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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김용선 교수논문 간단 리뷰 - 프리온 단백질과 다형성 (Polymorphism)

바이오매니아 2008. 5.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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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논란으로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좀 더 쉬운 예를 들면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polymorphism (다형성)이죠. 인간 (Homo sapiens)이라는 단일 생물종은 인종에 상관없이 유전자의 배열이 (거의) 같은데, 하지만 생긴 것은 다 다릅니다. 이것이 바로 다형성 때문입니다. 유전자의 배열, 예를 들어 유전자 A, B, C, D 의 순서는 같아도 그 유전자 A, B, C, D를 구성하는 염기서열은 약간의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아미노산순서도 약간씩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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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간에, 같은 인종, 게다가 유전적으로 비슷할 가능성이 높은 같은 강씨지만
전혀 다른 표현형이 나타나는 이유는 바로 polymorphism (다형성) 때문이라는 말씀!)



(인간)광우병 유발물질로 알려진 프리온 유전자의 129번째 코돈이 메티오닌을 코딩하느냐 발린을 코딩하느냐에 따라 인간광우병에 더 잘 걸릴 수 있느냐, 아니냐는 논쟁이 열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한림대 김용선 교수팀이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2004년도에 발표한 논문, Polymorphisms of the prion protein gene (PRNP) in a Korean population 이 있습니다. 저는 광우병 논란에 있어서 그 위험성에 대한 과장이 좀 심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문제는 과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129번 코돈 (실제로 이는 유전자의 triplet이므로 프리온 단백질의 129번째 아미노산)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쉽게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129번 코돈의 다형성은 단순히 CJD 뿐만이 아니라 알쯔하이머 등의 다른 neurodegenerative 질병 (신경퇴행성 질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논문들이 나와 있기 때문에, 이게 특별히 vCJD에 연관된 것인지, 아니면 알쯔하이머나 CJD같은 아밀로이드 플레이크 (amyloid plaques) 형성에 의한 neurodegenerative 질병의 일반적 현상의 일부인지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무튼 논란이 되고 있는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니 한가지 더 흥미로운 것이 있는데, 129번 아미노산 뿐만이 아니라 219번 아미노산이 글루탐산이냐 라이신이냐에 따라서도 sCJD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보통의 프리온은 글루탐산인데 라이신을 가지고 있으면 프로테인 X와 결합하여 CJD를 억제(방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The Lys allele appears to protect against CJD by binding to protein X. This binding appears to prevent PrPC from being converted into PrPSc (Kaneko et al. 1997).

Kaneko K, Zulianello L, Scott M, Cooper CM, Wallace AC, James TL, Cohen FE, Prusiner SB (1997) Evidence for protein X binding to a discontinuous epitope on the cellular prion protein during scrapie prion propagation. Proc Natl Acad Sci USA 94:10069–10074

그런데 그것 말고도 171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라진인가 세린인가도 중요하다고 하고, 다른 논문들에도 다른 아미노산의 변이들이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 많이 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한 아미노산의 변이가 큰 변수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129번 아미노산만큼 극적인 것은 없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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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김용선 교수팀의 논문의 결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자료가 윗 테이블입니다. 한국인 529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본 결과 129번째가 M/M이고 219번째가 Q/Q (실제는 E/E, 아래 box설명 참조)인 사람이 86.7%라고 하는군요. 조금 조악하게 말해서 “최악의 경우” 광우병이 좀 더 쉽게 발병할 수 있는 사람인 셈입니다.

여기서 잠깐!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논문의 실수가 있는데, 글루탐산 (Glu)의 약자는 Q가 아니라 E 입니다. Q는 글루타민이구요. 지난 번 포스트의 프리온의 아미노산 서열을 보시면 219번이 E 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Q라고 나와 있어서 뭔가 제가 알지 못하는 의미가 있나 해서 열심히 찾아봤는데 아무래도 실수로 보입니다. 이런 중요한 논문에 아미노산 약자를 잘못 쓰는 실수를 하시다니… 저희 과 2학년 지난 중간고사 시험문제였는데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프리온 129번의 타입이 M/M이면 vCJD, sCJD의 발병 가능성이 조금 더 높거나, 잠복기가 짧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90%를 상회하는 한국인에게는 좀 더 주의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129번째 아미노산 뿐만이 아니라 219번째, 171번째 아미노산등 다른 아미노산의 변이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므로 역시 좀 더 많은 연구를 해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단순한 문제일지라도 과학적으로는 언제나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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