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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지극히 개인적인

[릴레이]나에게 영감을 주는 블로그

바이오매니아 2009. 3. 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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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학과 MT를 떠나기 직전 마바리님의 댓글에 이 릴레이를 이어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이 이야기를 제대로 하자면 무진장 길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부탁을 거절하기도 죄송하고 그랬습니다. 양깡님의 포스팅을 보면서도 생각해 본 것이지만 세상에 제가 염감을 받는 블로그를 궁금해할 사람이 대체 몇이나 된다고 말입니다. 게다가 저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도 그렇지만) 낯을 가리는 편이라서 제가 아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또 드는 생각이 '뭐 꼭 아는 사람을 해야되는 것은 아니잖아', 이런 생각에 미치게 되자 어차피 이런 릴레이가 우리가 잘 모르는 좋은 블로그들을 서로 소개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니까 부담없이 제 북마크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할 일이 태산인데 말입니다.^^

한 마디만 더 잡설을 늘어놓고 본론에 들어가자면 이런 릴레이가 시작될 때 들었던 첫번째 생각은 "케빈 베이컨 게임"이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바대로 "헐리우드의 배우들이 2-3단계만 거치면 케빈 베이컨과 연결된다"는 게임이죠. IMDB에 등록된 배우들인 경우 제 아무리 멀어야 한 다섯 단계만 거치면 케빈 베이컨과 끈이 닿습니다. 우리나라 배우들도 대부분 3-4단계면 케빈 베이컨과 연결되죠. 방금 다시 해보니 유해진, 안성기, 송강호, 장미희, 김태희 모두 케빈 베이컨 넘버가 3이네요. 

그런데 케빈 베이컨 게임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것을 하나 발견하게 되는데 소위 "허브"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유해진, 안성기 모두 케빈 베이컨과 연결될 때 "장쯔이"를 통해서 연결되지요(예전에는 박중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사람과 사람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허브들이 소위 막강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아마 인터넷상에서 유명블로거나 파워블로거라고 알려진 분들이 여기에 속하겠지요. 

그런데 사실 많은 경우 사람들이 영감을 받는(그냥 "애독하는" 정도로 하지요) 블로그가 그런 허브들하고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제가 애독하는 블로그는 양깡님이나 마바리님이 말씀하신 분들하고 비슷하다는 말이죠. 그리고 이미 제 블로그 우측 하단의 링크에 대충 나와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좀 다른, 이미 다른 분들에게서 언급되지 않은, 숨어있는(?) 블로그를 한 번 소개하는 것으로 이 긴 잡설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 릴레이는 여기서 끝날 가능성이 높은데, 뭐 어차피 한 사람이 여럿씩 소개하고 그랬으니까 다른 분에게서 또 계속 이어져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었으니까 본론은 짧게하지요. 제가 구글 리더에 넣어놓고 즐겨보는 분들의 블로그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 (Scieng)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2002년인가 한겨레신문에 실린 여인철 박사님의 칼럼을 시작으로 이공계 기피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를 때 만들어진 단체죠. 그 사이트에는 내공이 만만찮은 분들이 꽤 여러 분 계신데 거기서 임호랑이라는 분의 글이 유독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호랑은 필명이셨고 실명은 임춘택님. 얼마전부터는 KAIST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대학 교수로서 블로거로서 그리고 전공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또한 사회에 무관심하지 않은 시민으로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생각하게 해주는 블로그입니다.



제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부산일보 박종호 기자님의 블로그입니다. 이 분 블로그를 보면 솔직 담백한 느낌이 좋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또는 부러워하는? 또는 츤데레하는?) 블로그가 먹는 것 잔뜩 올려놓고 품평하는 블로그인데 (솔직히 외국 살 적에는 정말 그런 블로거들을 원망했었습니다.) 바로 이와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죠. 하지만 단순한 식당 품평이 아니라 그 주변의 이야기들을 오히려 풍성하게 들을 수 있답니다. 게다가 문화에 관한 내용까지 말이죠.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제가 본 최고의 커뮤니티는 안티조선 우리모두였습니다. 특히 초기 우리모두에는 당시 온라인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정말 많이 모였었습니다. PC통신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에서 소위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은 거의 다 왔다 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중에서 독특한 독설(?)과 내공으로 인상적이었던 분이 고(故) 양신규 뉴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어떤 사람이랑 논쟁하다가 말고 앨런 그린스펀인가 만나러간다고 해서 뜨악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데 너무 아깝게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셔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그 양신규님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 꽤 많은데 그 분을 추모하는 몇몇 분들이 만든 팀블로그가 바로 Skynet for Beautiful Mind 입니다. 국내에서 교수하시다가 다시 MIT에 유학중이신 하킴님과 현재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오돌또기님을 주축으로 주로 미국에 계신 분들의 경영, 경제, 사회 문제들에 대한 재미있는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포스팅들이 많이 있습니다. 



Crete님을 숨어있는 블로거라고 하기는 어려운데, 그래도 이 참에 팬심을 드러내고 싶어서 이 목록에 Crete님을 포함시키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논쟁을 하시다가 얼핏 들으니 전공이 저와 비슷한 것으로 아는데 전공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거기에 "밀매"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논객(실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입니다만 crete님에게는 딱 어울리죠)으로 Crete님 같은 분이 드물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박학다식함보다는 다양한 자료를 찾아내는 성실함이 더 끌리는 분이죠. 예전에 잠깐 같은 사이트에 글을 올리곤 했는데 제가 과연 누구인지 기억하실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마지막 블로그는 위의 블로그들과는 조금 다른, 하지만 어쩌면 비슷한, 미국의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 팬사이트입니다. 스티븐 콜베어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으로서 코메디 센추럴이라는 케이블 TV의 <콜베어 르포>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가장 (극)우적인 Fox TV의 프로그램 빌 오라일리 쇼(The O'Reilly Factor)를 패러디한 쇼 프로그램인데, 사실 미국에 살던 때는 전혀 안보던 프로그램이었으나 이 블로그를 통해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팬심이 만들어낸 놀라움이죠. 



자, 이것으로 이 릴레이 (미도리 --> 민노씨 -->필로스 --> Your sun--> 양깡 --> 마바리 --> 바이오매니아 --> ??? )를 마치려고 합니다. 휴우, MT 다녀와서, 졸린 눈 비벼뜨고, 해야할 일 쌓아놓고, 가족들 눈치봐가며, 이 포스팅을 작성했는데, 아무래도 더 이상 릴레이는 진행될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위의 다섯 분들과 저는 한 번도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눈 적도 없고 댓글을 나눈 적도 없기 때문에 이 릴레이를 이어주세요, 라고 뜬금없는 부탁을 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지요. (빈라면님과는 한 두번 정도 있었군요)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제가 즐겨찾는 분들을 소개하는 기쁨을 가진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그래도 혹시 저 위에 계신 분 중에 한 분이라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지요? 그러려면 여러분들이 제 사이트를 통해서 저 블로그들에 자주 들어가보시는 방법말고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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