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시다시피 올해 노벨 화학상은 원핵생물 리보좀(ribosome)의 3차 구조를 밝히는데 공헌한 3명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인도출신 미국인인 영국 MRC 랩의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Venkatraman Ramakrishnan) 박사와 미국 예일대의 토머스 슈타이츠 (Thomas A. Steitz) 교수,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아다 요나스 (Ada E. Yonath) 박사가 그들입니다. 

가끔보면 왜 생물학 연구를 한 사람들이 화학상을 받느냐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들의 연구는 X-ray crystallography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화학과 물리의 융합분야입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X-ray crystallography 방법론만 연구한 것이 아니었기에 물리학이라기 보다는 화학에 가깝죠. (사실은 더 이상 이런 경계가 무의미해져 갑니다.)   

그런데 이 세사람은 모두 리보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로 이번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원핵생물의 리보좀은 두개의 큰 서브유닛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30S, 다른 하나는 50S 입니다. 이 중에 요나스 박사가 제일 먼저 리보좀 구조 연구를 시작했는데 그녀가 선택한 생물이 바로 고온성 세균인 Geobacillus stearothermophilus 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단백질보다 극한미생물의 단백질이 훨씬 더 안정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죠. 

이 아이디어에 힘입어서 리보좀 구조 연구에 뛰어든 사람들이 바로 공동수상자인 MRC 랩의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박사와 예일대학의 토머스 슈타이츠 교수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 경쟁을 하면서 하나 하나 그 복잡한 리보좀의 구조를 파헤쳐나가기 시작하고 low resolution 구조 논문들이 2000년 전까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최초로 high resolution 구조를 푼 것은 예일의 스타이츠 교수로 역시 극한미생물인 Haloarcula marismortui 를 이용하여 2000년 8월 11일 사이언스에 리보좀의 large subunit (50S) 구조를 풀어냅니다. (아래 그림 왼쪽) Haloarcula marismortui는 염분 농도가 높기로 유명한 이스라엘 사해에서 발견한 미생물로서 4M 농도 이상의 염분에서 생육하는 호염성 아키아입니다.  

스타이츠교수가 푼 50S 구조 (wiki 펌)

요나스 박사가 푼 30S 구조 (wiki 펌)


곧이어 3주 뒤인 2000년 9월 1일 Cell에 드디어 아다 요나스 (Ada E. Yonath) 박사가 역시 극한미생물인 Thermus thermophilus의 30S 리보좀 구조를 발표하고, 역시 3주 뒤인 2000년 9월 21일에는 네이처에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Venkatraman Ramakrishnan) 박사가 같은인 Thermus thermophilus의 30S 리보좀 구조를 발표합니다. 참 놀랍게도 모두 3주 간격으로 보고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들의 연구는 단순한 구조생물학 뿐만이 아니라 리보좀의 구조를 이해함으로서 항생물질 중에서 단백질 생합성 저해제들의 메카니즘을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되는 등 인류에 공헌할 여지를 많이 남겼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3명 모두 극한미생물을 재료로 사용해서 연구를 했다는 점이 제겐 더 기쁘네요. 저도 미국에서 structural genomics를 하다가 왔는데 뭐하다 왔는지 자책을 하게 되는군요. T T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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