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Biotechnology, 바이오텍의 모든 것

Foods/막걸리

밀가루 막걸리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 하나

바이오매니아 2010. 5. 7. 22:36
728x90
제가 얼마전에 이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책 <막걸리 기행>의 저자 정은숙씨에 관한 시사iN 기사에 밀가루 막걸리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네요. 막걸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전문을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이날 홍어 음식점에서 맛본 막걸리는 범상치 않았다. 주인장이 치악산 아래에서 직접 담근다는 막걸리는 전통 누룩 향이 짙으면서도 쌀로 빚어 뒷맛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했다. 언뜻 보면 빛깔이 노래서 밀가루로 담근 것인 줄 알았다. 기자가 “확실히 쌀로 빚어 깔끔한 것 같다”라고 말을 꺼내자 정씨가 다른 생각을 내놓는다. 

“요즘 어디 가서 나 밀 막걸리 좋아한다고 하면 무시당하고는 하죠. 그런데 밀 막걸리도 미덕이 있어요. 굉장히 부드럽고 풍미가 좋죠. 양조장 분들은 밀가루가 좀 들어가야 더 구수하고 맛있다고들 해요. 밀 막걸리가 뒤끝이 안 좋다는 건 재료가 아니라, 제조와 유통 문제라는 거죠.” 신선한 이야기였다. 언젠가부터 주당들 사이에서는 밀 막걸리가 우리 술 문화를 망가뜨린 주범이라는 인식이 정설처럼 굳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쌀로 술 빚는 것을 금지하면서 등장한 밀 막걸리에 대한 반감, 그리고 발효 속도가 빠른 밀 막걸리의 특성상 상한 술을 접할 위험성이 높은 현실 등이 뒤섞인 탓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밀 막걸리를 고집하는 지역 양조장 장인들은 억울하다는 생각이다. 빨리 술을 제조하기 위해 누룩을 과하게 넣거나, 충분히 숙성시키지 않아서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막걸리 기행>에도 지역 양조장 장인들의 이런 ‘항변’이 실려 있다. 황씨 역시 “우리 농민들 생각하면 쌀 막걸리를 마셔야 한다고 보는데, 사실 밀 막걸리가 더 맛있기는 하다”라고 거들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당 블로그에서는 맛이 좋고 나쁨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데 맛이 좋고 나쁜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맛이 좋고 나쁨은 과학적이라기보다 문화적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괴식이지만 외국인은 좋아할 수도 있고 외국인에게 몬도가네 괴식이 우리에겐 별미가 되기도 하지요. 뭐 꼭 블로그에서 객관적인 것만 다루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입맛이 워낙 싸구려라 가능하면 그냥 fact만 다루려고 노력합니다. 

막걸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생각지도 않던 막걸리 연구소 때문에 제가 막걸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알면 알아갈 수록 사람들의 기호는 각양각색입니다. 텁텁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 달착지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 쌀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 쌀막걸리를 좋아한다면서 블라인드 테스트하면 밀막걸리를 고르는 사람 등등... 그래서 막걸리의 다양화가 필요한 것이겠죠. 가끔 막걸리는 이래야 한다, 고 주장하시는 분들을 보면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