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일 때문에 업데이트 못했던 내용을 이제야 올립니다. 시점이 과거라도 양해하시길..

지난 주에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라는 전 국민적인 슬픔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몇가지 뉴스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지난 5월 29일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 예고하여 향후 논란이 예고된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오늘은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란 무엇인가?

이 법률은 흔히 “범죄자 DNA 관리법”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2009. 5. 27. 흉악범 근절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써 재범 위험성이 높은 흉악범들의 DNA신원확인정보를 따로 관리하여 범인의 조속한 검거에 활용하는『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하였습니다.

일단 입법 취지는 흉악범 근절이라는 것인데요. 많은 흉악범들의 경우는 초범이 아니기 때문에 살인, 강도, 방화, 절도(단순 절도 제외), 강간, 약취유인, 조직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형이 확정된 수형자나 관련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등은 DNA 채취해서 이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 뒤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수사와 재판에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당사자가 DNA 채취를 거부할 때는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채취할 수 있고 대상자가 무죄나 공소기각 판결을 받거나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해당 정보를 삭제하게 되며 관련 업무 종사자가 부당하게 DNA 정보를 누설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벌 규정도 들어있습니다.  

2. 도대체 DNA가 뭐길래 신원확인에 사용되나요?

DNA란 생물체의 유전정보를 함유한 물질인데 세포의 핵과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에 들어있는 물질입니다. 사람의 세포는 약 60조라고들 하는데 1개의 세포에 들어있는 DNA의 길이는 약 2m에 달합니다. 그러니까 사람 1명의 DNA 길이를 모두 더하면 달과 지구의 거리(385,000km)를 16만번 왕복할 수 있는 엄청난 길이가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긴 물질이 사람 세포 속의 염색체에 아주 정교하고 compact하게 감겨있지요.

이러한 DNA는 단 4가지 물질(A/C/G/T)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의 경우 약 30억개의 서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서열 중에서 단백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부분은 약 2%정도이고 이를 유전자라고 하는데 약 35,000개 정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DNA와 유전자는 같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그 서열에 개인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1985년 영국의 알렉 제프리즈에 의해 사람의 유전자 중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른 부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 차이를 분석하면 개인의 신원확인에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DNA와 유전자는 같은 말인가요? 

DNA와 유전자는 다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DNA 중의 약 2% 정도만 유전자라고 하지요. 하지만 보통 사람의 형질은 거의 모두 유전자를 분석해야지만 알 수 있습니다. 

DNA와 유전자의 차이는 사실 이번 법안에서 매우 중요한데 과거 이와 같은 입법을 시도하려다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 부딪힌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부터 소위 “유전자 정보은행”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고 2006년에도 '유전자 감식정보 수집관리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됐으나 인권단체 등의 반발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는데요. 만일 국가가 정말로 유전자 정보은행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유전자 정보를 관리한다면 이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전자”가 아니라 “DNA" 관리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죠.  

4. 개인의 질병 정보나 보험의 불이익 등을 받지 않을까요?

그런 우려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이 사실인데 그 논거들을 살펴보면 
1) 개인의 질병 정보나 보험의 불이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2) 11가지로 되어있는 범죄의 유형이 너무 광범위하다. 
3) 지문제도도 있는데 국민을 너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다.  
4) 구속만 되어도 하는 것은 지나치다. 유죄판결 받은 사람으로 해야 한다. 
5) 국가가 너무 강력한 통제권을 갖는다.
6) 악용 가능하다 - 국과수에서 범인이 아닌데 증거제출을 안했다.
7) 오염이나 시료가 바뀜 등의 실수시에도 방어권이 없다.
등입니다.

5. 법안이 담고 있는 안전 조치들

하지만 이번의 법안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몇가지 안전장치를 두었는데 일단 법의 이름이 유전자에서 DNA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사실 매우 중요한 것인데 보통 신원확인으로 사용되는 DNA는 유전자 부위가 아니라서 개인 정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취득한 정보에 개인의 신원이나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남은 시료는 즉시 파기하며, 무고나 무죄시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고 중립적인 관리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두어 관리하며 정보 유출시에는 강력한 처벌조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6. 그 정도의 안전장치로 충분할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과학적인 내용만을 놓고 볼 때 개인 정보 수집과 유출에 대한 우려 등은 많이 해소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DNA를 이용한 수사기법이 점차 활용될 것도 거의 분명해 보이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모든 법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자의적으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즉 공권력과 사법부에 대한 신뢰의 전제하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몇몇 경우에서 보듯이 공권력이나 법질서가 자꾸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불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그러므로 흉악범이나 강력 사범등을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왜 반대에 부딪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유전자 분석에 의한 개인 식별은 사람의 유전자 중 지문처럼 개인마다 다른 부위를 분석함으로서 가능하다. 현재는 STR 분석 방법 (상염색체, 성염색체 상의 STR 부위의 분석)과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방법이 주를 이루고 있다. STR 분석 방법은 2-5개의 같은 염기가 반복되는 부분을 분석하는 것이며,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방법은 미토콘드리아 DNA 중 사람마다 변이가 심한 과변이 부위 (HVⅠ 및 HVⅡ)를 분석하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STR과는 다르게 모계 유전되어 형제자매만 있는 경우의 가족관계 확인 등에 응용되고 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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