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오늘 소위 "효소액" 속의 당류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했는데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액상과당"을 다루었네요. 그런데 거기에 부정확한 정보들이 몇가지 나오더군요. 그 중에서 아직도 없어지지 않는 엉터리 정보 하나가 바로 "액상과당의 당도가 설탕의 여섯배"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르는 헛소문인데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방송에서도 자주 나오더군요.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주요 당 성분과 감미료의 당도를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주요 당류와 감미료의 당도 (출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Sweetness)
보시다시피 당도의 기준 물질은 설탕이고 설탕을 1로 봤을 때 포도당은 0.7배 내외, 과당은 1.6배 내외의 당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순수한 과당이지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보통 과당이 55%)이므로 순수 과당보다 덜 달 것입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의 결합물이니까 설탕을 분해하면 당도가 대충 비슷해지거나 약간 높아지는 수준이지 설탕의 여섯배 달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섯배가 달면 그만큼 적게 넣을 수 있을테니 더 좋을텐데 말이죠.
위키피디어 fructose에 나오는 상대 당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ructose ) 그런데 전화당은 의외?
그럼 왜 설탕 대신 액상과당을 많이 사용할까요? 그건 바로 <슈가 블루스>같은 엉터리 책에서 설탕이 마약보다 나쁘다는 식의 헛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입니다. 설탕이 나쁘다니 설탕대신 과당을 넣자고 된 것이죠. 게다가 액상과당(HFCS)는 설탕으로 만들지 않고 포도당으로 만드니까요. 액상과당이 나쁘다고 한다면 설탕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한 전화당(invert sugar)을 넣기도 하고 천연 전화당인 꿀을 넣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사실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러니까 답은 그냥 "지나친" 당류 섭취를 줄이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액상과당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런 음료수를 자녀가 아무렇게나 맘껏 마시도록 방치한 부모님이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과당이나 HFCS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번 썼으니까 아래 글들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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