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함이 좋아도 수박 냉장보관 안돼요

미국 농무부에서는 수박을 21도, 14도, 5도에서 각각 보관한 뒤에 수박에 풍부한 항암성분인 라이코펜 함량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낮은 온도에 보관할수록 라이코펜 성분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박을 상온에 보관해 두면 수확한 직후보다 라이코펜 성분이 더 풍부해져 가장 영양성분이 많은 상태가 되는데요. 따라서 가급적 상온에 보관하고 먹기 직전에만 잠깐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결과는 미국 농무부 (USDA)의 ARS (agricultural research service)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다음의 보고서가 검색되더군요. "WATERMELON LYCOPENE DEGRADES AFTER LOW TEMPERATURE STORAGE

그런데 이 실험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세종류의 수박 'Black Diamond' (light red, seeded heirloom), 'Summer Flavor 800' (bright red, seeded hybrid), and 'Sugar Shack' (bright red, seedless triploid)을 재배자에게 얻어서 수박을 자르지 않은채 12-14일 동안 세가지 온도(5. 13. 21도)하에서 보관하였을 때의 라이코펜 농도를 보관하지 않은 수박의 라이코펜 농도와 비교한 것입니다. 'Black Diamond'를 A, 'Summer Flavor 800'을 B, 'Sugar Shack'을 C라고 했을 때 수확하자마자의 라이코펜 농도는 A의 경우 34, B는 57, C는 58 ug/g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런데 13도에서 수박을 보관했을 때에는 라이코펜의 양이 거의 변함이 없었고, 5도에서 보관을 했을 때는 12-24% 정도 라이코펜 함량이 줄었으며 21도에서 보관을 했을 때는 12-24% 라이코펜 함량이 늘어났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위 연구의 저자들이 좀 더 자세한 연구 내용을 논문으로도 발표했는데  Carotenoid changes of intact watermelons after storage (J Agric Food Chem. 2006 54(16):5868-74.)에 나와 있네요. 보고서보다는 논문이 언제나 중요한 법이죠. 여기에는 라이코펜 뿐만 아니라 라이코펜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베타 카로틴 농도 변화도 나와 있습니다.

J Agric Food Chem. 2006 54(16):5868-74.


그런데 수치로 보면 Black Diamond나 Sugar shack 품종의 경우는 5도에서 14일 저장해도 라이코펜 농도가 0.8ug/g 정도 밖에 감소하지 않았고 Summer flavor 800만 약 4ug/g 정도 감소했네요. 뭐 이정도 감소는 그렇게 큰 감소라고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저자들도 이렇게 써 놓았군요. 

However, at 5 °C, there was a slight loss of phytofluene and beta-carotene in all cultivars and a slight loss of lycopene in two cultivars.  (저장온도 5도에서는 모든 품종에서 약간의 phytofluene과 베터 카로틴 손실이 있었고 두 품종에서 약간의 라이코펜 손실이 있었다.)       

저 연구 내용은 2주간 저장했다가 실험을 한 것으로 봐서 집에서 수박을 저장하는 것 보다는 유통할 때의 온도나 그런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수박의 유통기한은 13도에서 14일에서 21일 정도라고 합니다. 

게다가 사실 라이코펜을 많이 먹기위해서는 아마 수박이 물러져서 맛도 없고 붉은 색만 더 많아졌을 때 먹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박을 먹는 이유가 결코 항암성분(이 아니고 항산화성분이라고 해야지 더 타당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빵님의 포스팅을 참고하세요.)인 라이코펜 때문이 아니기 때문에, 게다가 수박을 보통 2주 동안 저온에 두었다 먹지는 않기 때문에 하루 이틀 저온에 둔다고 해서 큰 차이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13도 정도 온도에 보관하다가(수돗물에 담궈놓으면 되지요) 먹기 몇시간 전에 김치 냉장고에 옮겨서 차게 해서 먹으면 뭐 조금은 더 좋겠지만 게으른 저라면 그냥 시원하게 먹고 기분좋게 살겠습니다. 아, 평소보다 한조각 정도만 더 먹으면 없어진 라이코펜 보충은 충분하겠네요.^^  

PS. 논문 맨 마지막에 봤더니 수박에서 라이코펜을 뽑아내려면 수확후 21도에서 숙성시키면 된다, 이런 말을 써 놓았군요. 이런...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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