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정리해 본 시판 저지방 우유 비교라는 글 재미있네요. 글쓰신 분이 수고 많이 하셔서 저지방 우유의 성분표를 모두 비교하셨던데 이런 내용 너무 좋습니다. 식품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 전에 꼼꼼히 따져보는 버릇이 중요하죠. 그런데 그 중에 단백질은

(source : wikipedia 캡쳐)

약속이나 한 듯이 죄다 100ml 우유에 3g씩 들어있다, 고 하신 부분이 있네요. 그런데 그건 당연한 겁니다. 왜냐하면 원래 우유에는 단백질이 3g 정도 들어있습니다. 옆의 우유 성분표를 보시면 100g에 단백질 (protein)이 3.2g 들어있죠? (저건 무게(g)기준이고 그걸 비중으로 환산해야지 정확합니다. 우유의 비중(무게/부피)은 1.03정도 이고 젖소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원유 속에 단백질 함량은 약 3.3% 정도 들어있습니다. (모유에는 약 1.63%) 

그런데 멜라민 파동이 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분유에 물을 타면 단백질의 함량이 낮아지는데 이를 속이기 위해 단백질가를 높일 수 있는 물질인 멜라민을 넣은 것이죠. 고얀 놈들!  

그런데 저 포스팅에 한가지 잘못된 댓글이 있네요. 어느 분이 댓글을 적으시기를 "저 이거 책에서 봤는데 저지방 우유에 지방이 없다는게 아니래요. 보통 우유에는 지방이 덩어리져서 떠다니는데 저지방우유는 그 지방을 아주 잘게 쪼갠거래요. 결국 저지방우유의 지방은 크기가 작아서 체에 걸렀을 때 아무것도 걸러지지 않는거죠. 그래도 부서진 지방도 지방이니까요. 결국은 기업의 상술에 놀아났다고나 할까. 시크릿하우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아까 대충봐서 자세히 적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라는 내용입니다.  

일단 위 댓글 내용은 책을 잘못 이해하신 겁니다. 제가 갖고 있는 <시크릿 하우스>를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시크릿 하우스>에서 이야기한 지방을 잘게 쪼갠 우유는 "균질 우유"입니다. (42쪽에 보면 이렇게 써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균질 우유가 무지방 음료라고 착각하곤 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잘게 부쉈다고 지방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저지방' 우유에도 지방은 들어 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시유(처음 짠 우유) 속에는 지방도 약 3.3-3.5% (제품화된 우유는 3.5-3.8%)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방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가만 두면 우유 속의 지방성분(크림)이 층을 만듭니다. 우유를 오래 두시면 위에 크림층이 생기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유를 제조할 때 크림 분리를 방지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도록 지방 덩어리를 작게 분쇄하는 공정을 수행하는데 이를 균질(均質)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균질화 과정은 지방 함량의 저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저지방우유의 제조와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시크릿 하우스>에도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시크릿 하우스>는 최근 여러가지 반향(?)을 일으킨,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된다는 <시크릿>(론다 번)과는 격을 달리하는 책입니다.) 저 위의 댓글을 다신 분이 균질화를 오해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균질화를 오해한 것으로 가장 유명한 분은 바로 이 분이죠. '무균질(無菌質)'과 '무균질(無均質)'을 오해해서 우유 광고에까지 등장하셨던 분입니다. 

무균질 정치인 박찬종

아무튼 균질화 우유는 저지방 우유와는 상관이 없구요. 미국의 마트에 가보시면 여러 종류의 우유들이 있을 겁니다. 보통 크게 너댓가지로 나뉘는데 
1) 우유 그대로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 whole milk (보통 칼슘이나 Vit. D를 강화하죠), 
2) 지방 성분을 2% 정도까지 낮춘 2% reduced fat milk,
3) 지방 성분을 1% 정도까지 낮춘 low-fat milk 
4) 아예 지방이 없는 skim milk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이 주성분)입니다. 
(그 외에도 유당불내증이 있는 분들을 위해 유당을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분해해버린 lactaid 등도 있지요. Lactaid 같은 우유를 우리나라에선 유당분해우유라고 부르고 서울우유에선 "락토프리", 매일유업에선 "소화가 잘 되는 우유"라는 이름으로 나오나 봅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들이 있기 때문에 헷갈릴까봐 대개의 경우는 color code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빨간색 뚜껑은 whole milk, 파란색 뚜껑은 reduced fat이나 low-fat 우유입니다. 우리나라 서울우유의 홈페이지를 보니 우리나라도 비슷한 컬러 코드가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저지방우유라고 하면 바로 이 reduced fat이나 low-fat 우유를 통칭해서 말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Skim milk는 무지방우유라고 부르구요.

서울우유 홈페이지에 유제품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있네요. 아래는 거기에 나와있는 우리나라 유제품의 법적 정의입니다. 저기에 우유가공유라고 하는 것은 초코우유나 바나나우유 같은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음용유 성분규격 (출처: 서울우유 홈페이지 캡쳐)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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