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Biotechnology, 바이오텍의 모든 것
728x90

분류 전체보기 892

에리트리톨 (Erythritol) 심장마비 뇌졸중 유발 논란?

최근 설탕대체 감미료인 에리스리톨 (erythritol)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높여준다 (정확하게는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몇가지만 이야기하고 가려고 합니다. 1. 에리트리톨은 인공감미료인가? No! 아닙니다. 에리스리톨은 자연에도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미생물에 의해서도, 즉 발효를 통해서도 만들어집니다. 아래 표에서 보시다시피 에리스리톨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들은 대부분 발효식품 (사케, 미소된장, 간장, 와인)입니다. 산업적으로 생산할 때도 효모의 일종인 Moniliella pollinis 같은 균을 이용해 발효해서 만듭니다. 그런데 왜 네이처 메디슨이라는 엄청 유명한 저널에서 논문 제..

Socially Dangerous 2023.03.02

미국 CDC, 다제내성 쉬겔라균 (drug-resistant Shigella) 감염 경고

쉬겔라 세균(Shigella)은 우리가 흔히 세균성 이질이라고 부르는 쉬겔라증(shigellosis)을 일으키는 병원균입니다. 쉬겔라 감염은 주로 식수나 음식으로 감염되고 급성 염증성 장염을 일으켜 심한 설사를 일으키죠. 특히 다른 식중독균과 달리 적은 양의 균 (10-100 CFU)으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우리나라 법정 감염병을 1급부터 4급까지 나누는데 2급 감염병에 속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미국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항생제 저항성 쉬겔라(drug-resistant Shigella)에 대한 경고를 발표해서 많은 언론에서 뉴스로 보도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Shigella XDR 균주가 점점 문제가 되고 있다..

교수직을 그만두면서 (또는 블로그를 다시 열면서)

(문서를 수정하다 실수로 예약을 누르는 바람에 글 작성 날짜가 바뀌었습니다. 원글은 2022년 3월 초에 작성했습니다.) 지난 2월 말에 15년(14년 6개월)간의 교수직을 그만두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앞으로 10여년 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데, 그 좋은 사학연금 손해도 엄청 큰데, 도대체 왜 그만두느냐는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이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좋은 선생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가족과 같이 살고 싶어서." "연구와 수업만 하고 살 수 없어서." "논문과 보고서 쓰기 싫어서." "하고 싶은 것 하고 살고 싶어서." "행복해지고 싶어서." "읽고 쓰면서 살고 싶어서." "교수가 될 때의 목표를 이룰 수 없어서." "(학내)정치..

어른 김장하 선생님과 "줬으면 그만이지"의 문형배 헌법재판관님

"저는 요즘 제가 오래 믿었고 지켰던 가치들이 정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위의 말은 최근 황망한 일을 당한 선배님께 내놓았던 제 고민이었습니다. 그 선배님은 본인이 믿는 가치를 따라 멋지게 제 2의 인생을 살아 오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공동체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파편화된 요즘에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시는 분이죠. 그 때 그 선배님이 김장하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몇차례 스쳐 갔던 분이죠. 이젠 누구의 이야기도 의심스레 듣는 저는, 그 분이 그렇게 많은 돈을 남 돕는데 썼다면, 일해서 번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많이 사뒀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ㅠㅠ) 며칠 후 밤 늦게 아내와 함께 유튜브에 있는(지금은 비공개로 전환..

2022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2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도 역시 어김 없이 돌아오는 나만의 시상식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1년에 100편이 넘는 영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2022년은 코로나가 풀린 만큼 영화도 덜 보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 본 영화는 모두 66편이니까 딱 2019년으로 돌아갔네요. 하지만 극장에서 본 영화는 최근 10여년 중에 2022년이 가장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2014년 연구년 보냈던 해 제외). 솔직히 개봉 (상업)영화 최악의 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학교를 떠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부산영화제도 못가고, 다양성 영화관을 찾아가지도 못했구요. 대충 세어보니 극장에서 본 영화가 9편 밖에 안되네요.ㅠㅠ(어쩐지 CGV, 메가박스 회원등급이 전부 VIP에서 일반으로 추락했더라니...) 그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창비)

2022년의 마지막 책을 읽었습니다. 백수린 작가님의 에세이 입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기록을 찾아보니 2020년의 첫 책으로 백수린 작가님의 짧은 소설집 를 읽었고, 2021년의 첫 책으로는 산문집 을 읽었더군요. 2022년 벽두엔 아니었지만 마지막엔 또 이 책을 읽었으니 뭔가 한 해의 끝과 시작에 함께하는 작가님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벽두에 읽었던 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 리스트에 꼽을 만큼 좋아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번 책 도 그 리스트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끼며 읽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은 백수린 작가님이 최근 이사한 "언덕 위의 집"에서의 삶과 사랑하는 반려견 "봉봉이"를 통해 배운 사랑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언덕 위의 집이라고 해서 해운..

WHO에서 처음 발표한 병원성 곰팡이 리스트과 치명적인 균들

최근 곰팡이 감염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처음으로 fungal priority pathogens list를 발표했습니다. 아마 이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대부분은 익숙한 균들일텐데요. 이번 리스트에서는 1) 치명적인 최우선순위 그룹 (Critical Priority Group), 2) 고우선순위 그룹 (High Priority Group), 3) 중우선순위 그룹 (Medium Priority Group) 으로 나누어 총 19종의 균을 선정하였는데, 곰팡이 감염병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토론을 통해 선정하였다고 합니다. 그 중에 "치명적인 최우선순위 그룹"에 포함된 4개의 균만 한 번 살펴보자면 1) Cryptococcus neoformans는 진균성 뇌수막염을 ..

2022 원헬스 항생제내성 국제심포지엄 참석 소감

지난 주말에는 흥미로운 심포지움에 다녀왔습니다. One Health 항생제 내성 국제심포지엄이었는데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간만에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를 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기억해둘 필요도 있어서 블로그에 간단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일단 "One Health 항생제 내성균 다부처 공동대응사업 (R&D)" (이하 줄여서 '원헬스 사업')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예방을 통해 국민을 항생제 내성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고자,‘국내 항생제 내성균 국가 관리대책 확립을 위한 사람-동물-환경-식품 간 내성기전 및 전파규명 연구개발’을 목표로 추진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 사업들은 부처별로 다양하게 있었는데, 이 원헬스 사업의 특징은 7개 부처(질병관리청, 식약처..

<힐빌리의 노래>의 평에 대한 단상

최근 영화 를 봤습니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인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윤여정 배우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던 때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글렌 클로즈가 후보로 올랐던 영화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두 영화 모두 할머니가 손자를 구원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서 비교가 되곤 했죠. 물론 영화화 이전에 책으로 번역되어 꽤 많이 알려졌었죠. 저는 팟캐스트 그알싫에서 조성주 소장님이 소개해 줘서 알게 되었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대해 흥미로운 것은 영화 그 자체가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들이었습니다. 론 하워드 감독이 수작과 범작(졸작도?)을 왔다 갔다 하는 감독이지만 영화를 특별히 못찍거나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거나 하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또는 ..

<헌트>의 이웅평 귀순 사건과 기억의 왜곡

이정재 감독의 영화 속 황정민씨가 연기한 이웅평 귀순 사건이 화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웅평씨가 귀순 할 때 난리가 났었다, 사이렌 울리고 방송에서 실제 상황이라고 그랬다, 전쟁나는 줄 알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제 본 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들은 영화 팟캐스트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일종의 집단적 기억 왜곡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왜 우리는 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아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저도 수십년간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영화 의 배경이 되는 1983년은 비행기 관련 큰 사건사고가 네 건이나 있었습니다. 1) 1983년 2월 25일의 이웅평 귀순사건(미그19) 2) 1983년 5월 5일의 중공..

<헤어질 결심> 을 보고 나서 (급한 기록)

박찬욱 감독의 새영화 봤습니다. 영화는 제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솔직히 평론가 평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빡세게 예술 하셨나 싶었는데, 충분히 대중적이고 예술적인 영화였습니다. 아래는 제가 영화보자마자 생각난 것들을 그냥 순서 없이 적은 것입니다. 이런 기분은 을 보고난 다음에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당연히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보신 분들, 아무런 정보를 원치 않는 분들은 이제 물러가십시오. 1. 박찬욱 감독님이 영국에서 드라마 만들면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의 익숙치 않은 이질적 느낌이 해석의 풍성함을 주는 느낌. 2. 이건 멜로 드라마입니다. 필름 누아르는 페이크고 아주 고전적 정통 멜로드라..

나의 심야식당, 각바 (부산 남천동 각 또는 각bar)

부산 떠나고 블로그 새로 시작하면서 "나의 식당"이라는 디렉토리를 만들었는데, 그 첫 식당은 "각바"입니다. 부산살이 15년 동안 저를 위로하고, 축하하고, 함께 즐거워하고, 책과 영화 이야기를 하고, 하소연을 들어준 곳입니다. 그런데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는 "술집"입니다. 그것도 "위스키집". 주인장의 얼굴이 각(角)지게 생겨서 이름도 "각"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로 각바(각bar)라고 부르죠. 6년 전에 심야식당 같은 식당을 하고 싶다던 주인장이, 식당이 아니라 술집을, 그것도 위스키집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전까지 위스키를 마셔본 경험이라고는 한 손으로 세어도 충분한 경험밖에 없던 저는, 제가 각바의 단골이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사의 중요 순간이..

코로나 전과 후, 글로벌 제약회사 순위 변화

얼마전에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에 2021년 매출이 가장 높은 글로벌 제약회사와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Top 10 (Top companies and drugs by sales in 2021)이 공개되었습니다. 제약기업 1등은 다 예상하시는대로 화이자였고 매출 1위 의약품도 역시 화이자의 COVID-19 백신인 코미르나티(comirnaty)였습니다. 지난 2년 간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가장 수혜를 크게 입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죠. 흥미로운 것은 COVID-19 mRNA 백신을 만든 모더나는 의약품 판매 3위를 했지만 제약사 순위에는 들지 못했고, 제약사 매출 순위 9위에 오른 아스트라제네카는 의약품 판매 Top10에 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즉 모더나는 백신 이외의 다..

커피 녹병 곰팡이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1. 녹병(rust)이란? 녹병이란 네이버 미생물학 사전에 따르면 "담자균류 녹균목[''Pucciniales'' (이전의 ''Uredinales'')]에 속하는 균류인 녹균류가 식물에 기생하여 발생되는 식물 병의 총칭으로, 포자의 색이 녹이 슨 색깔과 비슷하여 녹병이라 불리우며 수병(銹病)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rust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죠. 2. 커피 녹병(Coffee Leaf Rust, CLR)이란? 커피 잎에 곰팡이가 자라서 잎을 말라죽이는 병으로 Hemileia vastatrix 라는 곰팡이가 주 원인균입니다. 커피에 녹병이 돌면 거의 모든 커피농사를 망칠 정도로 무시무시한 병인데, 과거 스리랑카가 커피로 유명했지만 19세기 후반에 커피 녹병에 의해 20년 만에 커피 농장이 완전히 망..

밀떡볶이 vs 쌀떡볶이 어느 게 더 맛있냐구요?

음식 비교 논쟁이 여러가지 있습니다. 탕수육 부먹 vs 찍먹, 콩국수에 설탕 vs 소금, 순대에 소금 vs 막장(전라도는 초장?) 같은 것들이죠. 그 중에 떡볶이 밀떡 vs 쌀떡 논쟁도 꽤 치열한 논쟁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으로는 서울/수도권 사람들은 밀떡, 부산/경남은 쌀떡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서울 신당동 떡볶이의 밀떡, 부산 다리집 떡볶이의 쌀떡이 그 대표를 나타내는 걸까요? 음식 문화적 측면에서는 그럴듯하기도 합니다. 설 명절에 쌀이 많이 나는 남쪽은 쌀로 만든 떡국, 밀이 많이 나는 북쪽은 밀가루피로 만든 만둣국을 먹기도 하죠. 문제는 문화적으로 이런 차이가 있구나, 로 끝나지 않고 어느 게 더 맛있다고 싸우는 경우입니다. 맛있는 게 뭔데요, 라고 물으면 정답..

Socially Dangerous 2022.04.07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