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포탈 사이트 대문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치약 11종에 대한 긴급 회수 뉴스가 걸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우린 이런 뉴스를 보면 자연반사적으로 분노하는 습관이 있는데 한 번 잘 따져보도록 하시죠.


사진 출처 : jTBC 뉴스(http://news.jtbc.joins.com/html/445/NB11320445.html) 캡처



1. 치약에서 검출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은 무엇인가요?


치약에서 검출된 성분은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 입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문제가 된 성분은 소위 구아디닌(guanidine) 계열의 화학물질인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와 PGH(Oligo(2-(2-ethoxy)ethoxyethyl guanidine chloride)입니다. 현재까지 PHMG와 PGH의 호흡독성은 거의 확실히 밝혀졌지만 CMIT/MIT의 유해성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안전하다고 하기 보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정도로 하지요. (알러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늘어나 최근에는 유럽도 점점 사용량을 줄여가는 추세이고 심지어 퇴출되는 분위기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문제제기는 알러지에 대한 것은 아니죠.)


2. CMIT/MIT를 치약에 넣어도 되는가요?


우리나라에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기사에 보시면 "미국에서는 치약의 보존제로 CMIT/MIT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 성분을 최대 15ppm까지 사용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세계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물질로 인정받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아마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없었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나라에서도 허가가 났을지도 모릅니다.


3. 그래도 국내에선 사용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치약 보존제로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만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허가되지 않은 물질이 들어간 것은 잘못이고 그러니 회수하는 것이 맞습니다. 게다가 국정감사 시즌이니 더욱 긴급히 회수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치약제조회사가 이 물질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치약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에 이 물질이 소량 함유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4. 치약 속에 얼마나 들어가 있었나요?


윗 기사에 보시면 "회수 대상 11개 제품에는 CMIT/MIT가 0.0022∼0.0044ppm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기준(15ppm)보다 약 수천 분의 1 수준으로 나온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식약처에서도 발표를 하면서 "치약 제품의 특성상 유해성은 없다"고 했답니다. 


5. 유해하지도 않은데 왜 긴급회수를 하나요?


그건 아마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전국민의 관심사이고 그 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극히 미량이라도 법적인 허용대상이 아닌 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을 골라내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자는 뜻이겠죠. 전 오히려 식약처가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칭찬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추가: 이 문제제기를 처음 한 분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인 듯하고 이에 대해 업체가 먼저 회수 결정을 했고 그 때서야 식약처가 이 사실을 인지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6. 치약에 보존제는 왜 넣나요?


원래 치약은 한 번 사면 오래 동안 계속 개봉한 채로 사용하기 때문에 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존제는 그걸 막기 위해서 넣는 것이죠. 사실 저 뉴스를 보면서 혼자 살짝 웃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허용되고 있다는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의 이름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파라벤입니다. 2년전 역시 국감 시즌에 발암물질 어쩌고 크게 논란이 되었던 바로 그 물질 말입니다. (그런데 왜 파라벤이라고 쓰지 않았을까요? ㅎㅎ) 벌써 다 까먹으셨죠? 그럼 옛 포스팅을 읽으시면서 복습해 보시죠.^^ 


[팩트체크] 커지는 '치약 공포증'…발암물질 논란, 진실은?





7. CMIT/MIT는 정말 안전한가요?


솔직히 그걸 누가 장담하겠습니까마는 지금까지 많은 제품에서 사용해왔던 것이고 섭취나 피부 접촉으로 인한 독성은 다른 살균제들보다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였습니다. 심지어 유럽에선 친환경 세제에도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얼마전 화장품과 물티슈에서 이 성분들이 검출되어 회수된 뉴스가 난 적도 있는데 그 때도 적발된 59개 제품 중에 국내 제품은 18품목이었던 반면 수입 제품은 41품목으로 외국 제품이 더 많았습니다. 그만큼 외국에서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겠죠. 물론 그 사실이 절대적 안전성을 보장하진 못합니다만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PHMG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물티슈에 사용했던 물질입니다. 그리고 저런 보존제를 넣지 않으면 기사에서 처럼 물티슈에서 엄청난 수의 세균 (40만 CFU/g)가 검출되기도 하는 것이죠. 그럼 넣는 것이 좋을까요, 빼는 것이 좋을까요? 



결국 물질의 안전성은 노출량과 노출 방식이 중요한데, 치약의 경우는 우리가 삼킬 수 있으니까 더 걱정이 되겠지만 호흡하는 것이 아니고 그 양도 매우 적기 때문에 그렇게 염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조용히 교환하시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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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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