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신종 플루의 위험 가운데 백신은 아직 생산도 안되고 있고 치료제도 고위험군 환자나 중증 환자에게만 투여되면서, 면역력 증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소위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 판매가 많이 늘고 있다고도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생활 습관과 도움이 될만한 식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면역력이란 무엇인가?

아마 과학적으로 가장 오남용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이 “면역력”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도 서점에 가면 면역으로 암을 고치고, 면역으로 성인병을 고치고, 면역으로 모든 질병을 고친다는 류의 책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 한 두 번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혹하게 되지만 실제로 관련된 책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지나친 과장과 단순화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책을 고르는 제 나름대로의 기준. 일본 의사나 교수가 지은 책! 백프롬다!!!) 

면역으로 암도 극복 가능!!!

면역력은 만병통치약!!!

긍정의 힘이 아니라 면역의 힘!!!


면역이란 “생체 내에서 자기와 비자기를 구별해서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을 인식하여 제거하는 일련의 반응”을 뜻합니다. 이 때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 세균, 바이러스 등을 항원이라고 하며 이를 제거하는 과정은 수많은 종류의 백혈구 세포와 단백질이 관여하는 매우 복잡한 과정입니다. 

면역을 크게 자연면역과 획득면역으로 나누고 획득면역은 다시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으로 나누는데 그 각각의 면역에는 매우 다양한 세포(T세포, B세포 등)와 단백질들(항원, 사이토카인 등등)이 관여를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한가지 과정이 항원에 특이적인 항체를 이용해서 외부 침입에 대항하는 방법인데 이것이 우리가 백신을 이용하여 면역을 얻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매우 다양한 면역 반응이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연면역 및 획득면역의 요소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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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면역                            획득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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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화학적 장애물      피부, 점막, 털                     피부 점막 면역계
 단백질                      보체,                                 항체
 세포                         식균세포, 자연살해세포        림프구
 사이토카인                인터페론, 암괴사인자           인터루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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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면역력 증강이란 무엇인가?

실제로 면역력 증강이란 아주 애매한 개념으로서 면역력의 증강을 직접 정량적으로 이야기하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보통 우리가 면역력 증강이란 이야기를 할 때는 면역에 관여하는 백혈구 세포들의 증가, 사이토카인인 인터페론이나 인터류킨 등의 활성 증가, 이뮤노글로불린(Ig) 등의 증가 등을 뜻합니다. 많이 하는 실험으로 NK세포 활성, 인터페론-감마 (IFN-r), TNF-alpha, IgG, IgM, Total Ig 등 몇가지 지표들을 측정하여 그 증감여부를 확인하는 것들이죠. 하지만 면역력이 강하다(백혈구수가 많거나 사이토카인 등의 생성량이 많다)고 해서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입을 막아준다는 것 보다는 면역력을 특정한 항원에 대해서 면역력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3. 이러한 면역관련 지표들을 높여주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이 충분한 휴식, 충분한 잠, 그리고 스트레스입니다. 우리 몸은 언제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것이 스트레스이고 이러한 스트레스에 의해서 호르몬 분비와 관련된 내분비계와 면역계 등이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겐 어려운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쉬운 방법은 없나 찾다가 생각하는 것들이 소위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식품들이 되겠습니다. 

현재 언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식품들은 홍삼/인삼제품들이고 바이러스가 돌 때마다 빠지지 않는 김치 등 발효식품, 마늘과 버섯, 최근에는 산양 초유제품도 인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매일 먹고 대하는 식품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해도 그렇다고 이러한 식품들이 신종 플루를 예방한다거나 도움을 준다는 것은 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임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보통 과학적 근거의 수준을 따질 때 식품학의 수준은 의약학의 수준보다 훨씬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4. 건강기능식품의 면역력 증강 효과는? 

신종 플루와 관련해서 가장 주목을 받는 식품이 홍삼이나 인삼제품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원료들 중에서 “면역기능 증진에 도움”이라고 표기할 수 있도록 효능이 인증된 제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단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해가 조금 필요한데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보면 건강기능식품은 규격형과 개별인증형이 있습니다. 규격형은 식약청에서 효능이 인정되어 고시된 원료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뜻하고 개별인증형은 고시형 건강기능식품에 해당되지 않는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에 관한 자료를 식약청에 제출하여 기능성 원료로서 인정받고, 그 원료로 만든 제품의 기준 규격을 인정받아야 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뜻합니다. 

그런데 현재 규격형으로 고시된 건강기능식품 원료가 37가지(작년까지 32가지)인데 그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기능성내용 중에서 면역과 관련된 기능성으로 인정된 원료는 인삼/홍삼제품, 알로에제품, 키토산 및 키토올리고당 등 다섯가지였습니다. 하지만 2007년 여러 학자들과 함께 식약청이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효능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인삼/홍삼/알로에겔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그 효능을 과학적인 수준에서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판단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인삼과 홍삼제품은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서 "면역력 증진"이라는 효능을 인정해 주었지요. 그래서 홍삼이나 인삼제품이 인기를 끌게 되었을 겁니다.

식약청에서 인정한 홍삼/인삼의 면역활성 자료

면역조절작용으로서의 인삼은 adaptogen 또는 immunostimulator로서 분류되고 있다. “Adaptogen”이란 우리 몸이 이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자극에 대하여 저항성을 갖게 하는 물질을 의미하며 “immunostimulant"는 신체의 감염물질과 같은 이물질에 대항하는 비특이적인 방어작용을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뜻한다. Scaglione 등(1990)은 인삼 추출물 200 mg를 8주 동안 섭취시킨 결과 PBMC의 탐식작용이 증가함을 관찰하였고, 1996년의 연구에서 227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100 mg을 12주 동안 섭취시켜 NK 세포의 활성이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Gerald 등 (2005)은 미국 인삼으로 제조된 추출물 400 mg을 면역력이 약한 323명에게 4개월 동안 섭취시켜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감기에 걸린 대상자들도 그 증상 등이 감소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서성옥 등(1998)은 소화기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홍삼을 하루에 4500 mg을 6개월간 섭취하게 한 후 면역세포 등을 확인한 결과 T 세포수, NK 세포수, activated T 세포수 등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식약청에서 인정한 알로에겔의 면역활성 자료

Zhang 등(1996)은 알로에 겔의 acemannan이 cytokine 생산, NO 생성 등을 촉진시켜 macrophage의 활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하였으며, Lee 등(2001)은 acemannan이 dendritic cell을 성숙시키고 IL-12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Pugh 등(2001)의 연구에서는 알로에 겔의 aloeride를 인체단핵세포에 처리한 결과 NF-κB 생성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평균 연령이 30세인 건강한 성인 102명에게 하루에 알로에 베라 겔 분말 1.2 g, 2.4 g을 8주 동안 섭취시킨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용역연구사업(2005) 결과, 8주 후 CD56수치와 NK cell 활성이 고용량, 저용량, 위약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HLA class II 항원 수치는 섭취 전과 비교하여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6년의 용역사업 결과에서는 평균 연령이 56세인 건강인 30명에게 하루에 알로에 베라 겔 분말 1.2 g, 3.6 g을 3개월 동안 섭취시켰을 때, 섭취 후 얼굴 피부의 주름이 감소하고 탄력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규격형 건강기능식품 원료 이외에 개별인증으로 면역력과 관련된 효능이 언급된 기능성원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hfoodi.kfda.go.kr/material/mat2_list.jsp?cateIdx=22&categoryCode=13



물론 관련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식약청이 효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효능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그렇다고 인증받았다고 과대 과장할 일도 아닙니다.) 어느 물질이 상대적으로 연구가 얼마나 많이 되어 있느냐에 따라 유리하거나 불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in vitro 암세포 테스트에서 활성이 나왔다고 다 항암제라고 하면 안되듯이 명확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것을 함부로 표기하게하면 안되겠지요.


5. 김치나 발효식품이 바이러스를 막아준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인플루엔자 H5N1 타입 조류독감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한국에만 피해가 없었던 것은 김치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었고 그게 BBC 뉴스에까지 보도가 되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김치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또는 김치와 다른 바이러스 감염성에 대한 논문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김치의 중요 재료인 마늘의 항바이러스 성질에 대한 논문(Allitridin이나 Allicin 등)은 상대적으로 많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김치가 면역력을 증진시킨다는 보고는 괘 있는 편인데 부산대학교 김치연구소에 따르면 “김치는 쥐(mouse)에서 대식세포와 NK cell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장내에서 항체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혈액내의 cytokine으로 interleukin-2와 TNF-α를 증가시켜 면역활성 증강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즉 김치가 면역력을 증진시킨다고는 볼 수 있지만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것은 아직 확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죠.

이 외에도 최근에 주목받는 면역 활성 증강효과는 버섯에 있는 다당류인 베타 글루칸이나 키틴 키토산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몇몇 동물실험 정도의 기초적 수준이고 사람에게 있어서의 작용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6. "면역력 증진 식품 = 신종플루를 예방하는 식품"은 과장

하지만 분명히 주의해야 할 것은 위에서 언급한 식품들이 동물실험에서 혹은 사람들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하더라도 신종플루를 예방한다는 식으로 단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질병이란 개인의 몸상태, 위생, 식생활, 유전자, 생활습관 등등 매우 다양한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단정지어서 말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만 현재 신종플루에는 백신도 아직 없고 치료제도 함부로 써서는 안되는 상황이므로 건강한 몸 상태를 갖는 것 말고는 따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식품들을 함께 드신다면 면역력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다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식품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저 100가지 음식의 리스트는...

안보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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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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