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묵혀두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씨네필이나 평론가들의 평은 좋은데 엄청 재미있을 것 같진 않고, 뭔가 좀 진지하게 분위기 잡고 봐야 하는 영화들이죠. 최근 가 화제인데, 상영하는 곳도 별로 없고 시간도 맞추기 힘들어 약간 꿩 대신 닭이라는 느낌으로 을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코로나의 재방문으로 약간 쉴틈이 생긴 까닭이기도 하구요.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착 가라앉은데다, 평론가들의 상찬 덕분에 기대감을 낮춰 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소해 보이는 인생을 예술로 만드는 좋은 영화였네요. 마지막 어느 장면에선 잠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세상 누군가에겐 등단해야 시인이고, 좋은(?) 저널에 논문 써야 과학자고, 메달 따야 운동 선수고, 국전 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