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극한미생물 연구의 발전과 Archaea

3.1. Archaebacteria의 등장

극한 조건에서 생육하는 미생물들이 점점 보고됨에 따라 많은 극한미생물들이  일반적인 세균과는 다른 형태와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호염균 (Halobacterium)을 중심으로 그 세포벽의 형태가 기존에 보고된 세균의 세포벽 (펩티도글리칸)과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1960년대 후반부터 밝혀졌다.

1970년대 초에 브록이 90°C가 넘는 온도에서 생육하는 초고온균을 발견하고 1972년 그렉 자이커스 (J. Greg Zeikus)가 메탄생성균이면서 고온균인  Methanobacterium thermoautotrophicus (후에 Methanothermobacter thermautotrophicus로 이름이 변경됨)을 동정하면서 극한환경에서 생육하는 미생물들의 일부가 고온성 바실러스나 고온성 방선균과 같은 일반 세균과는 다른 특성들을 보임을 인식하게되었는데 이 시기에 계통분석을 통한 독창적인 생물분류법으로 아키박테리아(archaebacteria)를 제안하여 생물학의 큰 논쟁을 불러일으킴과 아울러 분류학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  바로 칼 우즈 (Carl Woese)이다.

 3.2. 칼 우즈의 계통 분석 (Phylogenetic analysis) 

 1977년 우즈가 아키박테리아를 독립적인 계로 분류하는 것을 제안하기 이전까지 생물의 분류에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류법은 계(界, Kingdom), 문(門, Phylum,  Division) 강(綱, Class), 목(目, Order), 과(科, Family), 속(屬, Genus), 종(種, Species)의 7단계 분류법이다. 당시 전통적인 생물분류법은 위태커 (Whittaker)의 5계법 (five kingdoms)이었다. 위태커의 5계는   원핵생물계 (Kingdom Monera), 원생생물계 (Kingdom Protista), 진균생물계 (Kingdom Fungi), 식물계 (Kingdom Plantae), 동물계(Kingdom Animalia)의 다섯가지 계로 생물을 분류하는 방법이었다.

또하나의 방법은 생물을 원핵생물 (prokaryotes) 과 진핵생물 (eukaryotes)로 분류하는 방법으로 핵의 유무 (핵막의 유무)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학부에서 수학과 물리학으로 석사를 마친 우즈는 기존의 형태학적인 생물의 분류법으로는 진화에 따른 계통 분석이 불가능함에 착안하여 유전물질인 RNA를 이용한 계통분류를 시도한 것이다.

1977년 우즈와 폭스 (George E. Fox)는 효모를 비롯한 진핵생물 3종의 18S rRNA, 대장균을 비롯한 일반 세균 5종의 16S rRNA, 메탄생성균 4종의 16S R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메탄생성균들이 계통적으로 다른 종류의 세균과는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종류의 미생물들을 아키박테리아 (원시세균 또는 고세균)로, 기존의 세균들은 유박테리아 (진정세균)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후 아키박테리아는 다시 세 종류로 분류되는데 호염성균 (halophiles). 메탄생성균 (methanogens), 그리고 호열성균 (thermophiles)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류법이다. 여기에 대한 것은 2장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3.3. 세 도메인, Archaea, Bacteria, Eukarya

우즈의 제안 이후에도 아키박테리아는 세균(Bacteria)의 하위개념으로 사용되어왔으며 현재까지도 미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아키박테리아라는 용어가 여전히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전공학과 분자생물학이 1980년대 이후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거의 모든 생물종의 16S rRNA (PCR을 이용하면서부터는 16S rDNA)의 염기서열이 밝혀졌고 그 계통 분석을 통하여 1990년 우즈 와 두 동료들은 생물분류에 있어서 도메인의 개념을 주창하고 3개의 도메인, Archaea, Bacteria, Eukarya를 제안한다.

이 논문의 제안으로 비로소 아키박테리아는 아키아 (Archaea)라는, 박테리아와는 다른 독립적인 도메인으로 소개되는데 하버드대학의 동물학자인 언스트 마이어 (Ernst Mayr)등은 우즈가 생물학이나 분류학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며 그의 도메인 분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기도 한다 (1998. PNAS). 하지만 미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세가지 도메인의 분류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아키박테리아라는 용어는 대부분 아키아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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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다양한 극한미생물의 발견 및 극한미생물의 활용

한편 1980년대는 분자생물학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극한미생물의 발견이 이루어졌다. 1983년에는 초고온성 미생물 연구의 선구자 칼 스테터 (Karl O Stetter)가100 °C 이상의 온도에서 자라는 아키아 Pyrodictium를 보고하였고 1986년에는 이후 아키아 중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된 Pyrococcus furiosus을 분리 동정하였다. 같은 해 스테터는 우즈 (Carl R. Woese)등과 함께 최초의 초고온성 세균인 Thermotoga를 분리 동정하기도 했으며 1992년에는 또다른 초고온성 세균 Aquifex pyrophilus를 분리 동정하여 아키아만이 초고온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스테터는 2002년에는 아키아의 새로운 문(門, Phylum)인 나노아키아 (Nanoarchaeum equitans)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보고하기도 하는등 수많은 초고온균 및 아키아들의 발견에 큰 공헌을 하였다.

이와같은 극한미생물의 발견과 아울러 그 미생물들이 생산하는 효소나 유전자원들을 산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7장 참조). 이미 전통적으로 전분의 액화를 위해서 사용된 고온성 바실러스 Bacillus licheniformis의 아밀라제가 산업적으로 사용되었고  1985년에는 캐리 멀리스가 고온성 세균인 Thermus aquaticus의 DNA중합효소를 이용하여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개발하였다 (1993년 노벨 화학상 수상). 또한 고온성미생물의 균체를 고정화하여 일본에서는 1980년대 말에 아크릴아마이드를 고수율로 생산하는데 성공하였으며 다양한 산업적 응용이 이미 실현되었거나 연구중에 있다.  

3.5. Genome/post-genome 시대의 극한미생물학

6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아키아의 지놈프로젝트는 1993년 미국 에너지성 (DOE)의 지원에 의해 Methanococcus janaschii, Methanobacterium thermoautotrophicum, Pyrococcus furious  3종이 시작되어 이중 Methanococcus janaschii의 유전체가 극한미생물가운데는 최초로 1996년 보고되었다. 그 이듬해 Methanobacterium thermoautotrophicum의 전체 DNA 염기서열이 보고된 것을 시작으로 Archaeoglobus fulgidus의 지놈이 미국 유전체연구소 (TIGR, The Institute for Genome Research)에 의해서, Pyrococcus horikoshii의 지놈이 일본 동경대 연구팀에 의해 보고되었다. 초고온성 아키아 중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Pyrococcus furiousSulfolobus solfataricus는 각각 1999년과 2001년 전체 지놈 시퀀스가 보고 되었다.

아키아가 아닌 세균성 극한미생물중에 최초로 전체 지놈이 보고된 미생물은 위 점막에 기생하여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호산균(Acidophile) Helicobacter pylori (1997년)이다.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헬리코박터는 호산성은 아니다.) 그 이후 초고온성이며 호기성 박테리아인 Aquifex aeolicus의 지놈 시퀀스가 1998년,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초고온성 혐기박테리아인 Thermotoga maritima의 지놈 시퀀스는 1999년 보고되었다.

나노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하루에 미생물의 전체지놈을 분석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에는 post-genome 연구가 한창인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DNA chip을 이용한 마이크로어레이, 2차원 전기영동을 이용한 프로테오믹스, 그리고 전체 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구조유전체학(structural genomics)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6장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