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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니아 in 언론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바이오매니아 2010. 10. 2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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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 MBC FM모닝쇼 "이한승의 Health and Taste" 코너의 마지막 방송을 마쳤습니다. 정확하게 2년하고 1주일, 101번째 방송이었습니다. 시작할 때도 아무 준비없이 시작했었는데 끝까지 큰 사고 없이 마친 것이 다행입니다. 첫해는 "이한승의 굿모닝 사이언스"라는 제목으로 주로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었고 두번째 해는 "이한승의 Health and Taste"라는 코너에서 식품과 관련된 상식과 과학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음악 FM에서 아침에 과학 이야기를 한다는 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처음엔 원고 준비하느라 며칠씩 걸려서 매주 열 장에 가까운 원고를 써대곤 했습니다. 덕분에 논문도 많이 읽었고 이해가 안되는 것들을 머리에 집어 넣느라 고생도 많이 했죠. 그런데 그걸 재미있게 들었을 분들이 과연 계실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도 다행이 부산 MBC FM모닝쇼라는 프로그램이 아침부터 책소개도 하고 영화소개도 하는 프로그램이라 슬쩍 끼어들어갈 수 있었죠.

두번째 해엔 주제를 좀 소프트하게 식품에 관련된 내용들로만 한정했는데 사실 전 해에 비해선 많이 편했습니다. 다만 식품과 관련된 정보라고 유통되는 것들 중에 정말 그런지 아닌지 출처가 불분명한 것들이 많아서 그런 것들 확인하는데 약간 애를 먹기도 했죠. 특히 식품 성분같은 것은 우리나라의 자료와 외국 자료의 성분 함량이 다른 경우가 많고 논문도 서로 다른 것이 많아서 난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슬슬 즐기면서 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바쁜 생활 때문에 몇주전 방송을 그만두어야겠다고 이야기하고 나서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잘렸습니다만 이쯤에서 그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쉬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밑천도 다 떨어져가고 있는데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제가 "이런 것 먹으면 좋습니다" 내지는 "이런 것 먹으면 안좋습니다." 이런 소리를 못하는 사람이라 이저저도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은근히 불편하더군요. 예능에 나와서 다큐하는 느낌?

아무튼 마지막 방송. 그동안 하고 싶지만 못했던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는데 이런 딱딱한 이야기는 풀어나가기가 쉽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재미없더라도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들을 정리해서 마지막 방송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방송이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용이 딱딱해서 그랬는지 자꾸 버벅거리고 논리를 건너뛰어 급하게 끝맺음을 해버렸습니다. 흑! (마지막이라 화일을 올리려고 했는데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여럿이네요.ㅠㅠ) 

  

이제 다 끝낸 지금, 시원함 51%와 아쉬움 49%가 교차합니다. 사실 개편 내용을 미리 스포일하면 안된다고 해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하고 음악으로 양희은씨의 "한계령"을 틀었는데,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 이 뜻을 이해한 분이 계셨을까 모르겠네요.^^ 

주제넘게 방송에 나와 받았던 사랑이 있다면 그건 제 몫이 아니었음을 깨달았고 소중한 만남들에 감사하고 좋은 경험에 감사하고 적절한 때에 그만 둔 것도 감사하다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처음 방송 시작할 때 바램, 좀 더 정확한 정보가 조금이라도 전해졌다면 지난 2년이 보람있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반성할 것 투성이...^^

(그런데 프로그램 자체를 서울 방송으로 대체한 것은 좀 화가납니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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