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받은 백인천 감독님 싸인
오늘 뉴스를 보다보니 우리 히어로즈의 다카츠 신고 선수가 80km 대의 느린 공으로 우리 선수들을 농락했다는 뉴스가 나왔더군요. 얼마전에 MLB에서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사실 느린 공을 설렁설렁 던지는 것 같은데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투수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본 한중일 3국의 느림보 투수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한국: 아리랑볼 투수의 원조, 장호연
보통 삼성의 성준 선수를 더 많이 떠올리지만 제가 본 가장 인상적인 느림보 투수는 OB베어스의 장호연 선수입니다. 성준 선수는 공만 느린게 아니라 투구 인터벌이 너무 길어서 사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좀 짜증나게 만드는 면이 있었지요. 게다가 그는 선린상고의 주적, 경북고 출신이라 개인적인 감정도 좀 있고...^^
장호연 투수는 최고 구속이 140km에 이른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그가 가끔 던지는 아리랑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식을 자아내게 만들곤 했습니다. "저것도 하나 못치나!" 이런 소리를 들었던 타자들이 참 많았지요.
사진 출처는 OB사랑 카페, http://cafe.naver.com/oblove
삼진보다는 맞혀잡는 투구로 개막전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고 노히트 노런까지 기록했으며 연봉협상이 가장 어려운 선수, 동계훈련 참가율 제일 저조한 선수 등등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남긴 프로야구계의 이단아였습니다.
2. 일본 : 맨손으로 받을 수 있다는 호시노 노부유키
아마 일본의 유명 프로야구 투수중에 공이 느린 선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호시노 노부유키(星野伸之)를 제일 먼저 꼽을 것입니다. 한큐 브레이브스, 오릭스를 거쳐 한신 타이거스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한신의 2군 코치로 있습니다. 11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고 승률 1위도 두번이나 거머쥔 느림보 에이스 투수였습니다.
이치로와 함께 1996년 일본시리즈 오릭스 우승의 주역 호시노 노부유키
아마 제가 본 선수중에 직구 평균구속이 가장 느린 투수가 아닐까 싶은데 빠르면 주로 120km대의 속구(?)에 느리면 80km대의 아리랑볼 (커브 및 포크볼)을 구사하는데 그 유명한 선수들이 헛스윙을 해대는 것을 보면 역시 야구는 재미있는 경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호시노의 공은 너무 느려서 포수들이 맨손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뻔히 알면서도 못치는 너클볼 투수 웨이크필드 TV 중계 보다가 하도 신기해서 찍어본 사진 (68마일) 타자들은 스윙만 커지고... (67마일)
3. 미국 :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너클볼 투수 팀 웨이크필드
보스턴 레드삭스의 노장 팀 웨이크필드 (Tim Wakefield)는 워낙 유명한 선수이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없을 겁니다. 보통 67, 68마일 정도로 들어오는 그의 너클볼은 타자만 못치는 것이 아니라 포수도 잘 못 받습니다. 무슨 공을 던지는지 뻔히 아는 타자들도 방망이를 허공에 휘둘러대니 기가 막힐 수 밖에요.
웨이크필드는 1966년생으로 기교파 투수의 대명사 그렉 매덕스와 마흔 두 살 동갑입니다. 물론 불같은 강속구 투수가 아니면서도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투수로는 매덕스가 한 수 위이겠지만 매덕스는 그래도 그렇게 공이 느려보이지는 않습니다. 반면 웨이크필드는 정말 공이 느리고 지저분한 (Nasty) 투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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