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끊은지, 특히 TV 뉴스 끊은지 20일 가까이 되어 갑니다. 작년에 본 책이 너무 적어서 올해는 책 좀 보자고 가장 먼저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최낙언, 경향미디어)입니다. 무엇보다 2012년에 읽은 책들에서 썼듯이 최낙언 선생님이 쓰신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를 작년에 재미있게 읽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책이 나왔기에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책의 목차와 소개를 알라딘에서 봤는데 그 내용이 제가 생각하던 것과 매우 유사해서 궁금증을 배가시켰죠.  



일단 책을 3분의 1까지 읽었을 때는 아, 나는 이제 쓸 책이 없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거의 대부분 담겨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책을 읽는 버릇 중에 좋은 내용이나 기억할 만한 내용은 밑줄을 긋고 모퉁이를 접어 놓는 버릇이 있는데 중간에 포기할 정도였지요. 그리고나서는 이 책을 가지고 강의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가뜩이나 교양강좌를 한 번 해보지 않겠냐는 부담도 있고 했는데 학생들에게 의외로 재미있게 식품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33가지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충 한 시간에 한 꼭지 정도 하면 얼추 시간도 맞을 것 같구요. 


그런데 3분의 2쯤 읽었을 때는 쪼~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가 과하냐면 일단 다루는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전해주는데는 뭐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마구 뛰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식품은 물론이고 암과 뇌와 혈액형과 G수용체까지... 좀 더 쉽고 차근차근 설명하고 지나갔으면 하는 부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과한 것은 '감정'입니다. 식품이나 건강과 관련된 정보들이 많이 왜곡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만(저도 사실 살다보면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게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비췰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자의 '답답함'이 좀 과하게 느껴졌다는 생각입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저는 제 주변에 열심히 이 책을 권할 겁니다.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분명 많습니다. 특히 이런 내용을 처음 들어보는 분들에겐 말이죠. 학생들에게 과제물로 읽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조금 급하게 씌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뒤로 갈 수록 그런 느낌이 강해집니다. 그래서인지 동어반복이 조금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일일히 대조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전작 <불량지식>과도 동어반복이 꽤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MSG를 어떤 종편 프로그램에서 다루었고 그 방송과 관련 있는 신문에선 사설에까지 MSG 이야기를 했더군요. 그런데 그 신문은 이 책의 저자인 최낙언 선생님이 글을 쓰셨던 신문...어찌보면 아이러니고 달리 보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죠. 아무튼 식품에 대해서 이래저래 말이 많은 이 사회에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는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식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이 책을 읽고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흥미로운 구절들 몇가지 적어봅니다. 


"미국인은 세계 인구의 15분의 1이지만 육류의 3분의 1을 소비하고 있다. 고기뿐 아니라 다른 식품도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그런데 식사량을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현학적인 과학을 동원하여 식품성분의 좋고 나쁨을 따지느라 완전히 실패한 것이 지난 수 십년간의 미국의 다이어트 역사다." (5쪽) 


"1000만종의 생물 중에 선조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고르고 골라 다듬어진 25종의 작물이 우리가 먹는 영양의 대부분이다.(중략) 천연물이 안전한 것은 독성물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이 견딜 정도로 양이 적기 때문이다." (6쪽)


"식품회사에 큰 타격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이지 종류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비난은 피하면 그만이다. 합성색소가 나쁘다면 천연색소를 쓰면 되고 합성 조미료가 나쁘다고 하면 천연조미료를 쓰면 된다." (7쪽) 


"우리가 먹는 글루탐산(MSG)은 뇌로 가지 못한다. 뇌는 차단성이 강해서 콜레스테롤과 같이 자체적으로 합성하여 사용하지, 섭취한 식품으로 공급받지 않는다. 치매의 상당부분은 뇌의 글루탐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습능력과 치매 예방을 위해 MSG를 먹어도 소용이 없다." (87쪽) 


"미생물에 대한 미지의 공포도 크다. 처음 우유의 미생물을 살균 처리한다고 했을 때 극심한 공포와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병원성 세균을 죽이면 그 세균의 시체가 썩을텐데 어떻게 인간이 병원성 세균의 시체와 세균이 썩으면서 만들어질 유독한 물질이 든 우유를 마실 수 있느냐는 것이다." (140쪽)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의 부정적인 평판의 대부분은 미국의 과잉의 문화가 낳은 단편적 지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과다하게 먹어서 나타나는 문제를 식품의 품질의 문제로 해결해 보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에서 나온 엉터리 지식이다."(193쪽)


"타목시펜 등 7종의 항암제는 공식적으로 1군 발암물질로 등록되어 있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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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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