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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70, 그 조용했던 시절에도 젊음이 있었다. ★★★☆

바이오매니아 2009. 1. 12. 00:42
삼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을 이해하다. ★★★☆
 

 
두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대체 누구 보라고 만든거야?” 그리고 “누가 마케팅을 한 거야?”
 
이 영화, 정체가 모호하다. 흥행에는 실패했다. 평은 극단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올해의 영화를 뽑을 때 꽤 많이 거명했다. 예술 영화인가? 그렇진 않을 텐데.
 
개봉 당시 주의 깊게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 쭉쭉빵빵 신민아의 춤으로 마케팅을 해 댔다. 그래서 70년대 젊은이들의 즐거운 한 판 놀이에 대한 영화 정도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런 영화에 그런 평이 나올 수는 없는 법. 뭔가 있다, 한 번 보자, 그래서 보게 된 영화다.
 
처음 30분은 지루했다. 게다가 촌스럽다. 70년대스럽게 보이려고 영화도 촌스러울 것까지는 없는데, 싶다.
 
그 다음 30분은 옛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음악을 좋아했다면, 그것도 밴드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그 30분에 떠올릴 것들이 많았으리라. 내게는 시인 기형도가 죽었던 파고다극장에서 본 Led Zeppelin의 라이브 비디오 [The song remains the same]이 떠올랐다. 물론 그건 80년대의 이야기고 삼촌세대는 70년대의 고고클럽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 때가 떠오른다.
 
그 다음 40분이 되면, 왜 일부 평론가들에 의해 이 영화가 상찬되는지 알게 된다. 그렇구나, 그 시대가 저랬었지, 라는 자각이 망각을 깨고 스물스물 기어나온다. “세상이 너무 조용해”서 누군가 저토록 시끄럽게 굴지 않으면 그 열기를 발산할 수 없었던 시대. 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를 긍정적으로 회상하지만 다시 가서 살라고 하면 한 명도 가지 않을 그 시대 말이다. 음악영화인줄 알았는데, 이 영화 의외다.
 
그리고 마지막은 난장(亂場)이다. 누군가의 기사인지 평처럼 현실은 목욕탕 씬으로 끝이고 이건 그냥 꿈이다. 현실에서 그럴 수는 없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발칙하게 꾸는 꿈. 그리고 맨 마지막 장면에 뜨는 자막. 젠장, 실화잖아! 역시 그 시대는 “상상 그 이상”의 영화 같은 세상이었다.
 
마이너 중의 마이너, 록 음악 사이에 끼인 소울 그룹 데블스. 음악 영화지만 음악보다 라이브 장면이 더 좋다. 특히 관객의 모습이 좋다. 쇼생크 탈출 이후 엑스트라의 연기가 이렇게 좋았다고 느낀 것은 처음이다. 알고 보니 관객들도 배우들로 뽑았다고 한다. 그리고 두시간 동안 이어지는 조승우의 노래도 좋지만 가장 좋았던 노래는 아래의 노래다. 실제 데블스의 노래라고 한다. <그리운 건 너>. 너무나 흡인력있게 노래를 부르는 홍광호는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한다. 
 
아, 이 영화, 할 말이 너무 많게 만드는 것을 보니 좋은 영화다. 재미있는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그런데 대체 누구 보라고 만든 거야?
 
(어제는 밤에 열심히 기타를 치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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