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이 나의 독서실인데 그만 그 안에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래서 허리를 굽혀 박의 경치를 쳐다보았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지음, 햇빛출판사)를 읽던 중이었다.

몇번이나 읽을까 말까를 망설였는데... 그 속에는 보석같은 사색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러나 내가 가장 감동한 것은 신영복선생의 편지 마지막에 항상들어가는 조카들의 안부를 묻는 짧은 인사글 때문이었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며 탄생을 보지도 못한 조카들에 대한 애틋한 애정, 그것이 가정이라는 것이구나!

감옥이라는 곳이 이렇게 깊은 인생에 대한 사색을 제공한다면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치기가 잠시 솟았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에 대한 인상이 비슷하다는, 즉 겨울은 추위, 봄은 짧음, 여름은 옆 사람 때문에 느끼는 더움, 등등 그 느낌들이 나의 행복함을 증명해 주었다. 가을은 주로 '타는' 계절이라는 인상 속에서 살았던 내 자신을 반성해본다. 옆 사람이 혐오스러운 여름보다 옆사람과 붙어있어야지 추위를 이긴다는 겨울을 더 사랑한 선생의 모습이 내겐 감동이었다.

가을, 하면 왠지 쓸쓸함이 느껴지곤 했던 지난날, 하지만 대학 3학년 때 이후로, 예수님으로 헌신했던 그 때 이후로, 복음, 민족, 역사가 열렸던 바로 그 가을 이후로, 가을을 타지 않고 "살아냈던" 내 자신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 뒤늦게나마 출옥하여 지금은 대학강단(성공회신학대)에 서신 채 좋은 글을 남겨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다.
(참고로 신선생님은 기독교인이 아니다, 적어도 그 시점-1988년 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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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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