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교수 연수회 시간에 책을 한권씩 주더군요. <최고의 교수> (EBS <최고의 교수> 제작팀 지음, 예담)라는 책입니다. 이미 TV에서 방영이 된 뒤에 화제가 되었고 각 대학에서 연수를 할 때 많이 인용되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대학교에도 조벽 교수님이 강사로 오신 적이 있고 최근 인기 절정이라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이클 샌들 교수도 이 책 출신이죠. 이 책은 EBS 다큐멘터리에서 5부작으로 방송했던 내용을 책으로 묶은 책입니다.
교수란 무엇일까요? 누구는 잘 가르치는 사람, 누구는 잘 연구하는 사람, 누구는 지식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 누구는 지식소매상 등등 그 기대와 수준이 다 다르겠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최고의 교수는 아마 잘 가르치는 (잘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다향하겠지만) 사람, 특히 학문에 입문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선생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그거 사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조금 더 나은 강의, 학생들이 그래도 비싼 돈내고 학교 다니면서 졸업 후에 기억할 수 있는 강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의 내용들은 너무나 뻔한 것이지만, 그래서 읽는 재미도 별로 없지만, 선생으로서 기억하고 체득해야 할 것들을 되새기게 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생의 수업참여는 교수하기 나름이다"
"동기부여는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아니라 "조금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신입생들이 과학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목표다"
"최고의 교수들은 예외없이 학생들을 존중한다"
"학생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등등 말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변해야 하는 것은 학생이 아니라 교수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페이지를 못찾겠어요.)
(하지만 교수는 가장 변하지 않고 똥고집이고 개개인이 국회의원보다 더한 헌법기관이라는 것...ㅠㅠ)
그런데요, 솔직히 최고의 교수가 되려면 한가지 학교에서 도와줘야 하는 것이 있다고 봅니다.특히 강의 잘하는 사람과 연구 잘하는 사람을 조금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한국 대학에는 연구 잘하는 사람은 많은데 강의 잘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합니다. 교수를 뽑을 때 연구실적 위주로 뽑다보니 더욱 그렇겠죠. 최근에는 강의전담교수를 뽑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던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강사보다 약간 나은 처우 정도로 교원수 늘리는데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입니다. 대학 사회에서 시간강사의 문제는 사실 꽤 심각한데 많은 이들이 처우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시간강사는 진입장벽이 없거나 매우 낮기 때문에 그 분들을 그냥 다 교수로 대우하기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정말 강의에 뛰어난 강의전담교수를 뽑아서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수의 역할을 교육과 연구(와 봉사)라고 하는데 다들 그동안 너무 연구 쪽으로 치우쳐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고의 교수>를 읽으며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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