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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책 영화 음악 그리고 154

2023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3회 나만의 시상식

누구도 시키지 않지만 괜한 의무감에 하는 열세 번째 나만의 시상식입니다. 2023년에 본 장편 영화는 대략 120편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영화를 본 한 해였습니다. 그 다음은 코로나가 터졌던 2020년에 본 111편(+드라마 시리즈 2개)이었는데, 2023년에 드라마는 안봤지만 영화는 참 많이 봤네요. 그렇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넷플+왓챠+티빙+쿠팡플레이+디즈니플러스 등 OTT의 힘과 스티븐 스필버그와 웨스 앤더슨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2년엔 코엔 형제의 전작을 전부 다 찾아서 봤는데, 그게 나름 괜찮은 경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와 를 보고나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웨스 앤더슨 영화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죠. 2023년에 스필버그의 영화 10편과 웨스 앤더슨 영화 9편 (+단편 4편)을 몰아서..

오베라는 남자 vs 오토라는 남자, 그리고 스웨덴과 미국

지난 주말 를 봤습니다. 는 스웨덴 소설이자 영화인 의 헐리웃 리메이크 작인데, 얼마 전 아내를 잃은 세상에 불만 많은 퉁명스런 노인네의 이야기입니다. 뭐 이든지 든지, 이런 영화는 많지요. 아무튼 영화는 그냥 대충 예상하는 그대로 흘러가는데, 그러면서도 뭔가 아련한 감정이 피어오르더군요. 그런데 영화 중 오토는 포드 자동차를 좋아하는 옆집 친구와 자동차에 대한 의견 때문에 절교를 합니다. 아무래도 이건 분명 볼보와 사브의 싸움일 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그래서 다음 날 를 찾아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영화를 다 볼 생각은 아니고 자동차만 확인을 하려고 했는데, 뭔가 영화의 분위기가 조금 다르더군요. 그래서 보다 보니 끝까지 보았는데, 영화 속 작은 차이들이 생각보다 크게 보여서 그 이야기를 해볼까..

콘크리트 유토피아, 감상 후 단상

0. 봤습니다. 생각할 것이 참 많은 영화였습니다. 그 내용을 흘려보내기 아쉬워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간단히 적어봅니다. 1. 재난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왔고, 아파트 하나만 빼고 다 무너지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품으면 재미있게 볼 수 없는 영화일지 모릅니다. 기본 설정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따라 영화가 많이 다르게 보일 것 같습니다. --------- 여기부터 스포일러 주의 ------------- 2. 생각이 납니다. 빈부와 공간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것, 남의 집에 들어가는 사람, 비극적 결말 등등 이야기 뿐만 아니라 영화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 것도 비슷합니다. 는 이병헌이 아파트 노래를 부르기 전과 후로 크게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앞부분은 약간 코미디적이고 후반부에는 웃음기 싹..

엔니오:더 마에스트로, 2023년 여름 최고의 작품

올 여름 화제작이 많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최고라고 칭송을 마지 않았던 를 드디어 극장에서 감상했습니다. 인디 영화 치고는 깜짝 흥행이라고도 하는데 상영관을 찾는 게 쉽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현대 영화 음악의 산증인인 엔니오 모리꼬네 영감님의 일생을 연대기 순으로 자세히 설명하는영화였습니다. 엔니오 모리꼬네 영감님 본인의 인터뷰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인데 감독은 의 주세퍼 토르나토레입니다. 그런데 주세페 감독이 을 감독했을 때가 30대 초반으로 거의 데뷔작이었다고 하네요.ㅎㅎ 엔니오 영감님이 참여한 영화가 400편 좀 못된다는데, 초기에 참여한 이탈리아 영화들은 잘 몰라서 약간 낯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리즈와 이후로는 낯 익은 음악과 영화 장면이 글자 그대로 주마등처럼 지..

고맙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 오스카 수상 소감-제이미 리 커티스

저는 시상식 수상 소감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미리 알려 주고 하지 않는 시상식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상을 받으면 수상 소감을 꼭 찾아보는 편입니다. 수상자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주요한 시상식, 특히 영화 시상식 수상소감은 자주 찾아봅니다. 아마 제가 가장 많이 돌려 본 수상소감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소감이었을 겁니다. 특히 감독상 수상할 때 마틴 스콜세지와 퀜틴 타란티노 감독님 언급한 것, 그리고 텍사스 전기톱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자르고 싶다는 이야기 등 그의 재능이 드러나는 장면은 상을 받은 것 이상의 멋짐폭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에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을 받아서 배우나 제작사에 감사할 필요가 없어 시간이 넉넉했지만요. 아마 봉준호 감독 이외에도 화제가 되었던 수상 소감이 많이 ..

어른 김장하 선생님과 "줬으면 그만이지"의 문형배 헌법재판관님

"저는 요즘 제가 오래 믿었고 지켰던 가치들이 정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위의 말은 최근 황망한 일을 당한 선배님께 내놓았던 제 고민이었습니다. 그 선배님은 본인이 믿는 가치를 따라 멋지게 제 2의 인생을 살아 오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공동체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파편화된 요즘에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시는 분이죠. 그 때 그 선배님이 김장하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몇차례 스쳐 갔던 분이죠. 이젠 누구의 이야기도 의심스레 듣는 저는, 그 분이 그렇게 많은 돈을 남 돕는데 썼다면, 일해서 번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많이 사뒀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ㅠㅠ) 며칠 후 밤 늦게 아내와 함께 유튜브에 있는(지금은 비공개로 전환..

2022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2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도 역시 어김 없이 돌아오는 나만의 시상식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1년에 100편이 넘는 영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2022년은 코로나가 풀린 만큼 영화도 덜 보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 본 영화는 모두 66편이니까 딱 2019년으로 돌아갔네요. 하지만 극장에서 본 영화는 최근 10여년 중에 2022년이 가장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2014년 연구년 보냈던 해 제외). 솔직히 개봉 (상업)영화 최악의 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학교를 떠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부산영화제도 못가고, 다양성 영화관을 찾아가지도 못했구요. 대충 세어보니 극장에서 본 영화가 9편 밖에 안되네요.ㅠㅠ(어쩐지 CGV, 메가박스 회원등급이 전부 VIP에서 일반으로 추락했더라니...) 그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창비)

2022년의 마지막 책을 읽었습니다. 백수린 작가님의 에세이 입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기록을 찾아보니 2020년의 첫 책으로 백수린 작가님의 짧은 소설집 를 읽었고, 2021년의 첫 책으로는 산문집 을 읽었더군요. 2022년 벽두엔 아니었지만 마지막엔 또 이 책을 읽었으니 뭔가 한 해의 끝과 시작에 함께하는 작가님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벽두에 읽었던 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 리스트에 꼽을 만큼 좋아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번 책 도 그 리스트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끼며 읽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은 백수린 작가님이 최근 이사한 "언덕 위의 집"에서의 삶과 사랑하는 반려견 "봉봉이"를 통해 배운 사랑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언덕 위의 집이라고 해서 해운..

<힐빌리의 노래>의 평에 대한 단상

최근 영화 를 봤습니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인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윤여정 배우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던 때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글렌 클로즈가 후보로 올랐던 영화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두 영화 모두 할머니가 손자를 구원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서 비교가 되곤 했죠. 물론 영화화 이전에 책으로 번역되어 꽤 많이 알려졌었죠. 저는 팟캐스트 그알싫에서 조성주 소장님이 소개해 줘서 알게 되었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대해 흥미로운 것은 영화 그 자체가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들이었습니다. 론 하워드 감독이 수작과 범작(졸작도?)을 왔다 갔다 하는 감독이지만 영화를 특별히 못찍거나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거나 하지 않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또는 ..

<헌트>의 이웅평 귀순 사건과 기억의 왜곡

이정재 감독의 영화 속 황정민씨가 연기한 이웅평 귀순 사건이 화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웅평씨가 귀순 할 때 난리가 났었다, 사이렌 울리고 방송에서 실제 상황이라고 그랬다, 전쟁나는 줄 알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제 본 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들은 영화 팟캐스트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일종의 집단적 기억 왜곡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왜 우리는 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아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저도 수십년간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영화 의 배경이 되는 1983년은 비행기 관련 큰 사건사고가 네 건이나 있었습니다. 1) 1983년 2월 25일의 이웅평 귀순사건(미그19) 2) 1983년 5월 5일의 중공..

<헤어질 결심> 을 보고 나서 (급한 기록)

박찬욱 감독의 새영화 봤습니다. 영화는 제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솔직히 평론가 평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빡세게 예술 하셨나 싶었는데, 충분히 대중적이고 예술적인 영화였습니다. 아래는 제가 영화보자마자 생각난 것들을 그냥 순서 없이 적은 것입니다. 이런 기분은 을 보고난 다음에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당연히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보신 분들, 아무런 정보를 원치 않는 분들은 이제 물러가십시오. 1. 박찬욱 감독님이 영국에서 드라마 만들면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의 익숙치 않은 이질적 느낌이 해석의 풍성함을 주는 느낌. 2. 이건 멜로 드라마입니다. 필름 누아르는 페이크고 아주 고전적 정통 멜로드라..

2021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1회 나만의 시상식

이젠 새해가 되면 뭔가 의무감에 하게 되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도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영화 94편, 드라마 6부작 1편(D.P.), 그리고 TV 다큐 2부작 냉면랩소디도 봤네요. 하지만 2021년은 개봉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랬는지 올해 개봉영화보다는 예전 영화들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저의 베스트 5 중에 올해 개봉영화는 딱 2편이네요. 그 대신 20년 이전 영화들 중에 괜찮다고 소문난 영화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평작 이상의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1년 저의 베스트 영화는 21년에 개봉한 입니다. 저는 를 극장에서만 세 번 봤는데요. 첫 관람은 혼자, 두번째는 아내와 아이들과, 세번째는 어머님과 둘이서 봤습니다. 처음엔 그냥 작은 교포..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정은정, 한티재) 속의 숨은 목소리들

“'밥은 먹었느냐는 말과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그사이 어디쯤에서 헤매는 이들과 함께 이 글을 나누고 싶다." 그알싫(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농축산인"으로 잘 알려진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선생님의 새 책 을 읽었습니다. 마음에 남고 울림이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 맨 첫머리에 가족의 생일을 과일이나 먹거리로 비유한 부분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책에 쏙 빠져서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전에 본 것 같은 부분도 있어서 아마 그간 쓰셨던 칼럼과 새로운 글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만(물론 제 추측입니다!), 제가 칼럼 모음집 같은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참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려줘서 그랬습니다. ..

싱어게인 1-4 라운드까지 무대 Best 10

제가 TV를 잘 안보는 이유가 한 번 빠지면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싱어게인에 빠졌습니다.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싱어게인의 음악을 찾아 듣고, 일하면서 듣고, 재방송 보면서 또 듣는 것 같습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싱어게인은 참가자를 성장시키거나 뭔가를 가르치려하기보다는 숨은 보석을 발굴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제 TOP10의 무대를 남겨 놓고 있는데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의 노래 중에서 제 마음대로 BEST 10을 뽑아 보았습니다.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BEST 20입니다.) 제 취향이니까 혹시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가 빠졌더라도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10위. 29호 (1R) - 그대는 어디에/임재범 제가 싱어게인에 빠진 것은..

2020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0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는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본 한 해였습니다. 무려 111편을 봤으니까 말이죠. 여기엔 넷플릭스와 와챠 아이디를 공유해주신 영화인 한 분의 공헌이 있었으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지, 홍수에 식수가 부족하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올해 본 100편이 넘는 영화 중에 특별히 좋았다고 기억나는 작품이 많지 않았습니다.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에는 별 4개 반짜리가 하나도 없더군요. 원래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이 가끔 부정확하긴 하지만 그만큼 뭔가 임팩트 있는 작품이 없었다고 할까요? 별 4개짜리 영화는 14편이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올해 본 영화일 뿐 올해 나온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건 단 두 편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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