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액상과당, 오늘은 설탕인가요?(논문을 보니 설탕이 아니라 포도당과 과당이군요. 뭐 그게 그거지만.) 오늘자(8월 14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의 원문은 접속이 안되어서 네이처의 해설 기사만 읽었네요.
‘Safe’ levels of sugar harmful to mice (안전한 수준의 당도 쥐에게 해롭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설탕(당)의 해악과 관련된 연구들은 지나치게 과량의 설탕(또는 당)을 사용한 문제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 논문은 보통 미국에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최고 용량을 쥐에게 먹여서 실험을 했다는군요. 그게 얼마냐, 하루 칼로리의 25%를 당으로 섭취하게 만드는 것이죠. 사람으로 따지자면 매일 하루에 청량음료 3캔에 해당한답니다. 물론 우리 기준에는 좀 높다고 생각되지만 세계 최고 비만국인 미국에서 당을 그정도로 섭취하는 사람이 전체 미국인의 13-35% 정도라는군요.
그런데 실험방법이 매우 흥미롭고 독특합니다.(네이처 기사의 댓글을 보시면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구자들은 야생쥐 한쌍을 잡아서 그 자손들을 기른 다음 26주간 설탕(이 아니라 포도당과 과당인가 봅니다!)을 먹이고 컨트롤로는 옥수수 전분을 먹인 쥐와 함께 같은 공간에 풀어 놓은 후 경쟁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러자 암컷들의 사망률이 2배 높았고 수컷의 영토 지배율과 자손수는 4분의 1정도 낮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대조군 쥐들이 같은 야생쥐 한 쌍의 자손인지 아닌지가 기사만 읽어서는 불명확합니다.ㅠㅠ) 아마 이 연구자들이 진화생물학자들이기 때문에 자연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보기 위해 이런 방식의 실험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연구진이 쥐를 키웠던 곳 (from supplementary Information)
흥미로운 것은 당을 많이 먹인 쥐와 아닌 대조군 사이에 몸무게나 인슐린 수준이나 다른 다섯가지 건강 관련 지표들(아마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혹자는 우리가 보통 측정하는 지표만 갖고는 설탕의 해악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실험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두가지 가능성이 다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연구진은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설탕의 기준치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이런 방식의 실험으로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는 다른 연구자들의 의견을 좀 들어봐야겠습니다. 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가는 점이 많네요. 물론 지나친 설탕(액상과당, 벌꿀 등등)의 섭취는 누가 뭐래도 해롭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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