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의 여파로 전국민이 위생에 민감해졌습니다. 손씻는 열풍이 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비치해 놓은 손세정제를 훔쳐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까지 드는군요. 세정제로 씻나 비누로 씻나 큰 차이는 없다고 하니까 참고하세요. 물론 세정제는 씻을 물이 없는 곳에서 사용하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보통 세정제는 에탄올이나 이소프로필알코올 제품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런 제품들은 단백질 변성이 주 목적입니다. 왜 70% 알코올을 사용하는지에 대충 설명을 해 놓았으니 참고하시구요.
그 와중에 손을 씼고 나서 사용하는 핸드 드라이어 중에 자외선 살균이 되는 핸드 드라이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거 괜찮을까요? 누가 뭐래도 자외선은 확실한 발암인자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손을 씻었는데 왜 또 자외선 소독을 해야하죠?
이런 제품들에서 어떤 파장의 자외선 램프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UV-A의 경우는 짧은 시간에 살균이나 바이러스 불활성화가 잘 안될 것이고 UV-B도 괜한 돌연변이만 양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UV-C는 손에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잘 죽이겠지만 우리 몸에도 심각한 이상을 가져올 수 있지요.
게다가 논문을 찾아보니 자외선조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효과가 별로 없다고 나오더군요. Avian influenza virus (H5N1); effects of physico-chemical factors on its survival (Virol J. 2009 6:38)라는 논문에 보면
Previously ultraviolet radiation (UV) light has not been proven to inactivate AIVs in a timely manner, as data have shown that 45-min exposure to a UV source was not sufficient for absolute inactivation of HPAI strain A/chicken/Pakistan/94 (H7N3) at an initial concentration of 4 HA units in peptone water at pH 7 [18]. Similar results were obtained by Chumpolbanchorn et al. [19] who studied the effect of UV light on infectivity of avian influenza virus (H5N1, Thai field strain) in chicken fecal manure. AIV at initial concentration of 2.38 × 105.25 ELD50 was exposed to ultraviolet light at 4–5 microw/cm2 at room temperature. UV light could not destroy the infectivity of the virus completely even after exposure for 4 h (자외선을 심지어 4시간동안 노출시켜도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완전히 파괴하지 못한다). Distance from the source of light and shallowness of the exposed suspension are also contributing factors in UV mediated viral destruction. Therefore, only microbes on the surface of material and in the air are killed by UV light [20].
물론 이 실험들은 주로 물 속에 바이러스가 있는 상태에서 실험을 한 것이기 때문에 손의 표면에 있는 바이러스의 파괴는 더 쉬울 것으로 보이지만 4시간을 조사해도 감염성을 완전히 파괴하기 힘들다니 그렇게 효과적일지는 의문입니다.(물론 물은 자외선 중 UV-B와 UV-C를 반사하죠)
구글 이미지에서 UV hand dryer나 UV hand sanitizer를 찾아봤지만 걸리는 것이 별로 없네요. 중국 제품이 하나 걸리는데 UV-C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건 건조기는 아닌데 아무튼 저라면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손을 씼고나서 말리는데 왜 또 살균을 해야한단 말인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벌써 이런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나 봅니다. "자외선 핸드 드라이어"로 검색하면 여러가지 제품들이 걸리네요. 이런 제품들이 과연 안전성은 담보가 된 것인지, 궁금하군요. 물론 시판이 되는 것으로 봐서는 나름대로의 안전성 검사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저라면 차라리 페이퍼 타월을 비치하겠습니다. 물론 돈은 조금 더 들더라도 말이죠.
신종플루가 유행이지만 그렇다고 검증 안된 백신을 사용하겠다던가 검증 안된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 발생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조금 차분해졌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여기다 손을 넣어볼까요? 우리랩에 5대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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