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고 있는 4월 25일은 왓슨과 크릭의 DNA 3차 구조 논문이 네이처에 실린 지 꼭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경향신문 과학오딧세이를 그만두면서 마지막으로 썼던 글의 주제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 글이 나가고 얼마 안 있어 YTN 사이언스TV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과학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과학, 미래를 열다)이 있는데 그와 관련된 내용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얼떨결에 하자고 했는데 그게 알고 보니 혼자서 20분 정도 떠들어야하는 방송이었단 말이죠. 그것도 관객이나 진행자도 없이 혼자서 카메라 앞의 프롬프터 보고 원고 읽는...ㅠㅠ 실제로 해보니까 라디오할 때와는 느낌이 또 전혀 다르더군요. 옆에 사람이 있어서 맞장구 쳐주면서 주고 받는 맛이 없으니,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설픈 연극을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래도 갑작스런 녹화는 잘 끝났고 오늘은 여기에 그 방송 원고 초고를 올립니다. 실제 방송 원고는 프로그램 PD님과 작가님에 의해 약간 바뀌었거든요. (방송이 공개될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만...)  


아마 제 블로그를 열심히 보시는 분이 계시다면 다 한 번 쯤은 들어보셨던 내용일 것입니다. 주된 이야기는 [경향신문 과학오디세이] 환갑맞은 DNA의 미래에서 했던 이야기고, NGS에 대한 것은 경향신문 사이언스 톡톡 (Talk Talk), The 1000 Genomes Project 에서 다뤘었고, 유전자 분석에 대한 이야기는 올해의 발명과 유전자의 세계에서 가져온 내용이니까요. 그런데 방송 녹화를 하고 나서 유전학과 관련된 재미있고 유학한 트윗을 올리시는 김태형 박사님(@socialego)께서 "23andme가 게놈시퀀싱은 비싸고 에러도 많고 데이터량에 비해 유용한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DTC로 서비스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군요. 당분간 DTC 서비스 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는 트윗을 올리셨더군요. 맞춤의학이 갈 길이 간단치만은 않은 듯합니다. 


참, 그리고 원고의 수준을 중2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하셔서 나름 쉽게 풀어낸다고 약간 비약과 축약이 있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제목도 DNA의 무한질주로 바뀌었고 프로그램의 컨셉에 맞춰서 미래에 대한 전망도 약간은 희망적인 것으로 이야기했다는 것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영상을 보시고 싶은 분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크롬이나 스마트폰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네요. YTN 사이언스TV 앱을 깔면 잘 보입니다.) 그런데 어색해서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모릅니다. 


과학, 미래를 열다 : DNA가 열어갈 새로운 시대 - 이한승 (신라대학교 바이오식품소재학과)


오프닝


안녕하십니까. ‘과학, 미래를 열다’ 이한승입니다. 저는 오늘 DNA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흔히 유전물질이라고 불리는 DNA는 과학을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특히 어제인 4월 25일은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보고한 지 정확하게 6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지난 60년 동안 DNA를 이용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었고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이 발달하면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오늘은 DNA 연구가 이루어 놓은 업적과 새롭게 열어갈 미래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환갑을 맞은 DNA 혁명 : NGS와 NNGS 기술


왕년의 유명 축구선수 차범근씨와 그 아들 차두리 선수를 보면 매우 닮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요. 우리는 주변에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 외모나 성격 등이 매우 닮은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유전물질인 DNA가 발견되기 전부터 사람들은 무언가 아래 세대로 전해지는 어떤 특성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특성을 유전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한 결과, 20세기 초에 우리가 핵산이라고 부르는, 세포 핵 안에 들어있는 산성물질인 DNA가 유전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꼭 60년 전인 1953년 4월 25일, 미국 태생의 스물다섯 살짜리 어린 박사였던 제임스 왓슨과 그보다 12살이나 더 나이가 많았지만 박사 학위조차 없었던 영국인 프랜시스 크릭, 이 두 사람이 DNA의 구조를 밝힌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합니다. 이때로부터 소위 DNA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고 이 발견은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의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DNA는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생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생체물질은 단백질입니다. 단백질은 생체를 이루는 구성 물질일 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대사 반응을 촉매하는 주요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단백질들은 DNA로 구성된 유전자들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은 20가지나 되지만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사이토신(C), 티민(T)의 단 4가지 종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스무가지 서로 다른 아미노산의 서열을 분석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지만 4종류에 불과한 DNA의 서열을 분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매우 간단하고 쉽습니다. 이렇게 DNA 서열을 분석하는 방법을 DNA 시퀀싱(seuuencing)이라고 합니다. 현재 DNA와 관련된 기술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한 기술이 바로 이 DNA 서열분석, 시퀀싱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 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대학원에 처음 들어간 20년 전에 3천개의 DNA 서열을 분석하는데 딱 1년이 걸렸습니다. 그 방법은 생어(Sanger)가 개발한 생어 시퀀싱이라는 방법이었습니다. 그 몇 년 후에 DNA 자동서열분석기 (automatic sequencer)가 개발되면서 제가 박사학위를 졸업할 때 쯤에는 3천개의 DNA 서열을 분석하는데 1개월 밖에 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라는 말을 들어 보신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바로 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이 자동서열분석기를 이용하여 인간의 전체 DNA 서열을 분석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인간은 하나의 작은 세포, 그 중에서도 핵 안에 무려 2m 가까운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제가 대학원 초년생일 때 사용했던  실험방법으로 30억 개의 DNA 서열을 혼자서 읽었다면 10만년이 걸리는 정도로 방대한 양입니다. 그런데 DNA 구조의 발견자이자 DNA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임스 왓슨이 인간의 모든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하자는 제안을 했고 그 와중에 자동서열분석기가 개발되면서 10년이 조금 넘게 걸려서 2000년 3월에 인간 유전체 지도 초안을 발표했고 DNA 구조분석 50주년인 2003년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끝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3백만 개 정도의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는 미생물 하나의 전체 게놈을 밝히는데 걸리는 시간은 1개월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이러한 초고속 DNA 서열 분석 기술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여 13년이 넘게 수조 원 가까운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어 해냈던 인간 게놈 분석을, 현재는 수개월 정도로 단축하였고 그 비용도 천만 원이 채 들지 않을 정도로 감소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까요? NGS 기술보다 더 발전된 소위 3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NNGS, Next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염기서열 분석법은 소량의 DNA를 증폭해야 했으나 이  NNGS 기술은 아예 DNA 단일 분자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극소량의 DNA만 가지고도 염기서열의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방법이 상용화 된다면 개인의 유전체(게놈)을 100만원에 분석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결국 인간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 의학의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DNA와 유전학이 열어갈 미래, 맞춤 의학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가운데는 1997년도에 나온 <가타카>라는 영화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생명공학이 열어 놓은 미래를 그린, 가장 대표적인 영화인데요. 이 영화의 제목인 가타카(GATTACA)는 영화 속에서 우주 탐사를 하는 회사 이름이기도 하지만 DNA 염기 서열로만 이루어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DNA와 미래에 대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이 영화에서 그리는 미래는, 태어난 아기의 피 한 방울로 아기가 걸릴 다양한 질병의 확률을 알려주고, 머리카락이나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로 사람의 신분증을 대신하는 사회입니다. 바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죠. 영화는 영화이기 때문에 미래에 있을 수 있는 문제점을 강조하고 반성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만 우리의 미래에는 실제로 이러한 유전자 검사가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실 이미 미국에서는 신생아에 대한 약 서른 가지의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얼마 전까지 매년 그 해의 발명 50건과 그 해 최고의 발명품을 발표해 왔는데요. 지난 2008년에 선정된 최고의 발명품은 단돈 399불짜리 유전자 테스트 키트인 "트웬티쓰리앤드미(23andMe)"라는 희한한 이름의 제품에게 돌아갔습니다. 제품 이름의 23은 인간 염색체 쌍의 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해석해 보면 “23개 염색체 쌍과 나”라는 뜻입니다. 이 키트에는 작은 튜브가 하나 들어있을 뿐인데 제품 속 튜브에 침을 뱉은 후에 회사로 보내면 그 침으로부터 DNA를 분리하여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여러 가지 알려진 질병과의 연관성을 검사해줍니다. 이 키트가 특히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이 회사의 설립자 때문인데요. 그 사람의 이름은 앤 워지스키 (Anne Wojcicki)로 구글의 창업자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브린의 부인입니다. 아시다시피 구글은 전 세계적 인터넷 기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키트의 개발로 생명공학기술과 IT가 접목되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미 23andMe 외에도 내비제닉스(Navigenics), 디코드 제네틱스(deCODE genetics), 진 플래닛(GenePlanet) 등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해주는 회사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이러한 유전자 분석을 통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특정 질병, 예를 들면 뇌와 관련된 유전자만 분석해주거나, 당뇨병과 관련된 유전자만 분석해주는 서비스들도 더욱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소비자의 유전정보를 직접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Direct-to-Consumer, DTC 유전자 분석(Genetic testing)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업은 결국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 의학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이란 “개인의 특성을 개별적으로 조사해 이에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해 나가는 방법”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미래에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통해 그 사람에게 가장 알맞은 cure와 care (치료와 관리)를 제공하는 의학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약물의 효과는 개인 간에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한두 개 유전자 서열의 미묘한 차이로 인해서 단백질의 기능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개별 유전자들의 작은 차이들이 모여서 때로는 큰 형질의 차이를 만들고 심지어 심각한 질병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유전병들인데요.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 의학은 이러한 유전병을 치료하거나 관리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잘 알려진 예이지만 페닐케톤뇨증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막걸리나 다이어트 음료의 성분 표시를 보면 아스파탐이라는 감미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스파탐의 옆에는 꼭 페닐알라닌 함유라고 씌어 있는 것을 보실 수가 있는데요. 이는 페닐알라닌이라는 필수 아미노산을 대사하지 못하는 페닐케톤뇨증 환자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하기 위해서 표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페닐케톤뇨증은 대부분 12번 염색체의 페닐알라닌 수산화효소(phenylalanine hydroxylase)의 변이로 인해 생기기 때문에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병의 발병 가능성을 미리 진단할 수 있고 페닐알라닌 섭취를 조절함으로써 심각한 장애가 생기는 것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담배와 폐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인간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nicotinic acetylcholine receptor)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담배와 폐암의 상관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유전자로 밝혀졌습니다. 사람의 유전자는 염색체가 쌍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유전자도 두 개씩 존재하는데 이 유전자가 한 쪽에만 변이가 일어나면 폐암 발병율이 약 28% 더 높아지고 양쪽 모두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폐암발병률이 무려 81%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런 유전자 변이를 미리 진단함으로써 이 유전자를 둘 다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적극적으로 금연을 하도록 미리 경고할 수 있겠죠. 


앞서 말씀드린 차세대 및 3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법이 급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수많은 유전자들과 질병과의 상관관계가 밝혀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유전자의 기능이 밝혀질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유전자 분석은 수십에서 백여 종 정도의 유전자 분석에 그치고 있지만, 미래에는 훨씬 더 많은 유전자와 질병과의 관계가 밝혀질 것이고 이에 따른 개인 맞춤 의약품이나 건강관리 프로그램들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같은 질병이라도 원인 유전자에 따라 다른 약을 사용하는 것이죠. 아울러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통신 기술과 맞춤 의학이 접목된다면 스마트폰과 같은 정보 통신 기기를 통하여 개인의 유전정보를 원격 분석하는 세상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영화 <가타카>에서도 보았듯이 이러한 유전자 정보는 중요한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서 다뤄야 하고, 특히 개인의 유전자가 차별이나 배제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3. 인간과 미생물의 공존, Microbiome으로 건강한 사회


최근 들어 인간의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지난 2006년 12월 과학저널 네이처엔 비만과 장내 세균의 분포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놀라운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사람의 비만 정도에 따라 장내 세균의 종류가 달랐을 뿐 아니라 장을 깨끗이 비운 쥐에게 서로 다른 종류의 세균을 주입하였을 때 그 체중에 차이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비만의 원인이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장내에 갖고 있는 미생물에게도 있다는 것인데요. 우리는 흔히 우리 몸 속 미생물은 장내 미생물만 생각하지만 장내 미생물 외에도 피부나 구강, 배꼽 등 우리 몸의 다양한 곳에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러한 미생물들을 통칭해서 마이크로비옴(microbiome)이라고 부릅니다. 


마이크로비옴을 구성하고 있는 전체 미생물의 숫자는 인간의 세포 수보다 10배나 많고 그 미생물들이 갖고 있는 유전자의 개수는 인간의 유전자의 개수보다 150배나 많습니다. 따라서 지난 2008년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이은 인간 마이크로비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가 가동되어서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과 함께 사는 미생물들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미래에는 장내 미생물이나 구강 미생물을 조정하여 비만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구강 위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내 미생물을 조절하여 특정 약물이나 기능성 원료들의 흡수력을 높이거나 장에서 유독한 물질의 생산을 억제하거나 분해를 촉진하여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4. DNA를 이용한 정보 저장 


DNA는 생체 유전 정보 물질이지만 최근에는 DNA를 정보 저장의 소재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래에 DNA가 컴퓨터 하드 디스크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제가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 하드 디스크는 40메가바이트 짜리가 보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파일 하나가 40Mb를 넘는 경우가 많지요. 그만큼 정보의 양이 엄청나게 늘었고, 때문에 이런 정보들을 오랜 기간 동안 안정하게 보존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DNA는 컴퓨터 저장매체인 하드디스크나 자기 테이프보다 안정하고 데이터 집적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미래 정보 기록 매체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DNA는 수천 년전 미이라나 동물 사체 등에서도 잘 보존되어 발견될 정도로 안정한 물질입니다. 또한 DNA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세포 속의 핵 속에 무려 2m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콤팩트하고 고차원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1g의 DNA에 무려 46만장이 넘는 DVD를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궁극의 저장매체로 불리고 있습니다.  


DNA를 이용한 정보 저장은 2009년부터 시도되었지만 작년 8월 하버드 의과대학의 죠지 처치 교수가 자신의 책 <재창조:합성생물학은 어떻게 자연과 우리를 재발명하는가>(Regenesis: How Synthetic Biology Will Reinvent Nature and Ourselves)라는 책 전체를 DNA에 텍스트 파일로 저장한 것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논문으로 발표하여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유럽 생물정보학 연구소인 EBI(European Bioinformatics Institute)의 과학자들이 60년 전에 왓슨과 크릭이 발표한 DNA 구조에 관한 논문과 세익스피어의 연작시 전집과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마틴 루터 킹의 유명한 연설의 오디오 클립, EBI 연구소의 사진 등을 DNA에 저장하여 과학 저널 네이처에 보고함으로서 DNA가 미래의 저장매체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비록 지금의 기술로는 엄청난 비용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유전자 서열 분석의 비용이 지난 9년 동안 1백만 분의 1로 감소한 것을 생각해보면 언젠가 우리 후손들은 DNA로 된 하드 디스크나 저장 장치를 통해 선조들의 업적을 감상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클로징 


오늘은 이렇게 DNA 구조 발견 60주년을 맞아 DNA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알아 봤는데요. 이러한 기술들이 잘 사용되면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질병의 발병을 잘 관리하고, 질병에 걸렸을 때 맞춤 약품으로 치료하고,  몸 속 미생물들을 조절하여 비만이나 충치를 억제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와 아울러 혹시 모르는 유전 정보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인류의 지혜를 잘 모아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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