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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과학 오디세이] 생명공학 입시 가이드

바이오매니아 2012. 11. 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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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4주에 한 편 블로그에 올리기도 힘들군요. 그래도 예전엔 공개하진 않아도 끄적거리다 만 글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지난 번 글과 이번 글 사이에 쓰다 만 글도 없네요. ㅠㅠ

 

아무튼 이번 경향신문 과학 오디세이 칼럼의 제목은 "생명공학 입시 가이드"입니다. 좀 생뚱맞죠? 과거에 "바이오테크놀로지를 공부하고 싶은데요"라는 블로그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만 일단 이런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제가 얼마전 모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리빙 라이브러리 행사에 다녀왔는데 고등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학생들의 질문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번 주엔 수능시험이 있어서 약간 시의성도 좀 있을까 했었죠. 그런데 쓰고 보니 아무래도 원고지 12장에 담기는 조금 벅찬 내용이었네요. 

 

사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명공학과가 생긴 것은 제가 다녔던 학교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박사과정 졸업할 무렵이었죠. 그 전에는 인하대학교에 생물공학과가 있었던 것 같네요. 아마 생물공학과도 영어로 하면 biotechnology였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생명공학(또는 생물공학)은 역사도 짧고 실제로 어떤 한가지 학문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생명체를 다루는 기술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죠. 때문에 생명공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한두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엔 생명공학이 나름 인기가 좋은 학문이지만 사실 그 기대에 비해서 아직까지 뭔가 크게 대박을 터뜨린 것은 많지 않지요. 그래서 처음에 학과 이름에서 '식품'을 떼고 생명공학과라고 바꿀 때 학생들 취업이 어려워질 지 모른다고 걱정을 하셨던 생각이 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제약이나 다른 바이오산업 다 합쳐봐야 식품에 비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제가 일하는 신라대 바이오식품소재학과도 꽤 독특한 이름인데 이 둘을 다 잡으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저희 학과 취업률이 꽤 높은 편이랍니다.^^)

 

아무튼 이제 곧 수능이 끝나고 정시 모집이 시작될 텐데 혹시라도 이쪽 공부를 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은 솔직히 뭐 참고가 되겠나 싶군요. 솔직히 이런 진로 상담은 완전히 개인의 상황에 맞춰야 하는 것이라서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로는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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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디세이]생명공학 입시 가이드

지난주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과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관심 있는 학생들만 모였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의외로 열기가 뜨거웠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청소년들 대상으로 과학 이야기를 하면 흥미를 보이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된 과학자들의 재능기부 행사인 ‘10월의 하늘’도 지난주 전국에서 성황리에 마쳤다고 한다. 정작 필드에선 주로 이공계 기피에 대한 이야기만 듣다가 이런 학생들을 만나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들에게 내가 주로 이야기하는 분야는 주로 생명공학과 그 언저리에 대한 것이다. 최근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가 소위 차세대 기술 혁명 분야라고까지 일컬어지면서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었다. 하지만 정작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그런 것 공부하려면 무슨 과에 가야 해요?”라는 것이다. 마침 이번주엔 수능 시험도 있고 하니 오늘은 아예 그 이야기를 해보자.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명공학은 그 범위가 매우 넓어서 한두 개 학과에서만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생명공학(biotechnology)이란 생물이나 그 생산물을 인위적 기술로 다루어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학문으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한 학문이다. 그래서 미국에는 생명공학과(Department of Biotechnology)가 설치된 대학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신 자연과학, 의학, 약학, 농학, 수의학, 공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학과에서 생명공학 기술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꽤 많은 대학에 생명공학과가 있다. 생명공학과와 생물학과의 차이는 연구의 중점을 응용에 두느냐 기초 원리 탐구에 두느냐로 나눌 수 있지만 생물학과에도 생명공학이라고 부를 만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이 꽤 많다. 생명공학과에는 학교마다 다양한 연구자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어떤 연구를 하는 교수들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박사까지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학부에서는 생물이나 화학과 같은 전공으로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대학원에서 응용을 공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의외로 생명공학 관련 학과를 찾다 보면 식품과 생명공학이 함께 붙어있는 학과들이 많다. 전통적으로 생물을 이용하여 실생활에 응용한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식품 분야이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기술이라든지 여러 생물의 유전자나 단백질을 이용한 분석과 가공기술 등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용 가능한 곳도 많다. 또한 식품 산업은 산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취업에도 강점이 있다.

과거 입시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설움을 당했던 농축산 분야의 여러 학과들도 생명공학을 대표하는 학과들이다. 전통적인 육종 방법에서 분자 육종으로, 화학 농약에서 생물 농약으로, 토양에서 경작하는 전통적인 농사법에서 집에서 채소를 키워먹는 식물 공장까지 농축산업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생명공학하면 누구나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의학, 약학, 수의학과 관련된 보건 의료 분야다. 요즘엔 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한 데다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전문대학원으로 학생들이 빠져나가 이런 소리 했다가는 과학자들에게 혼이 날지도 모르겠지만, 의대나 약대와 같은 보건 의료분야에 진학해도 생명공학과 관련된 연구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엔 의사(MD)이면서 박사(Ph.D)인 연구자들이 훌륭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경우가 매우 많다.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보상이 조금 덜 할 것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위에서 열거한 것 말고도 전기, 전자, 기계, 에너지와 같은 공학을 전공해도 생명공학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다. 수많은 분석 및 진단 기계들이 생명공학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생물학이나 생명공학 전공자들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상동성 유전자 서열 분석을 통해 생물의 계통 분류법을 창시한 칼 우즈는 수학과 물리학 전공자였다. 전혀 상이한 분야 같아 보여도 요즘과 같은 융합의 시대에는 얼마든지 자신의 전공과 이웃 전공을 접목시켜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전공을 늘어놓으면 그래서 도대체 어딜 가라는 것이냐는 질문이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대답은 이렇다. “네 가슴에 물어 봐라.” 다양한 사람에게 다양한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고 책임도 본인이 지는 것이다. 시퍼렇게 젊은 나이니까 잘못 왔다 싶으면 조금 돌아가면 된다. 일생을 직선으로만 정주행한 사람은 거의 없다. 빨리 가는 것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좋은 목표를 잘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한승 | 신라대 교수·바이오식품소재학>

입력 : 2012-11-04 21:34:19수정 : 2012-11-05 02: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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