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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인장 이야기/책 영화 음악 그리고 165

고맙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은, 오스카 수상 소감-제이미 리 커티스

저는 시상식 수상 소감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미리 알려 주고 하지 않는 시상식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상을 받으면 수상 소감을 꼭 찾아보는 편입니다. 수상자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주요한 시상식, 특히 영화 시상식 수상소감은 자주 찾아봅니다. 아마 제가 가장 많이 돌려 본 수상소감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소감이었을 겁니다. 특히 감독상 수상할 때 마틴 스콜세지와 퀜틴 타란티노 감독님 언급한 것, 그리고 텍사스 전기톱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자르고 싶다는 이야기 등 그의 재능이 드러나는 장면은 상을 받은 것 이상의 멋짐폭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전에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을 받아서 배우나 제작사에 감사할 필요가 없어 시간이 넉넉했지만요. 아마 봉준호 감독 이외에도 화제가 되었던 수상 소감이 많이 ..

어른 김장하 선생님과 "줬으면 그만이지"의 문형배 헌법재판관님

"저는 요즘 제가 오래 믿었고 지켰던 가치들이 정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위의 말은 최근 황망한 일을 당한 선배님께 내놓았던 제 고민이었습니다. 그 선배님은 본인이 믿는 가치를 따라 멋지게 제 2의 인생을 살아 오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공동체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파편화된 요즘에 함께 사는 사회를 꿈꾸시는 분이죠. 그 때 그 선배님이 김장하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서 몇차례 스쳐 갔던 분이죠. 이젠 누구의 이야기도 의심스레 듣는 저는, 그 분이 그렇게 많은 돈을 남 돕는데 썼다면, 일해서 번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많이 사뒀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ㅠㅠ) 며칠 후 밤 늦게 아내와 함께 유튜브에 있는(지금은 비공개로 전환..

2022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2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도 역시 어김 없이 돌아오는 나만의 시상식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1년에 100편이 넘는 영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2022년은 코로나가 풀린 만큼 영화도 덜 보게 되었습니다. 2022년에 본 영화는 모두 66편이니까 딱 2019년으로 돌아갔네요. 하지만 극장에서 본 영화는 최근 10여년 중에 2022년이 가장 적지 않았나 싶습니다 (2014년 연구년 보냈던 해 제외). 솔직히 개봉 (상업)영화 최악의 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학교를 떠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부산영화제도 못가고, 다양성 영화관을 찾아가지도 못했구요. 대충 세어보니 극장에서 본 영화가 9편 밖에 안되네요.ㅠㅠ(어쩐지 CGV, 메가박스 회원등급이 전부 VIP에서 일반으로 추락했더라니...) 그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창비)

2022년의 마지막 책을 읽었습니다. 백수린 작가님의 에세이 입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기록을 찾아보니 2020년의 첫 책으로 백수린 작가님의 짧은 소설집 를 읽었고, 2021년의 첫 책으로는 산문집 을 읽었더군요. 2022년 벽두엔 아니었지만 마지막엔 또 이 책을 읽었으니 뭔가 한 해의 끝과 시작에 함께하는 작가님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벽두에 읽었던 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 리스트에 꼽을 만큼 좋아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번 책 도 그 리스트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끼며 읽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은 백수린 작가님이 최근 이사한 "언덕 위의 집"에서의 삶과 사랑하는 반려견 "봉봉이"를 통해 배운 사랑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언덕 위의 집이라고 해서 해운..

<힐빌리의 노래>의 평에 대한 단상

최근 영화 를 봤습니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인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윤여정 배우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던 때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글렌 클로즈가 후보로 올랐던 영화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두 영화 모두 할머니가 손자를 구원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서 비교가 되곤 했죠. 물론 영화화 이전에 책으로 번역되어 꽤 많이 알려졌었죠. 저는 팟캐스트 그알싫에서 조성주 소장님이 소개해 줘서 알게 되었었습니다.   제게 진짜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 그 자체가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들이었습니다. 론 하워드 감독이 수작과 범작(졸작도?)을 왔다 갔다 하는 감독이지만 영화를 특별히 못찍거나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거나 하진 않다는 것은 대부분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또는 책에..

<헌트>의 이웅평 귀순 사건과 기억의 왜곡

이정재 감독의 영화 속 황정민씨가 연기한 이웅평 귀순 사건이 화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웅평씨가 귀순 할 때 난리가 났었다, 사이렌 울리고 방송에서 실제 상황이라고 그랬다, 전쟁나는 줄 알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제 본 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들은 영화 팟캐스트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일종의 집단적 기억 왜곡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왜 우리는 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아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저도 수십년간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영화 의 배경이 되는 1983년은 비행기 관련 큰 사건사고가 네 건이나 있었습니다.  1) 1983년 2월 25일의 이웅평 귀순사건(미그19) 2) 1983년 5월 5일의..

<헤어질 결심> 을 보고 나서 (급한 기록)

박찬욱 감독의 새영화 봤습니다. 영화는 제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솔직히 평론가 평들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빡세게 예술 하셨나 싶었는데, 충분히 대중적이고 예술적인 영화였습니다. 아래는 제가 영화보자마자 생각난 것들을 그냥 순서 없이 적은 것입니다. 이런 기분은 을 보고난 다음에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당연히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보신 분들, 아무런 정보를 원치 않는 분들은 이제 물러가십시오. 1. 박찬욱 감독님이 영국에서 드라마 만들면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의 익숙치 않은 이질적 느낌이 해석의 풍성함을 주는 느낌. 2. 이건 멜로 드라마입니다. 필름 누아르는 페이크고 아주 고전적 정통 멜로드라..

2021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1회 나만의 시상식

이젠 새해가 되면 뭔가 의무감에 하게 되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도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영화 94편, 드라마 6부작 1편(D.P.), 그리고 TV 다큐 2부작 냉면랩소디도 봤네요. 하지만 2021년은 개봉영화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랬는지 올해 개봉영화보다는 예전 영화들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저의 베스트 5 중에 올해 개봉영화는 딱 2편이네요. 그 대신 20년 이전 영화들 중에 괜찮다고 소문난 영화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평작 이상의 영화를 많이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1년 저의 베스트 영화는 21년에 개봉한 입니다. 저는 를 극장에서만 세 번 봤는데요. 첫 관람은 혼자, 두번째는 아내와 아이들과, 세번째는 어머님과 둘이서 봤습니다. 처음엔 그냥 작은 교포..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정은정, 한티재) 속의 숨은 목소리들

“'밥은 먹었느냐는 말과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그사이 어디쯤에서 헤매는 이들과 함께 이 글을 나누고 싶다." 그알싫(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농축산인"으로 잘 알려진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선생님의 새 책 을 읽었습니다. 마음에 남고 울림이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 맨 첫머리에 가족의 생일을 과일이나 먹거리로 비유한 부분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책에 쏙 빠져서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전에 본 것 같은 부분도 있어서 아마 그간 쓰셨던 칼럼과 새로운 글이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만(물론 제 추측입니다!), 제가 칼럼 모음집 같은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참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평소 목소리를 듣기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려줘서 그랬습니다. ..

싱어게인 1-4 라운드까지 무대 Best 10

제가 TV를 잘 안보는 이유가 한 번 빠지면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인데, 요즘 장안의 화제인 싱어게인에 빠졌습니다.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싱어게인의 음악을 찾아 듣고, 일하면서 듣고, 재방송 보면서 또 듣는 것 같습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싱어게인은 참가자를 성장시키거나 뭔가를 가르치려하기보다는 숨은 보석을 발굴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제 TOP10의 무대를 남겨 놓고 있는데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의 노래 중에서 제 마음대로 BEST 10을 뽑아 보았습니다. (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은 BEST 20입니다.) 제 취향이니까 혹시 여러분이 좋아하는 노래가 빠졌더라도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10위. 29호 (1R) - 그대는 어디에/임재범 제가 싱어게인에 빠진 것은..

2020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제10회 나만의 시상식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나만의 시상식. 올해는 코로나 덕분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본 한 해였습니다. 무려 111편을 봤으니까 말이죠. 여기엔 넷플릭스와 와챠 아이디를 공유해주신 영화인 한 분의 공헌이 있었으니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지, 홍수에 식수가 부족하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올해 본 100편이 넘는 영화 중에 특별히 좋았다고 기억나는 작품이 많지 않았습니다.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에는 별 4개 반짜리가 하나도 없더군요. 원래 보자마자 기록한 별점이 가끔 부정확하긴 하지만 그만큼 뭔가 임팩트 있는 작품이 없었다고 할까요? 별 4개짜리 영화는 14편이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올해 본 영화일 뿐 올해 나온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건 단 두 편 뿐이..

영화 <후쿠오카> (장률, 2019)의 다섯 가지 단상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역대급으로 영화를 많이 봤는데, 최근 장률 감독의 도시 3부작이라는 , , 그리고 를 순서대로 다 봤습니다. 는 남자들 술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생각보다는 별로였고, 은 보다는 좋았어서 마지막 에 대한 기대가 컸죠. 게다가 후쿠오카는 제가 여러번 방문한 도시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영화를 보고서는 살짝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이야기의 정합성이 흐트러졌고, 또 아재들이 첫사랑 이야기하면서 술마시는 이야기인가 싶어서 말이죠. 그런데 영화가 계속 머리에 남는 겁니다. 저는 스토리 중심인 사람이라 영화의 정서나 미장센 이런 것보다도 이야기가 중요한데도 말이죠. 그래서 한 이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어차피 대본도 명확하지 않게 찍은 영화인데 스토리를 가지고 왈가봘부 ..

나의 아저씨, 무엇이 나를 그토록 아프게 만들었나

다사다난이라는 상투적 표현으론 부족한 2020년의 추석연휴, 1박 2일 30시간 동안 16부작을 정주행했습니다. 2014년 바하마 크루즈에서 5박 6일 동안 밤마다 선실에서 을 봤었는데, 새로운 기록인 것 같네요. 드라마 안보는 것이 생활신조라는 말도 이제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거 좀 재수 없는 말인 것 같아서요. 최근 가까운 몇 분들이 를 강추해주셨습니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할 때 SNS에서 중년남성-젊은여성 스토리, 키다리아저씨는 필요 없다, 남성 판타지다, 등등 논란이 계속 되었던 것으로 기억해서 왜 그런 드라마를 추천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걸 추천해주신 분들은 여성-남성-젊은층(30대)-중년층(4-50대) 등등 다양했고, 그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다들 좋은 드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

아카데미 시상식 마치고 쓰는 마지막 기생충-봉준호 이야기

0. 극장에서 세 번 보고 블로그에도 세번째 쓰는 기생충과 봉준호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두번째 글은 여길 참조!) 1. 세상에, 오스카 4관왕이라니! 이런 날도 오는 군요. 국뽕이고 나발이고 일단 기쁩니다. 게다가 작품상과 감독상이라니!!! 2. 상을 받으면 좋은 영화고, 아니면 그만 못한 영화가 아니지만,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국 영화라서가 아니라 아카데미의 역사를 쓴 수상이어서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최근 몇 년 인종과 젠더에 닫힌 문을 조금씩 열던 아카데미가 이제 외국영화에도 그 문을 좀 열었다는 점에서 말이죠. 3. 시상식의 하일라이트는 작품상이었지만 봉준호의 하일라이트는 감독상 수상 소감(보시려면 여기 클릭!)이었다고 봅니다. 그의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역시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2019년에 본 영화들 그리고 나만의 시상식9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9년째 계속하고 있는 한 해의 영화 정리입니다. 2019년엔 총 66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예년보다는 좀 더 많이 본 편인데 다른 해에 비해 여유가 있었다기 보다는 어떤 착한 분이 넷플릭스 아이디를 공유해 주셔서 영화 볼 기회가 조금 더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9년엔 2018년도보다는 괜찮은 영화가 더 많았습니다. 솔직히 2018년도엔 베스트로 꼽을 영화가 드물어서 고민을 했었는데 올해는 꽤 여럿이었고, 게다가 우리 영화가 많았습니다. 별 4개 이상을 준 영화가 9편이었고 그 중에서 한국영화가 5편이었네요. Best 5로 꼽은 영화 중에도 4편이 한국영화였습니다. 대부분은 작은 영화였지만, 오히려 작고 괜찮은 영화가 많아서 좋은 한 해였습니다. 물론 제작년도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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