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민건강영양조사란 무엇인가?
국민의 건강과 영양 수준에 관한 국가대표통계로서 건강설문조사, 검진조사, 영양조사로 구성되며,
1) 흡연, 음주등의 생활 습관
2) 식습관과 관련된 영양
3) 각종 질변 빈도의 만성질환
4) 삶의 질, 이렇게 네가지 분야의 국가통계
제1기(1998), 제2기(2001), 제3기(2005)에 이어 제4기(2007-2009) 조사를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하여 국민건강과 영양에 관한 추세를 볼 수 있는 중요한 통계자료입니다.
2. 이번 통계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특히 이번 4기 조사는 과거 일정시점에 단기간 조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무휴로 매주 약 200-250명씩 3년간 약 3만명 가량을 건강설문조사, 검진조사, 영양조사의 방식으로 조사하는데 그 중 2007년 결과를 중간발표한 것입니다.
3. 가장 관심가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일단 전체적으로 보면 언론 보도가 가장 많이 된 것인데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비만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고지혈증과 같은 서구형(선진국형) 질환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 반대로 긍정적인 면은 전체 흡연인구나 B형 간염 발병자수 같은 경우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이 결과를 가지고 총평을 하자면 우리나라의 건강지표들도 점점 선진국화되어간다는 면에서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하겠구요. 하지만 여성들 보다 남성들에게 문제가 좀 많다는 면에서 남성들이 건강과 영양에 좀 더 신경을 쓰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비만율 증가가 뉴스에 많이 보도되었는데요?
보통 비만여부를 재는 측정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학술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체질량지수라고 불리우는 BMI (Body mass index)지수입니다. BMI는 보통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요, 몸무게는 kg, 키는 미터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몸무게 80kg에 키가 180cm인 경우는 80/(1.8)2으로 계산을 해야 하지요.
이 때 BMI값이 18.5 이하는 저체중, 18.5-25는 정상, 25이상은 과체중(비만), 30이상은 (고도)비만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값은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분류하고 있지요. 하지만 서양에서는 과체중은 사실 비만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도비만이라고 하는 것, 즉 체질량지수 30이상이 진짜 비만이죠.
우리나라 성인 중에서 비만과 고도비만 (BMI≥25)을 합친 사람의 비율은 약 31.7%로 지난 10년간 5.7% 정도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남성의 경우는 36.2%로 지난 10년 동안 11.1% 증가했고 여성의 경우는 26.3%로 지난 10년 동안 거의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이걸 보면 확실히 남성들이 좀 더 자기관리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체 : 26.0%(’98) → 29.2%(’01) → 31.3%(’05) → 31.7%(’07), 10년간 5.7% 증가
․남자 : 25.1%(’98) → 31.8%(’01) → 34.7%(’05) → 36.2%(’07), 10년간 11.1% 증가
․여자 : 26.2%(’98) → 27.4%(’01) → 27.3%(’05) → 26.3%(’07), 10년간 0.1% 증가
- 고도비만(BMI≥30kg/m2) : 2.3%(’98) → 3.1%(’01) → 3.5%(’05) → 4.1%(’07), 10년간 1.8% 증가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나이가 들어서 50대가 넘어가면 남녀 비만의 비율이 같아지고 그 이상 연령대에서는 오히려 여성 비만인구가 더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외모지상주의, 특히 젊은 여성 외모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고도비만만 본다면 전체 인구의 4.1%인데 OECD 평균은 14.6% 정도이고 사실 미국은 고도비만인구가 32.2%로 우리나라 비만인구보다도 높습니다. 그래서 전세계 OECD 국가중에 우리나라는 고도비만율이 낮기로 세계 2위, 미국은 높기로 세계 1위지요. 비만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일본입니다.
5. 그래도 흡연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인데요?
그렇습니다. 만 19세 이상 전체 흡연자는 25%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것입니다. 남성중에서 흡연자의 비율은 전체의 약 45%정도로 10년 전 조사결과 66.9%보다 약 21% 이상 줄었습니다만 아직도 미국 남성흡연자 비율인 23.9%에 비하면 두배 가까이 높은 편입니다. 여성의 경우는 현재 흡연자가 5.3%로 10%년 전보다 1.2% 감소했습니다만 미국 여성흡연자 비율 18.0%에 비하면 많이 낮은 편입니다. 아무튼 흡연자가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요.
․남자 : 66.9%(‘98) → 60.9%(’01) → 51.6%(’05) → 45.0%(’07), 10년간 21.9% 감소
․여자 : 6.5%(‘98) → 5.2%(’01) → 5.7%(’05) → 5.3%(’07), 10년간 1.2% 감소
․소득수준에 따른 현재 흡연율(’07) : 하위 25% 31.1%, 상위 25% 20.0%
- 시작연령
․남자 : 20.8세(‘98) → 20.6세(’01) → 19.7세(’05) → 19.1세(’07), 10년간 약 1.7세 감소
․여자 : 29.3세(‘98) → 29.9세(’01) → 28.0세(’05) → 25.7세(’07), 10년간 약 3.6세 감소
- 간접흡연
․직장 : 51.0%(’05) → 37.4%(’07), 2년간 13.6% 감소
․가정 : 44.8%(’05) → 14.6%(’07), 2년간 30.2% 감소
6. 더 바람직한 간접흡연 감소추세
더 바람직한 경향은 간접흡연이 줄어들고 있는데 특히 가정에서 간접흡연하는 사람이 14.6%로 2년전 44.8%에서 30.2%나 줄었습니다. 즉 남성들이 집 안에서 점점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되었다는 의미도 되겠죠. 직장에서의 간접흡연도 37.4%로 2년전의 51.0%보다 13.6% 줄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직장에서는 업무 스트레스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여건 상 간접 흡연하시는 분들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남성들의 문제점 한가지 더, 음주.
우리나라 남성들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흡연비율이 높고, 비만비율이 높아진 것과 아울러 한가지 더 문제는 음주율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월간음주율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비율)이 57.2%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2년전의 54.6%보다 약간 높아진 수치이고 미국의 54.7%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이 마시는 수준 정도로 보입니다.
- 고위험음주 빈도(1회 이상/월) : 44.8%(’05) → 47.8%(’07)
- 연간 1인당 알코올 소비량 : 7.9ℓ('01) → 8.5ℓ('02) → 8.6ℓ('03) → 8.3ℓ('04) → 8.1ℓ('05)
※OECD Health Data,
2008하지만 이 통계를 남, 여 통계로 다시 잡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는데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의 월간음주율은 73.9%로 미국의 62%보다 약 12% 가량 높습니다. 반면 여성들의 월간음주율은 39.9%로 미국의 47.6%보다 약 8%가량 낮게 조사되었습니다. 결국 남성들의 음주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꽤 높은 편이고 이런 것이 비만율이 높게 나오는 것하고도 연관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8. 그러면 여성은 안심해도 되나요? NO!!!
하지만 사실 여성분들의 음주경향이 사실 상당히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고위험음주 빈도라는 것이 있는데요. 한번의 술자리에서 7잔(또는 맥주 5캔 정도) 이상을 마시는 남자 또는 한번의 술자리에서 5잔(또는 맥주 3캔 정도) 이상을 마시는 여자의 통계인데요. 이를 보면 남성의 경우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는데, 여성의 경우는 지난 2년동안 22.6%에서 28.7%로 약 6.1% 증가했습니다. 그러므로 여성의 음주율이 외국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술을 드시는 여성분들 음주량은 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9. 영양적인 측면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나트륨섭취
그 다음으로 식생활에 관련된 항목을 좀 살펴보기로 하죠. 영양에 관련된 지표들은 사실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흔히 섭취 칼로리(열량)라고 이야기하는 에너지 흡수에서는 필요추정량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필요추정량을 100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은 87.5% 정도로 에너지 섭취가 과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이게 우리나라 비만율이 적기로 세계 2위를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반찬문화가 있어서 대체적으로 영양섭취는 고른 편인데요. 하지만 언제나 지적당하는 한가지, 바로 나트륨 섭취입니다. 우리나라 나트륨 섭취량은 충분섭취량 (상한기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무려 311.5, 그러니까 3배 이상을 과다섭취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트륨 과다섭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영양적 문제인데요. 소금뿐만이 아니고 간장, 된장 등 우리나라 식재료에 소금이 빠지지 않는데다가 대부분의 반찬과 국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갑니다. 의식적으로 조금 덜 짜게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더 문제는 칼륨 섭취량은 부족하다는 것이죠.
10. 칼륨은 왜 더 먹어야 하나요?
칼륨은 나트륨과 길항작용을 하는 물질로서 우리 세포에서 세 분자 나트륨 이온이 빠져나가면 그 카운터파트로 두 분자의 칼륨 이온이 들어옵니다. 이 때문에 칼륨이 나트륨 함량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고 혈압강하, 신장결석 위험을 감소시키며 뇌졸중 위험을 줄이고 골밀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들이 관심을 끌었고 심지어 소금(NaCl)에 KCl을 섞은 저염소금이나 저염간장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칼륨섭취량은 충분섭취량의 56.8%에 밖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칼륨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은데, 주의할 점은 칼륨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칼륨이 많으면서 나트륨이 적은 것을 드시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보통 다양한 곡류에는 기본적으로 칼륨이 적당량 들어있고, 양송이, 아욱, 근대, 시금치, 죽순, 부추, 쑥갓, 참취, 물미역, 미나리, 쑥 등이며 과일 군중에는 바나나, 참외, 멜론, 천도복숭아, 토마토, 체리토마토, 곶감, 키위 등이 고칼륨 식품입니다. 참고로 오이는 대표적인 저칼륨 식품입니다.
하지만 투석이 필요한 심한 신부전증 환자에게는 칼륨섭취가 지나치면 치명적이라고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소위 “고칼륨혈증”이라는 병입니다. 이는 신장이 칼륨 배설을 제대로 못해서 피 속에 칼륨이 고농도로 존재하는 병인데, 근육의 힘이 약해질 뿐 아니라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하면 심장이 멎는 등 생명을 위협한다고 하는군요. 심한 신부전증 환자들은 야채나 과일도 조심해야 합니다. 얼마전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옥수수수염차 같은 고칼륨 함량 식품에 신부전환자들을 위한 경고문을 넣자고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옥수수수염차를 마시고 정상적인 성인이 문제가 되려면 하루 106병을 마셔야 하므로 심각한 신부전증 환자가 아니시면 걱정마시고 칼륨섭취를 늘리시고 나트륨 섭취를 줄이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1. 나트륨과 칼륨말고 다른 것은? 칼슘섭취량이 줄고 있는 것도 문제!
영양섭취와 관련해서 마지막 문제는 칼슘섭취량이 계속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권장섭취량을 100으로 놓았을 때 우리나라 성인들의 칼슘섭취량은 63.6%에 불과하고 10년전 조사에 비하면 10년간 7.5%나 감소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칼슘은 뼈와 치아의 구성성분이고 근육의 수축과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 심장 박동의 조절, 혈액 응고 작용 등에 관여하는 주요 영양소입니다. 칼슘의 섭취에 좋은 것은 다시마와 톳과 같은 해조류, 치즈나 우유 등 낙농제품, 케일,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 채소들이라고 합니다.
12월에 이 통계와 관련된 좀 더 자세한 보고서가 발간된다고 하니까 그 보고서가 공개되면 오늘 못 다한 이야기들, 특히 질병관련 이야기들까지 묶어서 한 번 더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흡연, 음주, 비만, 그리고 영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연말은 여러 가지 모임과 술자리가 많아서 건강을 소홀히 하기 쉬운 시기인데 지나친 음주나 회식보다는 의미있는 시간들을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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