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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를 먹으면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될 수 있을까?

바이오매니아 2013. 8. 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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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근 효소액(발효액)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좀 썼습니다. 효소액이라고 보기 어렵고 발효도 거의 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최근 이와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에서도 잠깐 다루었고 지난 주엔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도 다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예전에는 발효액이 좋다고 방송한 적도 있다던데... -_-;;;) 

유일하게 먹다 실패한 음식 낫또 (출처: wikipedia)


그런데 효소 또는 단백질을 먹으면 그 단백질은 모두 소화가 되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것일까요? 물론 대부분의 단백질은 이론적으로 위와 소장에서 분해됩니다. 하지만 생물학에서 100%는 없는 법! 꼭 모든 단백질이 다 그런 것만은 아니고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흡수된다는 보고도 있지요. 이와 관련된 가장 큰 논쟁(?)이 낫또키나제 (nattokinase) 논쟁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콜라겐도 그렇다고 볼 수 있구요. 


Nattokinase는 일본의 청국장 비슷한 식품인 낫또에 들어있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입니다. (kinase라는 말 때문에 인산화효소로 오해하면 낭패입니다.^^) 그런데 이 낫또키나제를 먹으면 혈액 중의 낫또키나제 활성이 높아지고[각주:1] 혈액 응고 인자들이 감소한다는 보고[각주:2]가 있습니다. 과연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자세하게 공부를 한 바가 없어서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대신 무려 하버드 대학에 연구원으로 계신 제 후배님의 코멘트를 소개할까 합니다. 한 3년 전쯤 제 글에 달려있던 댓글입니다. 


좀 다른 얘기인데, 장 내 상피세포의 tight junction(TJ)은 기본적으로 세포간 간극을 탄탄하게 막아주면서 미생물이나 싸이트카인이 못 들어가게 막아주지만 세포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pearmeable large pores나 paracellular leak pathway가 간헐적으로 존재합니다. Caco-2와 같은 human intestinal epithelial cells의 monolayer가 분자량 몇 만이 되는 거대 단백질의 transport를 가능하게 하는 이유인데, endocytosis나 active transport 등과는 다른 종류의 물질 이동 통로가 되죠. Villi의 구조상 장의 epithelial layer를 뚫고 지나오면 connective tissue가 있고, 그 다음에 혈액과 만날 수 있는 endothelial layer는 세포를 '관통'해 지나가는 transcellular channel을 통과해야 하는데, endo의 transcellular transport는 잘 연구돼 있습니다. 


요는, 꼭 위장관에 상처가 있지 않더라도 매우 적은 양이나마 단백질 거대 분자가 intestinal barrier를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농도 구배 기반으로 움직이는 물질 확산 이동이므로 비특이적입니다, flux는 포도당이나 펩타이드를 불러들이는 능동수송이나 endocytosis보다 훨씬 적지만. 기작이 확실하진 않아서 교과서에 실릴 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barrier function 하는 사람들이 leak pathway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뭐 어려운 이야기를 간단히 하자면 장내 상피세포 사이를 비집고 매우 적은 양이나마 단백질 거대 분자가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는 이야기지요. 물론 아직 구체적인 기작까지 확실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저런 pore나 pathway가 있다면 낫또키나제나 콜라겐 섭취의 결과들을 설명할 수는 있을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공부를 좀 더 해봐야 하겠네요. 


물론 저런 경로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효소를 먹으면 우리 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고 대사가 엉망진창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을테니까요. 


  

  1. A pilot study on the serum pharmacokinetics of nattokinase in humans following a single, oral, daily dose. Altern Ther Health Med. 2013 May-Jun;19(3):16-9. [본문으로]
  2. Nattokinase decreases plasma levels of fibrinogen, factor VII, and factor VIII in human subjects. Nutr Res. 2009 Mar;29(3):190-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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