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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 타임? 그런 말 없습니다!

바이오매니아 2008. 7. 11. 10:13
방금 전에 어느 기사를 봤습니다. "코리언 타임도 아는 히딩크 감독"이라는 기사인데, 히딩크 감독이 약속시간에 늦게오자 어느 기자분이 코리언 타임도 다 아네, 이런 말을 했다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코리언 타임이라는 말, 정작 아는 외국인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한국인만이 알고 있을 뿐이고 만의 하나 외국인이 이 단어를 알고 있다면 주변의 한국인이 알려준 경우일 겁니다. 아니면 혹시 주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자기들끼리 알려졌을지도 모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게 진정한 Korean Time 입니다.



구글이나 야후, 위키에서 영어로 Korean Time 을 검색해보면 거의 전부 엉뚱한 내용입니다. 오히려 한국어 위키에만 코리언 타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더군요.

코리안 타임(영어: Korean time)은 약속시간에 일부러 늦게 도착하는 행동이나 그 버릇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한국 전쟁 때 주한 미군이 한국인과 약속을 한 뒤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오는 한국인을 좋지 않게 생각하여 '한국인은 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한다. 이것이 한국인의 시간관이다.' 라고 하여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외국에 나가 있으면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외국인에게 "너 코리언 타임이라고 아냐?" 이런 것 물어보고 그네들이 다들 모른다고 하면 "한국인이 시간 약속을 잘 안지켜서 말이지..." 이러면서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그런데 그건 어찌보면 자기 비하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한국인의 시간관념을 약화시키고 그것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합니다. 뭐 코리언 타임이 있으니까 좀 늦어도 괜찮겠지,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시간 관념은 많은 농경사회나 미개발국가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에 불과합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생활해 본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지요. 약속 시간을 잡을 때 "내일 오후에 보자" 이런 식으로 말해서 오후에 하루 종일 기다리게 만든다구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우리만 아는 우리말도 아닌 외래어는 버릴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오랜 전에 누군가가, 아니면 어떤 신문이나 책에서, 어느 외국인의 생각을 인용한 것이 유명해 져서 이런 단어가 생겼거나 (무슨 사전에 올라갔나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 아니면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기 위해 사용한 모양인데 아무튼 그건 오래전 과거의 이야기고 지금 한국 사회에서만 남아있는 이야기지 외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코리언 타임이 무엇인지 아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들은 코리아에 대해 아는 것이 Korean War 아니면 North Korea 정도니까요.

과거보다는 훨씬 사람들의 시간관념이 좋아졌지만 물론 아직도 약속시간에 늦거나 각종 회의나 미팅 등등에 늦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코리언 타임으로 부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코리언 타임은 좀 잊어버리고 약속 시간이나 좀 더 잘 지킵시다. 왜 남들이 기억도 못하는 이야기를 스스로 전파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사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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