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이 발렌타인 데이라서 벌써부터 언론에 초콜릿과 관련된 기사들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초콜릿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초콜릿은 무엇으로 만드나요? 

초콜릿은 카카오열매 씨앗을 원료로 만드는 식품입니다. 카카오나무는 15도 이하에서는 자라지 못하는 열대성 식물이라 전세계 생산량의 3분의 2정도를 서부 아프리카에서 생산하고 특히 코트디브와르에서 43%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카카오 열매 씨앗을 발효시킨 후 건조하여 볶은 것을 cacao bean이라고 하지만 커피와 마찬가지로 콩은 아닙니다.

또한 초콜릿은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커피와 같이 마시는 음료로서 오랜 기간 애용되었으나 1828년 네덜란드인 반호텐에 의해서 고형화된 형태의 초콜릿이 개발되어 현재는 주로 고형화된 제품형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2. 코코아는 초콜릿과 어떻게 다른가요? 

코코아는 원래 상품명으로 시작되었는데 영어로는 hot chocolate이라고 부릅니다. 이 코코아는 카카오 버터를 제거한 분말 (코코아분말)을 더운 물에 타서 먹는 음료를 뜻하는데 카카오에는 커피와 달리 지방 성분이 많이 있어서 그 지방성분 (버터)을 제거하고 마시는 것입니다.

3. 코코아분말 뿐, 코코아버터, 코코아매스 등 원료명이 헷갈리네요.

이런 것을 이해하려면 초콜릿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를 해야하는데요. 일단 카카오 열매를 따고 그 씨앗을 얻어서 발효를 하고 건조시키는데 이를 카카오 콩(cacao bean)이라고 합니다. 이 카카오 빈을 볶는 것까지는 커피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는데 그 외피(껍질)와 배아를 제거한 것을 코코아 매스(cocoa mass, 또는 chocolate liquor)라고 하는데 약 53-55%정도의 지방성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코코아 매스에서 지방성분을 짜내면 그 지방성분을 코코아 버터 (cocoa butter), 남는 고형분을 코코아 분말(powder)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초콜릿은 코코아 매스에 설탕, 우유, 향료 등을 넣은 후 코코아 버터를 넣어 굳힌 것을 뜻하지요. 


일반적으로 코코아 매스의 맛은 쓰고 떫기 때문에 설탕과 우유를 넣는데 우유가 들어간 초콜릿을 밀크 초콜릿,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초콜릿을 다크 초콜릿, 그리고 코코아 매스 없이 코코아 버터로만 만든 초콜릿을 화이트 초콜릿이라고 합니다. 

사실 코코아 버터는 초콜릿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성분으로서 특히 녹는점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초콜릿은 상온에서는 고체, 입속에서는 액체로 존재해야 하므로 녹는점이 30도 내외가 되어야 하는데 코코아 버터의 녹는점은 32-34도 정도입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코코아 버터는 좌약 등에도 사용된다고 합니다. 초콜릿의 녹는점은 지방성분의 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포화지방이 많아지면 더 낮은 온도에서 고체로 존재하게 됩니다.  

4. 그러면 화이트 초콜릿에는 카카오 성분은 거의 안들어가는 것인가요?

실제로 화이트 초콜릿에는 지방성분인 코코아 버터만 들어가고 (적어도 20% 이상) 설탕 (약 55%), 우유 또는 전지분유 등이 들어가므로 카카오 성분은 없습니다. 흔히 카카오 성분 중에 몸에 좋은 성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화이트 초콜릿에는 거의 없는 셈이지요. 

5. 그런데 쓴 맛의 다크 초콜릿이 인기를 많이 끌었지요?  

밀크 초콜릿에는 설탕과 유당을 포함해서 당류가 약 50% 가까이 들어갑니다. 당류 이외의 탄수화물이 약 10%, 지방이 약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단백질 및 미네랄 등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밀크 초콜릿 100g의 칼로리는 500 kcal 이 넘습니다.  

다크 초콜릿은 우유나 분유가 들어가지 않은 초콜릿을 뜻하는 것으로서 보통 코코아 매스가 43% 이상 들어있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다크 초콜릿이 식욕을 저하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거나 카카오의 성분이 많아서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고 실제로 99% 코코아 매스로 만든 다크 초콜릿까지 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먹어본 사람들의 평은 대체적으로 악평 일색이었다고 하더군요.

6. 그렇다면 다크 초콜릿이 정말 몸에 좋은가요?

초콜릿의 주 성분인 카카오 빈에는 약 300여가지 정도의 다양한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보통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혈압 감소, 뇌졸중 위험 감소[각주:1], 만성피로증후군 등에 좋다고 하고 우울증에 효과[각주:2]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약간 과장이라고 볼 수 있지만 완전식품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초콜릿에서 제일 유명한 물질은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라는 물질입니다. 카카오 나무의 학명을 Theobroma cacao라고 하는데 카카오에서 제일 유명한 물질이 바로 이 테오브로민이라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밀크초콜릿에도 들어있지만 아무래도 코코아 매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에 더 많이 들어있지요.

카페인의 메틸기 대신 수소가 붙으면 theobromine


Theobromine은 구조도 카페인과 비슷하고, 하는 역할도 비슷한데 초콜릿속에 카페인보다 약 10배 정도 더 들어있습니다. 이뇨작용, 혈관 확장 작용 등이 있어서 고혈압 치료효과도 주목받았고 2005년 초에는 영국의 과학자에 의해 진해제(기침을 멈추는 약)로 사용되는 코데인이라는 약물보다 초콜릿 속의 테오브로민이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 보고가 있어서 화제[각주:3]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분해속도가 사람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개나 고양이에게 초콜릿을 많이 주는 것은 위험합니다.

7. 초콜렛 섭취시에 주의할 점도 있지 않을까요?

초콜릿의 가장 안좋은 점은 역시 충치입니다. 설탕함량이 50% 가까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동량의 설탕을 먹었을 때보다는 충치 발생률이 낮다고도 합니다. 다크 초콜릿은 종류에 따라 설탕의 함량이 적거나 거의 없는 것도 있습니다.  

다크 초콜릿은 보통 밀크 초콜릿을 만드는 우유나 분유 함량인 20% 대신 코코아 매스를 넣은 것인데요. 그러면  약 43% 정도의 다크 초콜릿이 됩니다. 그런데 72%, 86% 코코아 매스의 진한 다크 초콜릿은 설탕을 빼고 코코아 매스를 넣게 되지요. 그러면 설탕이 줄어들었으니 칼로리도 더 적어지겠지 생각을 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코코아매스가 많이 들어가면 지방의 함량이 많아져서 칼로리는 거의 같거나 약간 더 늘어납니다. 설탕과 같은 당분은 g당 4 kcal인데 비해 지방은 g당 9 kcal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다이어트 효과는 사실 없다고 봐야 옳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카페인입니다. 다크 초콜릿 (20mg/oz)에는 밀크 초콜릿 (6mg/oz)에 비해 약 3배 이상의 카페인이 들어있어서 시판되는 다크 초콜릿 하나에 커피 한 잔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있습니다.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는 과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안좋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phenylethylamine 등의 교감신경 흥분 성분이 있어서 가슴을 뛰게 하거나 맥박을 조금 빠르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가끔 드물게 초콜릿을 섭취하면 어지럽거나 약한 멀미 증세를 보이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물질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초콜릿을 적당히 소량 섭취했을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8. 초콜릿 하나에도 참 다양한 효과가 존재하는 군요.

조금 오래된 자료 (1997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 1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초콜릿의 양은 약 0.9kg으로 일본의 2kg, 미국 5kg, 영국 8kg, 스위스 10kg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꽤 적은 양입니다. 

발렌타인 데이가 사실은 국적 불명의 명절(?)이라는 비판도 많이 받고 우리 명절인 정월 대보름에 행하는 "탑돌이"에 떡을 나누는 전통을 살리자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꽤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주는 풍습이 확산되는 것은 아마 일년에 한 번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쉽지 않은 기회를 달콤한 초콜릿을 통해서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회이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요.

참고문헌     
  1. “다크 초콜릿, 심장질환 뇌중풍 위험 줄인다” (코메디 닷컴, 2008/08/29) - 이 보도는 J Nutr. 2008, 138(9):1671-1676에 실린 "Blood pressure is reduced and insulin sensitivity increased in glucose-intolerant, hypertensive subjects after 15 days of consuming high-polyphenol dark chocolate" 논문에 대한 것으로 연구 대상이 너무 적고 (19명) 단기간 (15일)이라는 단점이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본문으로]
  2. 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2007) 191: 351-352. Chocolate craving when depressed: a personality marker [본문으로]
  3. Theobromine inhibits sensory nerve activation and cough. FASEB J. 2005 Feb;19(2):231-3 [본문으로]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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