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화제가 되었던 뉴스 중의 하나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어 병원에 갔다는 뉴스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왕년의 팝의 황제


1. 마이클 잭슨을 저렇게 만든 것은 누구?

마이클 잭슨은 제가 어렸을 때의 영웅 중의 영웅이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원더걸스의 텔미나 노바디를 따라하듯이 아마 당시 어린 학생들 중에 마이클 잭슨의 beat it이나 빌리 진의 뮤직 비디오를 따라서 브레이크 댄스를 춰보지 않은 학생이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팝의 황제라고 불리우던 마이클 잭슨이 언제부터인가 여러 가지 구설수에 휘말리고 거기에 성형수술의 부작용으로 고생한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성형수술은 그가 1980년대 중반부터 백반증과 루퍼스를 앓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 영국의 The Sun지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잭슨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었는데 이 균이 피부 전체로 퍼져가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사실 영국의 Sun지는 최대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이지만 가십위주의 보도를 하는 매체라서 얼마나 정확한 보도인지를 판단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2. 그렇다면 슈퍼박테리아는 무엇인가요?

슈퍼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잘 죽지 않는 "세균"입니다. 일단 미생물에 대한 몇가지 기본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미생물이라고 하면 작아서 안보이는 생물 전체를 이야기합니다. 그 미생물들을 크게 나누면 바이러스(실제로는 생물로 보기 어렵지만 "편의상" 그렇게 분류합니다), 세균, 효모, 곰팡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눈에 안보이는 원생동물도 포함됩니다만 말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감기는 바이러스, 맥주 양조나 빵 만드는데 사용되는 것은 효모, (개량)메주를 띄울 때 사용하는 누룩은 곰팡이, 그리고 항생제 마이신으로 죽이는 세균, 영어로는 박테리아입니다.(모든 마이신이 세균만 죽이는 것은 아닙니다.)

3. 세균과 바이러스는 전혀 다른 것이군요.

언론 기사를 보다보면 자주 보는 오류가 있는데 바로 이 세균과 바이러스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전혀 다릅니다.

감기나 독감, AIDS 등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인데 바이러스는 생물이라고 하기 어려운 기생체입니다. 생물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를 세포라고 하는데 바이러스는 세포의 형태가 없고 단백질 껍데기에 유전물질인 DNA나 RNA가 있을 뿐입니다.

이에 비해 세균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단세포 생물이고 바이러스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식물이나 동물에 비하면 매우 단순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세균은 이렇게 살아있기 때문에 세포벽을 부순다든지,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면 쉽게 죽일 수 있는데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라서 죽이기가 어렵습니다. 

4.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는 다른 약

흔히 균(보통 세균, 효모, 곰팡이)을 죽이는 물질을 항생제라고 하고 바이러스를 죽이는 물질은 항바이러스제라고 합니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많이들 혼동하시지만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를 혼동하는 경우는 더 많습니다. 지금까지 항생제는 수백종이 개발되었지만 항바이러스제는 몇 종류 되지도 않고 효과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감기엔 약이 없다는 말은 감기약으로 감기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퇴치시키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이에 비해 병원균의 퇴치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로 항생제를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쉽게 가능했는데

포도처럼 생긴 포도상구균

최근에 들어와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세균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를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5. 슈퍼박테리아는 어떤 세균인가요?

흔히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줄여서 staph라고 부르기도 합니다)이라고 불리우는 균입니다. 화농성(종기가 곪아서 고름이 생기는 성질) 세균의 일종인데요. 흔히 우리 피부와 코의 점막 등에 서식하는 균이고 정상인들의 약 20% 정도는 몸에 가지고 있는 균입니다. 독소를 만들어서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런 균들이 평소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은 우리 몸의 피부나 위장관 상피세포의 경계를 뚫고 들어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처라든지 다른 요인에 의해 그 경계가 뚫리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와 자라면서 염증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에는 쇼크나 사망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그럴 경우에 항생제를 사용하여 미생물들을 죽이는데 슈퍼박테리아들은 그런 항생제에 견디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6. 슈퍼박테리아에는 어떤 항생제들에 견디나요?

일단 항생제는 종류가 매우 많습니다만 가장 먼저 발견되고 개발되어진 것을 베타-락탐계열 항생제라고 합니다. 미생물에 감염되면 제일 먼저 사용하는 페니실린이나 아목시실린 종류들이죠. 보통 처음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면 가장 먼저 개발된 페니실린이나 다른 베타-락탐계열 항생제를 사용했는데 그 내성 균이 나오자 메티실린이라는 항생제를 사용했습니다. 메티실린도 베타-락탐계열 항생제이긴 하지만 페니실린 내성 SA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곧이어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이는 포도상구균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가 보고되면서 베타-락탐계열 항생제로는 생육저해가 안되는 슈퍼 박테리아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 마이클 잭슨이 감염되었다는 균도 바로 이 MRSA입니다.   

7. 이 MRSA 슈퍼박테리아는 죽일 수 없나요?

그래서 과학자들이 새롭게 개발한 항생제가 바로 밴코마이신이라는 항생제입니다. 밴코마이신은 페니실린이나 메티실린과 같은 베타-락탐계열이 아닌 glycopeptide 계열로서 베타-락탐계열과 마찬가지로 세포벽 합성을 저해하지만 작용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MRSA를 퇴치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이 약은 먹어서는 흡수가 잘 안되기 때문에 주사로 맞아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기사에서 정맥 주사를 맞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아마 이 항생제를 맞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1996년 일본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미국, 브라질 등에서 밴코마이신 내성 포도상구균 (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VRSA)이 보고되면서 다시 미생물과 인간의 전쟁이 불붙기 시작했습니다. 이 밴코마이신 저항성은 엔테로코코스 (Enterococcus)라는 장내 미생물로부터 전해진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몇몇 Leuconostoc, Pediococcus, Lactobacillus 등의 유산균들도 밴코마이신에는 잘 죽지 않습니다

8. 슈퍼박테리아를 잡기 위한 노력

아직도 많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항생물질을 찾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개발된 것으로 Daptomycin (lipopeptide 계열)이나 Linezolid (oxazolidinone 계열)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는 6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폴리펩타이드인 hydramacin-1 이라는 물질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제약회사와 각국의 연구자들이 새로운 항생제를 찾기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생물들은 거기에 저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지요. 아마 인류와 미생물의 전쟁은 끝없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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