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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가치>(예문당, 서은경 외 10인), 그리고 음식 담론의 다양성

바이오매니아 2018. 11. 3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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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라는 단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무엇을 하든지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무엇에 의해 움직이냐고 제게 묻는다면 저는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고 대답합니다. 


음식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여기 음식 분야 대표적 이빨(?)인 10명이 생각하는 음식의 가치가 있습니다. 


즐겁게 즐기며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는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김성윤, 기자)

'소통'입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더불어 행복한 음식'입니다. (문정훈, 식품비즈니스 교수)

'손님과 셰프를 만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훈, 셰프)

제대로 된 밥상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박종숙, 한식전문가)

늘 가족공동체를 먼저 챙겼던 아버지와의 추억입니다. (이도헌, 양돈업자)

함께 나누는 월향만의 외식경영을 이루어내는 일입니다. (이여영, 외식사업가)

제 몸에 맞고 적당히 먹고 즐겁게 먹는 것 그리고 행복하게 먹는 그 순간 (최낙언, 식품공학자)

'먹었을 때 즐거운 것'입니다. (정재훈, 약사)

'인간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조완일, 관능평가전문가)


10인의 음식 탐구자가 말하는 음식의 가치


솔직히 저자 여러명이 나눠 쓴 공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저 수월성을 위해서 파트를 나눠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릅니다. 한 명의 저자가 강연을 정리하고 인터뷰했기에 나름대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연 내용뿐만 아니라 강연자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합니다. 10명의 강연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마치 2학점짜리 수업을 하나 들은 것 같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강연들이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강연자들의 선정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음식의 가치> 10명의 저자들과 그 주제



하지만 이 책의 기획을 처음 들었을 때 제가 제일 먼저 생각했던 건 바로 <솔직한 식품>의 저자 서문이었습니다. 그 서문은 식품과 관련된 8가지 직업(셰프, 생산자, 맛칼럼니스트, 맛집블로거, 식품영양학과 교수, 식품공학과 교수, 의사, 과학자)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식품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시작합니다 (여담이지만 원래 전통음식 명인과 음식인문학자 포함 10명이었는데 편집 과정에서 삭제!). 그런데 바로 이 책 <음식의 가치>가 바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식품을 바라보는 관점을 보여주는 책이란 말이죠.   


<솔직한 식품> 책머리

식품은 성분도 다양하지만 관점도 다양합니다. <음식의 가치>의 가치는 이런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잘 보여줍니다. 말과 글은 달라서 강연이나 설교의 단순 녹취를 글로 읽는 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강연의 형식이지만 글을 읽는 재미를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아마 서은경 작가님의 공로이겠지요.


그리고 혹시 기회가 된다면 식품 비전문가 10인에게 음식의 가치를 물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음식의 가치는 무엇일지 궁금하니까요. 만일 제게 음식의 가치를 물어본다면 저는 뭐라고 답을 할까요? 책을 읽는 동안 며칠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스포츠나 종합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명의 저자들이 생각하는 저 10가지 가치들을 종합하면 그런 것이 나오지 않을까요? 하지만 과학자라는 제 개인의 입장만 놓고 본다면... 글쎄요, 그건 한참 더 공부해야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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