모인 과학자들이 느끼는 민감도에 따라서도 심의 결과가 달라 질 수 있습니다.(EU 위원회의 2010년 연구 결과 참조)  


게다가 솔직히 이런 식으로 선제적인 규제를 하는 나라들은 유럽, 미국, 일본 등의 과학 선진국들이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 세 곳에서 어떤 결정을 하느냐 눈치를 잘 보고 있다가 그걸 따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보통 세 곳에서 모두 규제하면 당연히 우리도 규제하겠지만 한 곳만 규제한다면 뭐 좀 더 두고 보자, 이렇게 되는 식입니다. 그러니 파라벤이든 적색 2호든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국내에서 선제적인 사용규제를 하게 될 가능성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뉴스가 터져서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 좀 달라질 수도 있죠. 


5. 그래서 안전하다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그걸 누가 확실히 알겠습니까? 말 장난 하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중에 미국이 의견을 바꿀 수도 있고 유럽이 의견을 바꿀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미국이 1976년부터 규제를 해왔음에도 40년 가까이 유럽,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사용해 왔고 아직까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크게 패닉을 일으킬 만한 물질은 아니라고 미루어 짐작할 뿐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부터 어린이 기호식품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해왔다고 하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치약은 대부분 뱉기 때문에 식품에 비해 섭취량도 적구요. 


물론 제 생각엔 치약이든 식품이든 색깔 같은 것 넣지 않고 그냥 무색소로 해도 상관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와 같은 좋은 예도 있지 않습니까?(하지만 색소는 뺐지만 향료는 들어갔다는 것이 함정.ㅋㅋ) 소비자들이 색깔 예쁜 것 보다는 그냥 소박한(?) 것을 구매하면 회사에서 괜히 돈들여서 색소를 넣으려고도 하지 않겠죠. 하지만 식품이든 화장품이든 예쁜 것을 찾는 것이 또한 사람이죠.^^  



식품의 색깔은 맛나보이게도 하고 구별하게도 만듭니다.(FOODTECHNOLOGY, 2005, V59(5):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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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오랜만에 옛 네이버 블로그에 갔더니 주인 없는 블로그에 뭔 댓글이 달렸다고 하더군요. 뭔가 한 번 클릭해 봤더니 그건 바로... 그 말로만 들었던 "블로그 구매 댓글"이더군요. 그런데 열받는 것은 그 댓글이 제 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댓글에 댓글로 달려 있었다는 것. 그러니까 저보고 블로그를 팔라고 한 것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 댓글 단 사람에게 팔라고 한 거죠.ㅠㅠ


그래서 그 구매 댓글 단 사람의 아이드를 클릭해서 그 사람의 블로그에 가 봤더니 달랑 이런 글 하나가 올라와 있네요.



우리 학생들보고 두 달 동안 글 40개 올리고 40만원씩 받아서 회식하자고 할까봐요.^^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만 사는 걸까요? 아무튼 앞으로 병원과 맛집 블로그는 좀 생각해보고 읽어야겠습니다. 솔직히 보지도 않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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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올해 노벨상과 관련해서 제가 트위터에 썼던 내용들을 옮겨 봅니다.


노벨 생리의학상발표. 도박사 배당이 어쩌고 하는 모든 설레발을 다 무시한 듯.ㅎㅎ 이번엔 부부가 함께 받았군요.


부부의 노벨 과학상 공동 수상은 1903년 물리학상(피에르/마리 퀴리), 1935년 화학상(프레데릭/이렌느 졸리오-퀴리) 1947년 생리의학상 (칼/거티 코리) 부부 이후 처음인 듯. 그런데 졸리오-퀴리 부부는 마리 퀴리의 딸과 사위...ㅎㄷㄷ


일본 과학자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군요. 올해도 또 일본은 받는데 왜 우리는... 뭐 이런 기사들이 많이 재탕되겠네요. 노벨상은 받으려고 한다고 받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노벨 과학상은 적어도 십여 년, 길게는 30년 전의 연구 결과로 받는 것. 그러니까 지금부터 투자해도 결과는 30년 후에나 나오는 것. 그러니까 우리 과학자가 그걸 받을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누가 자기 죽은 후에 나오는 결과에 투자를 할까.


오히려 재미 한인 과학자가 노벨상 받는 것은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노벨상에 관심을 끊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우린 그 내용보다 누가, 정확하게는 어느 나라의 어느 학교 교수가 받느냐에 더 관심이 있으니까.


노벨상을 받았을 때 진정으로 좋아해야 하는 순간은, 그의 논문에 적힌 소속이 한국일 때가 아닐까? 내가 죽기 전에 그런 순간을 볼 수 있기를!!!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연구한 결과가 노벨상을 받는 것이 백배는 더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연구한 중국인, 인도인, 방글라데시인, 에티오피아인 상관없어요. 인종이나 국적보다 연구한 곳!!


그리고 노벨상은 지금 유명한 사람이 받는 것이 아니라 지금 유명한 사람이 무명이었던 시절의 결과에 줍니다. 그러니까 지금 유명한 사람데려다가 노벨상 받을 결과를 내라는 것은 선후관계가 바뀐 이야깁니다. 그러니까 노벨상 이야기는 안하는 것이 정답!!


그리고 아래 칼럼도 한 번 읽어보시죠. 기본적 단어와 개념을 영어로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수업을 영어로 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죠. 솔직히 우리나라 대학이 교육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영어강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일보 서화숙 칼럼 : 우리말로 학문하기


내용만 익혀도 부족할 시간에 외국어 부담까지 겹치니 한국어로 익혔을 때와 비교하면 절반도 못 배운다. 한국의 기초과학은 외국으로 유학갈 것을 아예 상정하고 가르치는 셈이다.



* 마지막 보너스로 이 만화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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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최근 치약 속 방부제 역할을 하는 파라벤이라는 물질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그런데 jTBC 뉴스룸에서 이 문제 관련해서 좀 더 심층적인 보도를 했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꼭 물어야 하는 질문 몇가지가 빠진 것 같습니다. 일단 jTBC의 뉴스를 먼저 보시면,


[팩트체크] 커지는 '치약 공포증'…발암물질 논란, 진실은?





위의 jTBC 보도를 간단 정리하자면


1) 파라벤 성분과 트리클로산 성분이 몸 속에 쌓인다? 절반만 진실

2) 양치 후 7번 이상 헹구면 안전하다? 대체로 진실

3) 파라벤 치약을 쓰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난다? 대체로 거짓

4) 치약의 성분 표시를 보면 있고 없고를 분명히 금방 판별할 수 있다? 대체로 거짓


이라는 겁니다. 


일단 1번은 쌓이지 않는다가 좀 더 맞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7번 이상 헹구면 5% 미만으로 남는데 만일 몸에 쌓인다면 5%도 매우 큰 양이 될테니까요. 또한 식품 중에도 파라벤이 있는데 그게 다 쌓인다면 큰 문제가 되겠죠. 물론 축적되지 않는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Metabolism of parabens (4-hydroxybenzoic acid esters) by hepatic esterases and UDP-glucuronosyltransferases in man.)


2번은 1번의 결과에 따라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구요. 3번은 대체로 거짓이라니까 넘어가지요. 4번은 설명이 좀 필요한데 치약엔 그냥 일반 치약이 있고 미백효과나 충치균억제효과 등 기능성이 있는 치약이 있죠. 기능성이 있는 치약엔 어떤 물질을 넣어서 그런 효과가 나왔는지 적게 되어 있고 그런 물질을 active ingredients라고 합니다. 트리클로산은 항생제이므로 어떤 치약이 치주균이나 충치균을 억제한다고 주장한다면 당연히 그 물질을 표기해야 합니다. 반면 파라벤의 경우는 치약의 기능을 주장하는 성분이 아니라 치약의 보존성을 높여주는 성분(inactive ingredients)이므로 대부분 그 성분을 적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씌어 있지 않은 것 뿐입니다. 


하지만 뭔가 좀 미흡한 것 같아서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 파라벤이란 무엇인가?


파라벤은 아래에 있는 모양의 구조식을 갖는 물질입니다. 보통 화장품 보존제(화장품에 균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물질)로 많이 사용되죠. 



파라벤 구조식 (출처:위키)

2. 파라벤은 종류가 다양한가?


윗 그림 오른쪽 상단의 R 자리에 어떤 것이 붙느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보통 화학시간에 많이 배우는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 등등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jTBC 팩트 체크에서 EU에서 파라벤을 금지했다고 나왔는데 잘 보면 모든 파라벤이 아니라 특정 파라벤입니다.


금지된 것은 모든 파라벤이 아니라 특정 파라벤.



EU의 화장품 관련 규제 내용을 보면 

The SCCS confirmed that methylparaben and ethylparaben are safe at the maximum authorised concentrations. In addition, the SCCS noted that limited or no information was submitted by industry for the safety evaluation of isopropylparaben, isobutylparaben, phenylparaben, benzylparaben and pentylparaben. As a result, for these compounds, the human risk cannot be evaluated. Therefore, those substances should no longer be listed in Annex V and, given that they might be used as antimicrobial agents, they should be listed in Annex II to make clear that they are prohibited in cosmetic products.


한마디로 메틸과 에틸파라벤은 안전하고 뉴스에 나온 다섯가지 파라벤들(isopropylparaben, isobutylparaben, phenylparaben, benzylparaben, pentylparaben)은 업계에서 안전성 데이터를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한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 뉴스에서는 안전한 파라벤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파라벤은 종류가 다양하고 안전한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3. 미국에선 파라벤이 안전하다는 증명을 한 경우에만 쓰게 한다?


미국의 경우엔 기준치가 없다는 것이 안전하지 않으면 못쓰게 하기 때문이라는 인터뷰가 있던데 아래는 미국 FDA의 파라벤에 대한 보고입니다. 

FDA believes that at the present time there is no reason for consumers to be concerned about the use of cosmetics containing parabens. (지금 단계에서 파라벤 화장품의 사용에 대해서 걱정할 이유는 없다)

비록 2007년 10월에 업데이트 된 것이지만 미국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은 제가 저희집 치약과 비누 등을 찾아봤는데 치약에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inactive ingredients 이기 때문에 표기가 없었고 화장품에는 표기가 되어 있더군요. 아래는 그 사진입니다. 메틸, 에틸, 프로필, 부틸파라벤이 다 들어 있네요. 즉, 미국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물질이라는 것이고 EU에서 금지한 파라벤들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물으려면 국내 치약엔 어떤 파라벤들이 들어있냐고 물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딸아이가 쓰는 세안제의 성분


4. 식품 속에도 파라벤이 들어 있다?


놀라실 지 모르겠지만 그렇습니다. 사실 저는 이게 제일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인터뷰에서도 이 질문을 하지 않더군요. 파라벤이 식품 속에 얼마나 들어있는지에 대한 논문(Liao C1, Liu F, Kannan K. Occurrence of and dietary exposure to parabens in foodstuffs from the United States. Environ. Sci. Technol., 2013, 47 (8), p3918–3925)을 보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옵니다. 잘 보시면 대부분의 음식물에 파라벤 성분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품 속 파라벤의 함량


그런데 더 문제는 이 논란을 야기한 인터뷰를 하신 분도 최근에 주목받은 본인 논문의 맨 마지막에 이 사실을 적어 놓았다는 겁니다.  

The daily intake of parabens from dentifrices was predicted to be insignificant compared with the intake from food; however, parabens can be ingested from dentifrices.(치약-연마제-로부터 파라벤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치약으로부터 매일 섭취하는 파라벤의 양은 식품으로부터 섭취하는 양과 비교했을 때 큰 의미가 없다고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인터뷰는 파라벤이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하신 것일까요?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 논문의 맨 마지막에 파라벤 사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되어 있는데 저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마치 발암물질이나 환경호르몬을 치약에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해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느 언론도 주목하지 않겠죠.)


5. 파라벤은 환경 호르몬 또는 발암물질인가요?


파라벤이 에스테로겐 활성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FDA에서 밝혔듯이 2005년 리뷰논문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 노출되는 최대량 정도로는 에스테로겐 활성의 위험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발암물질이라고 이야기하는 물질은 거의 대부분 IARC 목록에 들어 있는데 파라벤은 아직 거기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아직까지 큰 위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 파라벤 논쟁을 촉발시키고 계속 연구하는 과학자가 영국의 독성학자인 필리파 다브르(Philippa D. Darbre) 교수인데 이분이 최근 몇몇 중요해 보이는 논문들을 계속 발표하고 계시고 아마 이런 결과 때문에 유럽에서 파라벤에 대한 규제가 조금 더 강화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독성학자가 아닌 저로서 이 논문을 평가하기는 좀 어렵고 아마 EU 소비자 위원회의 가장 최근 리뷰가 인터넷에 있으니까 좀 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제가 이 파라벤 관련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파라벤의 위험 여부를 가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1)국정 감사 시즌이라는 미묘한 시기에, 2)뭔가 새로운 과학적 증거나 발견의 제시도 없이, 3) 이미 외국에서 오래 전부터 논쟁해왔고 그 때문에 나름 기준도 세워져 있는 것을, 4) 방송과 포탈에서 선정적으로 다루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 jTBC뉴스에선 식약처장의 발언이 논란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했지만 사실 식약처장의 발언이 답입니다. 전 세계 그 누구도 이런 논란에 당장 답을 낼 수는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들은 왜 우리와 같은 논란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특히 매년 국정 감사 시즌만 되면 이런 논란이 있습니다. 기억나는 것만 꼽아봐도 원두커피에 곰팡이 독소가 있다는 9시 뉴스 보도(2008년)로 난리가 난 적도 있고 불량유해식품이 6천톤 넘게 그대로 유통(2010년)되었다고,  군인들에게 발암물질 함유된 식품을 먹였다(2011년)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저는 저 대부분의 문제 제기에 동의하지만 왜 현재까지의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기준치를 새로 만들도록 촉구하거나 새로운 법령을 만들거나 하는 방식이 아니라, 치약쓰면 안된대, 커피에 독소 있대, 이런 식으로만 소통되는지 잘 모르겠고 그게 아쉽습니다. 사실 저런 문제제기는 재탕, 삼탕이거나 이미 조치가 끝났거나 기준치가 없어서 어떻게 할 수 없거나 한 것들로 기준치를 만들자, 원료 검사가 끝나기 전에 제품을 못만들게 하자, 뭐 이런 대책이 나와야지 매년 비슷한 뉴스들이 나와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게 만드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몇 년 전에 신종플루 유행하고 손씻기 운동이 막 번질 때, 비누 속 항생제 트리클로산 때문에 매우 시끄러웠던 것, 이젠 다들 기억도 못하고 이번 치약 논란에서 화제도 되지 않고 있지요. 파라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는 있겠습니다만 지금처럼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래는 누구도 점칠 수 없습니다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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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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