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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판결에서 오늘 논란이 된 부분

바이오매니아 2010. 1. 20. 22:39
소위 과학 블로거들 사이에서 오늘 판결에 대해서 다양한 말이 나오고 있군요. 특히 이 기사의 한 부분 때문입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와 관련해 명예 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MBC PD수첩 선고 공판에서 법원이 PD수첩의 보도 내용 가운데 미국인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vCJD)에 걸려 사망했거나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 부분이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한 경우 인간 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 가량 된다는 보도 내용도 전체적으로는 사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저 부분 때문에 이번 판결이 오류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시는데, 과연 법원은 어떤 판결을 했을까요? 저도 뭐 판결문을 보진 못했으니까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만 관련된 다른 뉴스들을 종합해보면 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법원 “MM형 94%=발병확률 94%” 과장일 뿐 

PD수첩은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 가량 된다”고 방송했다. 한국인의 프리온 유전자 129번형이 MM형인 확률이 94%라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다. 검찰은 “한국인 중 약 94%가 MM형이라고 하더라도,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이 94% 가량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판결문에서 “보도내용 중간에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 가량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기는 하나 이는 전후 문맥에 비춰 과장되거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보이므로, 이 부분 보도내용은 중요한 부분에 있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어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내용이 진실과 약간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허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제 나름대로 정리해보하면, 보도 내용 중에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 가량 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건 논문을 잘못 이해했거나 과장된 표현이다. 하지만 한국인이 광우병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중요한 부분)은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될 수 있기 때문에 허위라고 볼 수 없다, 뭐 이런 뜻으로 보입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논점 하나! 과장 또는 잘못된 이해를 처벌해야 할까요? 물론 때에 따라서는 해야 할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만일 이번 사건에서 이를 처벌해야 한다면 아마 프리온 600도 불멸설, 광우병(BSE)와 인간광우병(vCJD)을 혼동해서 사용한 수많은 기자들이 다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아니 저 문제의 시발이 된 김용선 교수의 논문에서도 아미노산 글루탐산의 약자를 글루타민의 약자로 잘못 표기했는데 그것도 누군가의 마음에 안들면 처벌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담당검사는 스스로 무리한 수사라고 그만두고 나가버리기까지 했죠. 그러므로 PD 수첩의 몇가지 (중대하지만 잘 몰랐을 수 있는) 실수들을 가지고 기소를 했다는 것은 넌센스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된 이유는 법원의 판결을 YTN이나 다른 뉴스들이 "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한 경우 인간 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 가량 된다는 보도 내용도 전체적으로는 사실이라고 판단"했다고 썼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PD수첩이 행한 오류(잘못된 이해)를 다른 언론들이 똑같이 보여주는 것이죠. 

포스팅을 올리려고 하다가 모 게시판을 보니 한겨레신문에서 판결내용을 정리한 내용이 있네요.


다. MM형 유전자 관련 보도

이 부분 보도 내용 전체 취지는 ‘한국인이 코돈 129번의 유전자형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 유전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으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어 허위라고 볼 수 없음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에 이른다는 부분은 전후 문맥상 다소 과장되거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임) 

물론 뭐 저 가능성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만, 저는 이미 그 이유를 여기서 다 이야기 했으니까 재론할 필요는 없겠죠. 언론들이 얼마나 부정확한 말들을 사용했는지는 아마 이 포스팅(광우병 신문기사 첨삭지도)를 참조하시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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