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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이 없는 무법과 불법의 세상 Chicago (2002) ★★★★

바이오매니아 2009. 6. 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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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과 불법을 비웃는 춤과 노래 한 마당 ★★★★

"야, 어떻게 좋은 사람은 하나도 안나오냐?"

도덕이라는 것이 상대적이 되어버린 요즘에 과연 이런 감상이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부쩍 다시 생각나는 이 영화, 시카고. 죽을 만한 남자들, 그들을 죽인 여자들, 돈만 주면 여론을 조작해서 그 여자들을 살려주며 살아가는 변호사, 그 변호사와 짝짜꿍이 되어 놀아나는 언론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그나마 록시 하트(르네 젤위거)의 남편인 에이머스 (John C Reiley) 정도가 그나마 좀 나을까 싶지만, 그 역시 아내에게 배반당하는 바보같은 인물, Mr. Cellophane (보이지도 않는 투명한 존재라는 뜻으로 에이머스가 부른 노래의 제목)이다.

Chicago - Mr. Cellophane by John C. Reiley

1930년대 전후의 시카고. 알 카포네, 금주법, 밀주, 언터처블 같은 것들이 생각나는 그 도시. 그 도시에는 남자를 죽인 여자들이 득시글 거리고 그 여자들을 이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또한 득시글 거린다. 유명한 클럽 쇼걸인 벨마 켈리(캐서린 제타 존스)는 동생과 놀아난 남편을 살해하고, 벨마 켈리를 동경하던 록시 하트(르네 젤위거)는 자신의 꿈을 이용한 내연남을 살해한다. 교도소의 여간수인 메이트린 마마 모튼의 도움으로 돈만 밝히는 시카고의 유명 변호사 빌리 플린 (리차드 기어)를 소개받은 록시 하트는 빌리 플린의 언론 플레이 덕택에 무죄를 선고받고 벨마 켈리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꿈을 이룬다. 

유죄와 무죄의 경우를 모두 상정해서 호외를 준비한 신문사


유명한 뮤지컬 영화답게 음악이 좋은 것이야 당연한 것인데 돈만 밝히는 빌리 플린이 All I care about is love라고 울부짖는 All I care about은 이 영화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곡은 아래의 We both reached for the gun이다. 돈만 밝히는 변호사 빌리 플린이 기자들 모아놓고 록시 하트의 변론을 하면서 언론와 자기 의뢰인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버리는 장면을 너무 잘 표현한 장면인데 르네 젤위거의 연기, 리처드 기어의 노래, 무대 효과 등이 정말 뛰어나다.

Chicago - We both reached for the gun by Richard Gere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보이는 연출에 있는데, 얼핏보면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의 사건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 같지만 달리 보면 뮤지컬 배우인 두 여자의 공연 속 스토리 같기도 하다. 전자로 해석하면 맨 마지막 두 여인의 공연은 록시의 상상인 것도 같고 아니면 실제인 것도 같은데, 후자로 해석하면 실제는 없고 처음부터 다 가짜같기도 하다. 어쩌면 선과 악이 모호하고 정의와 불의가 모호한 세상 을 이렇게 모호하게 그린 듯하기도 하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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