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내용은 논문도 수천편이고 워낙 방대해서 다 읽고 리뷰를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주된 몇가지 리뷰들과 뉴스를 통해 알려진 내용들에 대한 확인을 통해 방송용으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오늘이 1년 중 가장 춥다는 대한입니다. 이렇게 추울 때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위로와 쉼을 주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그래서 커피와 카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1. 커피란 어떤 음료인가.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 중 하나로서 9세기 경 이디오피아에서 시작해서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및 터키의 이슬람지방을 거쳐 이탈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그리고 인도네시아, 북아메리카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16기경 한 때는 각성작용이 있어서 금지를 시켰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가장 무역이 활발한 품목이라고 하지요. 

2. 커피는 콩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커피를 콩과 같은 종류의 식물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실은 콩과식물 (Fabaceae)이 아니라 나무에 열리는 열매의 씨앗입니다. 커피나무는 꼭두서니과 (Rubiaceae) 커피속(Coffea)에 속하는 열대산 상록관목 식물로서 체리나 베리와 같은 붉은 열매를 맺는데 이 열매 속의 씨앗이 커피콩 (coffee bean)[각주:1]입니다. 이 커피 씨앗은 원래 녹색인데 이것을 말리고 볶으면[각주:2] 우리가 아는 커피콩이 되고 이를 가루로 만들어 그 가루를 열탕추출해서 마시는 것이 커피입니다. 

3. 커피 속에는 어떤 성분들이 들어 있나요?

일단 커피는 1컵에 4-5칼로리 정도로 칼로리가 아주 낮습니다. 하지만 설탕이나 프림 등을 가미하시면 칼로리가 조금 올라가죠.[각주:3]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물질은 약 400여종이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쓴 맛을 내는 카페인이죠. 커피 원두 속에는 약 1-2%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많이 들어있는 것 중의 하나가 칼륨[각주:4]입니다. 나트륨과 길항작용을 하는 물질이죠.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존재하는데 특히 커피를 볶는 과정에서 많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인 chlorogenic acid로 체중 감소와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되는 물질[각주:5]입니다.

4. 카페인이란 무엇인가요?  

카페인은 식물이 만드는 알칼로이드 화합물 (질소화합물)입니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무색이고 쓴맛을 내며 뜨거운 물에 잘 녹습니다. 1819년 독일의 화학자 룽게가 발견했는데 커피에서 발견해서 이름을 카페인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페인은 커피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차, 콜라 음료의 원료인 콜라 나무 (Kola nuts),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 등에도 존재합니다.

지난 진통제 시간에 말씀드렸다시피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며 약한 각성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자주 과량을 섭취하면 금단 현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때문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 우리나라 식약청 기준은 성인은 하루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5. 그러면 커피에 카페인이 얼마나 들었나요?

커피 속의 카페인 함량은 사실 원료가 되는 커피 나무의 품종, 그리고 제조 방법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커피의 품종은 매우 많지만 전세계적으로 두 종류를 가장 많이 기르고 있는데 로버스타 종 (Coffea robusta 또는 Coffea canephora)과 아라비카 종(Coffea arabica)입니다. 보통 로버스타는 인스턴트 커피에, 아라비카는 소위 원두커피에 사용된다고 하지만 실은 둘 다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버스타는 키우기가 편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그래서 가격이 쌉니다. 대신 카페인의 함량은 두배 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원두커피 (영어로는 drip coffee)는 앞서 설명한 대로 볶은 커피 원두를 갈아서 뜨거운 물로 내려서 먹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는 물로 추출한 것을 건조해서 분말화 한 것입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도 있는데 에스프레소는 20세기 들어와서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커피 제조방법인데 높은 증기압(8-18기압)으로 추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흔히 카페인은 인스턴트 커피와 에스프레소에 많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각주:6]입니다. 인스턴트 커피와 원두커피를 비교하면 제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인 함량은 인스턴트 커피가 더 낮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커피를 한 번 더 건조해서 분말화 했기 때문에 그 와중에 카페인 함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의 경우는 보통 원두커피보다 마시는 양이 더 적기 때문에 (미국의 경우는 8분의 1) 한 잔당 함량은 원두커피가 더 많습니다.    

6.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decaffeinated) 커피도 있지요?

디카페인 커피는 커피를 볶기 전에 커피콩을 찐 다음에 유기용매나 액체 이산화탄소로 초임계 추출을 하고 나서 볶는 것입니다. 디카페인 커피라고 카페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일반 커피의 약 25 - 50분의 1정도 함량은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작년 연말에 나온 한 논문[각주:7]을 보면 카페인의 효과는 남성들에게 더욱 크고 여성들의 경우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보통 커피를 마셨을 때보다는 약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보였다고 합니다. 남성과 여성에게 있어서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연구 결과였습니다. 

7. 그러면 카페인 섭취는 좀 주의해야할 것 같네요.

일단 앞서 말씀드린 대로 카페인의 지나친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카페인이 없을 때 정서불안이나 신경과민,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런 현상을 caffeinism 이라고 합니다. 

지난 주에 몇몇 보도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에 7잔 이상 마시는 사람의 경우 환청을 듣거나 환영을 본다든지 하는 환각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3배 더 높다는 보도[각주:8]가 있었습니다. 보통 인스턴트 커피 한 잔에 약 60mg-100mg 내외의 카페인이 들어있고 12그램 커피믹스 하나에 69mg이 포함되어 있는데 7잔이면 490mg 이므로 식약청 기준인 400mg을 넘게 됩니다. 그래서 인스턴트 커피는 5잔, 원두커피 4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조금 과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은 카페인과 칼슘의 관계입니다. 1994년 논문[각주:9]에서 매일 커피 두 잔을 마신 여성과 우유 두 잔을 마신 여성을 비교했을 때 커피를 마신 여성들이 골밀도가 낮아졌다고 해서 카페인 섭취가 칼슘배출을 촉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적당량의 카페인은 칼슘배출을 그렇게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으로서 칼슘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하루에 카페인을 400mg 이상(커피 다섯잔 이상) 드시는 분들 중에서 특정 비타민D 수용체 유전자를 가진 경우(tt VDR genotype)에만 상관관계를 보였을 뿐[각주:10]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경우에 카페인이 들어간 탄산음료를 마신 아이들의 뼈가 약하다는 보고도 있는데 이것도 칼슘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우유 등 칼슘 성분의 섭취가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임산부의 경우 지나친 카페인의 섭취가 유산 또는 저체중아 출산이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모유를 통해서 카페인이 미량이나마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컵으로 한 두 잔 정도는 상관이 없으며 임신 초기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견해[각주:11]입니다.

8. 하지만 카페인의 좋은 점도 있지 않나요?

카페인은 노인의 경우 기억력을 증진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2년에 발표된 논문[각주:12]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커피를 마신 노인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노인보다 오후에 기억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 바가 있습니다. 또한 은퇴하고 일을 하지 않는 분들의 인지능력에도 도움을 준다는 보고[각주:13]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동물실험의 결과입니다만, 카페인이 자외선 조사에 의한 피부암 발생을 막아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각주:14]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카페인이 방사선에 의해 손상된 DNA를 가진 피부세포들이 제거되는 과정을 시작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으로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신 사람의 경우 2형 당뇨병 발생율이 28% 정도 낮았다는 보고[각주:15]도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정확인 원인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식으로 하루 4잔은 좀 과할 수도 있고 이것은 인과관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9. 커피 한 잔에도 참 다양한 기능과 효능이 있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떤 식품 한가지가 우리 건강에 특별한 효능이나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엄중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서 해야하는 것입니다. 커피와 같이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한 음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전성은 충분히 담보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에 식품의 기호성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시되고 있는데 커피 한 잔의 여유와 즐거움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References
  1. 생김새가 비슷해서 콩이라고 부르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콩은 아닙니다. [본문으로]
  2. 커피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roasting이라고 합니다. 몇 도에서 얼마나 볶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많이 달라집니다. [본문으로]
  3. 커피믹스 (12g) 하나의 칼로리는 약 50 칼로리 정도 (13g 짜리는 60칼로리)입니다. 보통 커피가 인스턴트 커피가 2그램내외, 설탕과 프림이 나머지죠. (나트륨은 42mg, 칼륨은 134mg 들어있습니다.) http://www.nutritiondata.com/facts/beverages/3906/2 [본문으로]
  4. 인스턴트 커피(2g)에는 나트륨 0.7mg, 칼륨은 70.7mg, 카페인은 62.8mg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칼륨의 함량이 높지는 않지만 나트륨 대 칼륨의 비율은 높은 편이죠. http://www.nutritiondata.com/facts/beverages/3900/2 [본문으로]
  5. Sorting Out Coffee’s Contradictions, New York Times, 2008년 8월 5일 [본문으로]
  6. 여기에 대해서는 예전의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http://biotechnology.tistory.com/153 [본문으로]
  7. Early effects of caffeinated and decaffeinated coffee on subjective state and gender differences. Prog Neuropsychopharmacol Biol Psychiatry. 2008 Oct 1;32(7):1698-703. [본문으로]
  8. 이 보도에 대한 포스팅 http://biotechnology.tistory.com/285 을 참고하세요. [본문으로]
  9. Coffee-associated osteoporosis offset by daily milk consumption. The Rancho Bernardo Study, JAMA 1994, v271, p280-283 [본문으로]
  10. Is caffeine a risk factor for bone loss in the elderly?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Vol. 74, No. 5, 569-570, November 2001 [본문으로]
  11. Coffee and Health: A Review of Recent Human Research, Crit Rev Food Sci Nutr. 2006;46(2):101-23. [본문으로]
  12. Caffeine reduces time-of-day effects on memory performance in older adults. Psychol Sci. 2002 Jan;13(1):68-71. [본문으로]
  13. Caffeine, cognitive failures and health in a non-working community sample. Hum Psychopharmacol. 2009 Jan;24(1):29-34. [본문으로]
  14. Effect of caffeine on the ATR/Chk1 pathway in the epidermis of UVB-irradiated mice. Cancer Res. 2008 Apr 1;68(7):2523-9. [본문으로]
  15. 내용은 위의 뉴욕타임즈에 나온 것이지만 제2형 당뇨병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을 참고하세요. Diabetes Care. 2006 Nov;29(11):2385-90. Does coffee consumption reduce the risk of type 2 diabetes in individuals with impaired glucose? [본문으로]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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