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블로그 하루 방문자가 주중엔 천명을 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자레인지 헛소문(괴담?)'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숙제나 레포트 때문에 찾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 거의 대부분의 트래픽이 전자레인지 관련된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서 들어옵니다. 특히 육아 또는 교육 관련 카페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에서 갑론을박하다가 아마 제가 예전에 썼던 글들이 전자레인지 괴담에 대한 반론으로 인용되면서 벌어진 현상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무슨 전자레인지 전문가도 아니고 그걸 갖고 실험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물론 DNA 전기영동을 할 때 agarose를 녹이기 위해서 사용하긴 합니다.^^) 그런데 워낙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제대로 반박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언론에서 인터넷 자료를 찾다가 제게 가끔 문의를 해옵니다. 이번에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연락이 온 것도 아마 이 때문이었겠지요.
하지만 딱히 이런 내용을 증명한다고 시간내서 실험을 해보기도 뭐하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미 이 블로그에 다 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인터뷰를 사양하는데요. 이번에는 작가님께서 저희 학과 조교에게 인터뷰 의사를 타진하셨기 때문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제가 할 이야기는 이미 블로그에 다 했으니까 그걸 참조하시면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비행기타고 찾아오셨더군요. (이건 여담이지만 다짜고짜 연구실로 전화해서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코멘트를 따는 경우가 있어서 업무에 방해받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렇게 정식으로 인터뷰 의사 타진을 받은 경우는 처음이라 매우 신선했습니다.)
사실 지난 3월 15일에 MBC에서도 이와 관련된 방송이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선 아주 어정쩡하게, 전자레인지 사용에 대한 우려가 있고 반론이 있다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조리법에 대한 것으로 결론을 짓더군요. 그래서 그런 식의 방송이라면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했었는데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선 자체적으로 실험도 하고 좀 더 확실한 결론을 내고 싶다고 하길래 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종편의 방송이라 보신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방송 내용 자체는 보기 드물게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 앞 꼭지인 빙초산 문제는 조금 아쉬운 것이 있었습니다만...^^) 일단 전자레인지 괴담의 여러 논점들에 대해서 보기 좋게 반박을 했고 결론도 "사용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쪽으로 내려졌습니다. 특히 전자레인지의 전자파와 마그네트론의 전자파에 대한 설명이 좋았고 전자레인지로 식물을 직접 키운 분의 인터뷰도 좋았습니다. 제 인터뷰는 맨 끝에만 잠깐 나갔습니다만 내보내지 않아도 무방했다고 봅니다.^^
(한가지, 채소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는 것은 아마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채소를 먹은 사람의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는 이야기일텐데 괴담을 만든 사람이 잘못 이해해서 글을 쓰고 그 때문에 엉뚱한? 실험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로서 전자레인지 괴담과 관련되어서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는 것 같군요. 게임 셋입니다. 방송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를 한 번 보셔도 좋겠습니다. 전자레인지 사용하실 땐 아래와 같은 것만 주의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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