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니스트로 유명하신 황교익 선생님의 블로그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누룩없이 발효시킨 막걸리"라는 글입니다. 강화 선원사의 연근막걸리인데 자세히 보니 막걸리 엑스포에서 저희 연구소 부스 바로 앞에 있었던 업체입니다. 막걸리 엑스포 포스팅에 사진도 올렸었죠.

너무 웃겨서 찍은 사진 "먹으면 좋은 연, 안먹으면 나쁜 연" 

그런데 막걸리에 누룩이 없이 발효가 가능할까요? 그럴리가 있습니까? 황교익 선생님께서는 인터넷을 뒤져보고 정말인가 보다, 고 하셨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자료를 보신 것일까요?

혹시 와인처럼 자연발효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와인은 원료가 포도이기 때문에 단순당인 포도당이 존재하고 포도당을 알코올로 한 방에 발효(이런걸 단발효라고 하죠)하면 되지만 막걸리는 쌀(전분)을 당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그런데 효모가 당화까지 시킬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러므로 곰팡이 효소가 전분을 포도당으로 만드는 당화, 당화로 만들어진 포도당을 효모가 알코올로 전환(이 두가지 과정을 복발효라고 합니다), 이렇게 두가지 과정을 거쳐야하므로 자연발효는 사실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나마 이 두가지 과정(복발효)을 한 방에 하는 것(병행복발효)이 가능한 이유가 다양한 미생물을 번식시켜놓은 누룩 때문인데 누룩이 없이 발효를 한다면 정말 새로운 기법이 아닐 수 없겠죠.

그래서 또 호기심이 발동해서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다행히 저 윗 그림 우측 상단에 특허 등록번호가 나와 있더군요.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가서 특허를 뒤져봤죠. 그랬더니 위 막걸리를 만드는 특허 방법이 나오더군요. 그럼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대체 어떻게 막걸리를 만들었을까요?
 

누룩이 아니라 황국균에 의한 곡자를 사용했다니...


네, 결과는 허무하게도 윗 그림의 밑줄 부분에 보시다시피 황국균에 의한 곡자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곡자가 뭐냐구요? 그게 누룩이죠. 곡자는 개량 누룩을 뜻할 때도 있고 그냥 누룩을 뜻할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발효한 것은 아니고, 아마 대부분의 누룩에는 백국균을 사용하는데 여기서는 황국균을 사용한다는 것이 차이점이 될 것 같습니다. 곡자를 만들때 겉보리와 녹두를 넣는 것도 조금은 독특한 방식이네요. 하지만 백국균이나 황국균이나 다 Aspergillus 곰팡이이고 생산하는 효소도 비슷비슷하죠. 

그리고 황교익 선생님의 블로그에 보면 젖산이나 구연산이 첨가되어 있는데 이것도 신맛을 내기 위한 것 보다는 초기 pH를 낮춰서 잡균 증식을 방지하고 효모가 자라도록 돕기 위한 방법입니다. 원래 효모와 유산균은 산성에서 잘 자라니까요. 하지만 젖산을 넣고 발효하면 유산균 증식은 저해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유산균이 많은 막걸리를 원하신다면 젖산을 넣지 않고 발효한 막걸리를 고르시는 것이 더 좋겠죠. 

아이러니하게도 황교익 선생님의 바로 전 포스팅이 인터넷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것인데 사실 구전보다는 인터넷 정보의 신뢰성이 더 낫다고 봅니다. 물론 이 특허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혹시 그렇다면 대략 난감이겠군요.


Posted by 바이오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