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도다리, 가을 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라는 말이 있듯이 가을에는 전어를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산에서도 보통 8월말 9월초에 명지전어축제를 하는데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남 광양, 장흥, 보성, 충남 서천, 무창포 등 각지에서 전어축제 행사를 갖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전어도 브레인 푸드(?)의 일종인 “등푸른 생선”입니다.  

올 해 수능이 11월 12일 목요일이니까 딱 보름이 남았는데 아마 지금부터 슬슬 수능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는 건강관련 뉴스가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마 그와 관련해서 수험생이 먹으면 좋은 음식, 소위 브레인 푸드에 대한 뉴스도 분명히 나올 텐데 그 중에 대표적인 식품으로 거론되는 것이 등푸른 생선입니다. 등푸른 생선은 얕은 바다에 살아 깊은 곳에 사는 흰살 생선보다 근육이 단단하고 지방함량이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 등푸른 생선하면 참치(참다랑어), 꽁치, 정어리, 고등어 등을 주로 생각하는데 전어(Konosirus punctatus, Konoshiro gizzard shad)도 분류학적으로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등푸른 생선입니다. 보통 전어는 산란기가 봄에서 여름까지인데 산란기에는 지방성분이 적어서 맛이 덜하고 산란기가 끝나는 가을이 되어야 제철이라고 합니다. 

2. 옛부터 전어에 대한 속담이나 기록도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형님이신 정약전 선생님이 쓰신 해양생물학도서인 <자산어보>(1814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생물학 서적)에는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조선 말기 실학자 서유구 선생(徐有榘, 1764 ~ 1845)이 지은 농업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에는 “가을 전어 머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기록과 함께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한양에서 파는데, 사는 사람들이 돈을 따지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불렀다”는 어원도 나와 있다고 합니다. 

이런 기록들이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기름기가 많다는 것인데, 전어의 고소한 맛은 이 지방성분의 함량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을전어에는 봄보다 3배 이상의 지방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니까 가을에 전어를 먹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전어 (コノシロ, 子の代)태우는 냄새는 사람 시체 태우는 냄새와 비슷하다는, 우리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일본 위키에 따르면 전어의 일본어 코노시로(子の代, 자식 대신)라는 이름의 전승은 다음과 같습니다. 옛날 한 부족(나라)의 장자에게 아름다운 외동딸이 있었는데 옆부족 관리가 그 여자를 처음보고 반해서 결혼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딸에게는 애인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모는 "딸은 병으로 죽었다"고 사신에게 이야기하고 딸의 시신 대신 물고기를 관에 넣고 사신 앞에서 화장을 해보였답니다. 당시 관에 넣은 것이 태우면 사람태우는 냄새가 나는 물고기인데 이 냄새를 맡고 사자들은 딸이 정말 죽었다고 납득하고 자기 나라로 떠났다고 합니다. 그 후 아이의 희생양이 된 물고기를 코노시로 (자식 대신)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고소하다고 생각하는 전어 굽는 냄새가 사람 시체타는 냄새라니... 역시 냄새나 맛은 과학으로 판단하기에는 문화적인 bias가 심하죠.

이 맛있는 구이 냄새가 사람 태우는 냄새라니... (Photo by 각얼음)



3. 몸에 좋다는 오메가-3 지방산, 전어에도 있나요?

등푸른 생선이 소위 브레인 푸드로 알려진 이유가 오메가-3 지방산, 그 중에서도 DHA 때문인데요. DHA는 뇌세포의 구성물질이며 뇌세포 지방산의 10%, 뇌내 해마(기억 형성과 공간 인지에 관여하는 뇌세포영역)의 25%를 차지하고 뇌간문(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할 수 있는 물질입니다. 때문에 DHA가 태아나 유아의 두뇌 발달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청소년들의 지능이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아직까지 증거가 조금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DHA 섭취는 시력이나 아토피, 알츠하이머 병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들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많은 분들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 데이터들이 모아져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오메가-3 지방산의 가장 확실한 기능성은 심혈관계 질환, 특히 관상동맥질환 예방효과입니다. 

전어는 고등어나 다른 생선에 비해서 지방의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비만 걱정을 덜해도 되고 지방의 상당수가 DHA나 EP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적당히 먹기에는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오메가-3 지방산을 너무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혈액응고가 잘 안되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내가 먹어본 최고의 전어회 (해운대 ㅎㅅㅁ)


4. 뼈째 먹는 전어, 칼슘섭취에 좋다.

보통 전어는 회로 먹거나 구이로 먹는데 특히 회로 먹을 때는 “뼈째 썰기(背越(せごし)”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어는 가시가 많아서 가시를 발려서 먹기가 매우 귀찮은 생선이라 뼈째 오도독 씹어 먹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이렇게 뼈째 먹으면 칼슘 섭취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어회의 경우는 가식부 100g 속의 칼슘양이 210mg으로 같은 양의 우유의 약 2배 정도 됩니다. 보통 칼슘의 대장은 멸치인데 멸치 속에 칼슘양은 가식부 100g당 509mg 정도로 전어의 2.5배이지만 전어의 칼슘양은 고등어보다는 7배 정도 높습니다. 

5. 비린내 때문에 전어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보통 지방 성분이 많은 등푸른 생선들은 비린내가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싱싱한 전어의 경우엔 비린내가 거의 안 난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린내에 민감하신 분들의 경우에는 전어를 꺼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그런 경우엔 보통 술이나 식초를 살짝 뿌려서 조리를 하거나 깻잎과 같이 드시면 비린내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초장은 고소한 맛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된장과 같이 먹는 편이 좋다고 하는데 맛은 사실 과학의 영역보다는 문화의 영역이 강하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 지어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맛있는 음식은 좋은 사람과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죠.

6. 전어를 구워 먹을 때는 껍질째 먹어라???

과거 음식이 귀하던 시절에는 예쁘고 깨끗한 부위를 고급으로 쳤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소화가 잘 안되는 난소화성 거친 음식들이 영양이 더 고르고 균형잡혔다고 해서 소위 rough food가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은데 과일이나 채소의 껍질뿐만 아니라 생선도 껍질째 드시는 것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어뿐만 아니고 대부분의 생선의 경우 비타민 성분이 많은 부위는 껍질부위입니다. 전어의 껍질부위에도 비타민 B2, B3 (나이아신=니코틴산), B6 등이 상당량 함유되어 있다고 하므로 껍질째 드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보통 전어구이의 경우는 아예 머리부터 통째로 다 먹는 경우가 많지요. 

아무튼 대부분 전어축제들이 9월초에 시작하지만 실제로 전어가 가장 맛있는 철은 11월이라고도 하니까 올 가을이 가기 전에 전어 한 번 드셔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