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흥미로운 뉴스가 한 편 나왔습니다(아래박스 참조). 한국식품연구원에서 막걸리 유통기한을 100일 정도로 늘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뉴스인데요. 막걸리 발효가 끝난 후 남는 잔류 당을 없애고 한약재를 넣어서 산패균을 억제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뉴스만 봐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긴 어렵지만 막걸리 업계에의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주목이 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구팀은 “막걸리 제조 시 발효과정에서 곡물의 당화에 의해 생기는 당을 완전히 소진시키는 ‘완전발효법’을 통해 발효성 당류를 제거, 후발효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을 최장 100일까지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막걸리 발효 후 잔당이 존재하면 유통 중에도 효모나 젖산균에 의한 후발효가 일어난다. 효모에 의해서는 알코올과 탄산가스가 생성돼 품질의 변화가 생기고, 젖산균에서는 산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어 막걸리를 산패시킨다. 연구팀은 산패해 마시기 부적합한 막걸리로부터 분리한 산패 원인균 6종을 분리한 뒤 식품공전에서 식용가능으로 분리된 식물약재 가운데 막걸리 제조에 부재료로 적합한 74종의 천연식물약재를 대상으로 항균활성을 측정했다. 이를 통해 효과가 우수한 진득찰, 여주, 자몽 등 3종의 천연식물소재를 선발해 막걸리를 만드는데 접목했다.
시판 막걸리의 이화학적 특성과 젖산균 함량 및 생리기능성 Korean J. Microbiol. Biotechnol. Vol. 40, No. 4, 325–332 (2012)
약간 의아하면서도 흥미로운 것은 살균막걸리 18종 중에 절반에 가까운 8종에서 유산균이 검출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건 보통 막걸리 살균은 저온살균(pasteurization)인데 유산균 중에 내열성이 있는 녀석들이 살아남는 녀석들이 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도 있어서 의외입니다. 저 정도라면 유통기한 1년을 하기엔 좀 부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위 막걸리들은 제조 즉시 양조장에서 구입하여 4℃에 보관하면서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논문에 제조 방식이 나와 있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데 입국 방식으로 만든 것과 전통적인 누룩을 사용한 것으로 나누어 보면 좀 더 명확한 상관 관계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시판되는 막걸리 속의 유산균은 많은 것도 있고 적은 것도 있다, 하지만 저희가 몇 가지 제품으로 실험해 보았던 것보다는 생각보다 많다, 가 답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문제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저렇게 유산균이 많으면 과연 발효가 제대로 된 것인가, 그리고 유통기한이 짧아진다는 문제로 환원이 되겠지요. 물론 저 유산균들을 죽이지도 않고 발효도 시키지 않고 그냥 가만 둘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되겠지만 말이죠.^^
- Korean J. Microbiol. Biotechnol. Vol. 40, No. 4, 325–332 (201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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