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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떴다는 효소액, 대체 효소가 뭔데?

바이오매니아 2013. 7. 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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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을 보니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나왔더군요. 기사라기 보다는 방송 예고이지만...


‘설탕 덩어리’ 효소액, 당뇨환자 먹어도 될까…MBC ‘불만제로 업’ (경향신문)


효소액을 만드는 사람들은 설탕 함량이 50%인 효소액을 당뇨환자가 먹어도 괜찮다고 주장한다. 또 발효 과정에서 설탕이 좋은 성분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험 결과 설탕이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 것일 뿐 함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요즘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저녁 때 운동을 하고 있는데 며칠 전 러닝 머신 위에서 본 종편의 한 프로그램도 바로 저 효소액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효소'가 떴다더군요. 얼마전 대중 강연을 하는데 몸에 좋은 식품이 뭐가 있냐고 물었더니 효소라는 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효소액이란 각종 야생식물(산야초?)과 설탕을 1:1 (또는 1:0.7)의 비율로 섞고 8개월 이상 발효(?)를 시킨 것이라고 하더군요. 말기 자궁암에 걸려 6개월 정도 시한부 선고를 받은 분이  그 효소액을 먹은 후에 1년 가까이 지났는데 "밥을 잘 먹고 있다"는데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해도 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윗 기사를 보니 그렇게 발효하면 설탕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나 보네요. 그렇다면 그건 바로 꿀이네요. 원래 꿀이라는 것이 설탕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한 것이니 말이죠. 아니면 그 몸에 나쁘다는 HFCS (고과당옥수수시럽, 또는 액상과당)와도 매우 유사하겠군요. 효소액 속의 포도당과 과당의 비율을 좀 확인해봐야하겠지만 함량이 줄어들지 않았다면 발효는 거의 되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이건 방송을 보고 다시 확인하죠.)




고과당옥수수시럽이나 꿀이나 전화당이나 알고보면 비슷합니다...

(참고: http://biotechnology.tistory.com/316)



이건 그냥 제 추측이지만 아마도 설탕 때문에 세균이 자라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아마 식물 속 수분과 일부 성분이 침출되어 나오고 약간의 단백질(효소)들이 나와서 설탕이 분해되지 않을까 싶은데 대체 무슨 효과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자료를 좀 찾아보려 했으나 논문 같은 것은 못찾겠고 무슨 생활협동조합 같은 곳의 글들은 개념 자체가 과학적이지도 않고 모호합니다.


아무튼 다른 것은 다 그렇다고 치고, 대체 왜 이걸 효소액이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사실 과학적 개념으로 효소란 생체내 반응을 촉매하는 물질입니다. 촉매한다는 것은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서 반응 속도를 높여준다는 뜻이죠. 생체내 효소의 대부분은 단백질이고 극히 일부의 RNA가 효소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효소는 단백질의 일종이죠. 


그런데 효소를 먹으면 좋을까요? 우리가 DNA를 먹는다고 동식물의 DNA가 인간 DNA에 영향을 주지 않듯이, 효소를 먹는다고 그게 우리 몸의 반응을 막 촉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DNA건 효소건 대부분은 위장에서 소화되어 살과 피가 될 뿐이죠. 물론 최근 일부의 단백질이나 거대분자들은 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흡수된다고도 합니다만 그걸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효소를 먹는다고 우리 몸에 신진 대사를 막 좋게 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뭐 그렇다고 나쁘다고 볼 수도 없겠지만요.


게다가 효소란 좋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역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 일례가 콜레스테롤 생합성 효소 같은 것들이겠죠. 이런 효소의 활성이 너무 세면 콜레스테롤을 과하게 만들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지혈증 치료제를 이용해서 이런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죠. 사실 대부분의 의약품은 체내 효소 활성 저해제입니다. 


물론 먹어서 도움이 되는 효소도 있습니다. 그건 바로 소화제죠. 소화제란 위장에서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입니다. 주로 단백질,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들이죠. 하지만 저 효소액을 먹는다고 소화효소를 섭취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열대 과일들을 먹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열대 과일에는 소화 효소들이 많아서 고기를 재우거나 할 때 갈아서 넣기도 하고 소화제를 만드는데도 사용하죠. 


그렇기 때문에 저런 액은 효소액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설탕침출액이나 당침출액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장기간 보존하면서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효소액들을 사다가 미생물 분석이나 해볼까...) 사실 이런 방식의 대표적인 식품이 매실액인데 논문을 찾아보니 매실액이나 매실 당침출액에 대한 논문도 거의 없군요.ㅠㅠ 


나머지는 불만제로 방송을 보고 다시 써야겠습니다. 사실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미 두어달 전에 SBS 현장21에서 방송을 했었습니다. 효소 열풍을 둘러싼 진실에 대한 아래 동영상을 한 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실버라이트라 애플 관련 기기에서는 안보입니다.ㅠㅠ 대신 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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