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온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그덕분에 과거 국내에서 있었던 바이러스 감염 사태와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메르스 때 호들갑 떨지 말라고 하셨던 분들이 지금 아주 큰 목소리를 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아래 @Juneyuwall님 트윗을 보면 그간의 상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트위터 @Juneyuwall 님 트윗 (https://twitter.com/Juneyuwall/status/1221798700206313472?s=20)

그런데 아무도 관심 없지만 제 눈을 사로잡은 데이터가 하나 있었으니, 2003년 국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감염자가 3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나, 싶어 찾아보니 제 책에는 1명이라고 적어 놓았더군요. 뭐가 맞는지 궁금해서 구글을 찾아보았더니 영문위키에는 4명이라고 나오고, 다른 곳에서는 0명이라고도 하더군요. 그래서 정확한 감염자가 몇 명인지 찾아보았습니다. 0명이든 1명이든 3명이든 4명이든 엄청 방역을 잘한 것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말이죠.


솔직한 식품 94쪽


일단 가장 믿을만한 국제보건기구 WHO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SARS 발병 통계(2003년 12월말까지의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거기엔 우리나라의 사스 감염자가 3명(전원 남성), 사망자 0명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주요국가 사스 감염자 및 사망자수 (WHO data 재가공) (https://www.who.int/csr/sars/country/table2004_04_21/en/)


그런데 2004년의 대한내과학회지에 이와 관련된 논문이 case report로 실려 있더군요. 논문제목은 "한국에서 경험한 유입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 환자 3예"입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첫번째 환자는 41세의 남성 중국 유학생, 두번째 환자는 81세의 필리핀계 미국인 남성, 세번째 환자는 대만 여행을 다녀온 28세 남성입니다. WHO의 데이터와 사례 날짜가 일치하며 평균 나이도 맞는 것으로 봐서는 이렇게 세 케이스가 SARS 감염자인 듯합니다. 

임수 등, 대한내과학회지 : 제 67 권 제6호 2004 p655-661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세 환자의 검체를 모두 미국 CDC에 보내서 SARS-CoV IFA (면역형광법) 항체 검사를 의뢰하였는데 모두 음성이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세 명 모두 SARS-CoV PCR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 중국 여행을 다녀온 SARS 추정 환자(probable case)이긴 했으나 확진 환자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SARS 국내 감염자는 0명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물론 PCR 방법도 IFA 방법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WHO에서는 추정환자의 통계를 사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 논문에선 이렇게 결론을 내려 놓았습니다. 


"추정 환자 사례가 모두 SARS가 아니었을 가능성, 실제 SARS 환자였지만 검체의 채취 방법, 채취 시기, 운반 과정 등의 문제로 위음성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왜 <솔직한 식품>에는 1명이라고 적어 놓은 것일까요? 정확한 기억은 잘 나지 않습니다만 저 이야기는 김치가 사스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외신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당시 어느 외신인지는 모르지만 중국과 인접한 한국에서 SARS가 1명 밖에 없는 이유 어쩌고 하면서 보았던 듯합니다. 그런데 그런 외신을 찾아보려니까 검색에 걸리질 않네요. 아무튼 국내 사스 감염자 1명은 분명한 오류인 듯하므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물론 아무도 관심이 없겠지만 말이죠. (5쇄를 찍는다면 수정해달라고 이야기하겠습니다만 5쇄를 찍을 날이 올지는 잘 모르겠군요.^^)


아무튼 국내 사스 감염 확진자는 0명, 추정 환자(probable case)는 3명이 맞을 듯합니다. 아울러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잘 대처해주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