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한 달 정도 혼자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도 나는데 운동이나 좀 하자고 밤마다 달리기와 걷기를 했지요. 그런데 문제는 땀에 젖은 러닝셔츠를 그냥 세탁통에 쳐박아 두었다가 일주일 뒤에 한꺼번에 빨기위해 꺼내어 보니 이건 뭐 누렇게 변색이 되어버렸더군요. 그래서 찌든때를 빼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먼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여러가지 조언이 나오는데 그 중에 하나가 레몬껍질을 넣고 삶으면 때가 쏙 빠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친절하게도 레몬 속의 구연산 성분때문이라고 설명까지 나오더군요. 아래에 보시다시피 구글, 네이버, 다음 등등 인터넷에는 찌든때 빼는데는 레몬이 좋다는 정보들이 득시글 득시글 합니다.

찌든 때와 레몬으로 구글을 돌리면...



그래서 동네에서 달랑 레몬 하나를 거금 900원주고 사 왔습니다. 그리고 빨래를 삶으면서 레몬을 반 개 잘라서 넣었습니다. 그리고 overnight 반응을 시킨 다음에 아침에 삶은 통을 열어보았더니...

찌든때가 빠지기는 개뿔...

혹시 레몬을 너무 적게 넣은 것이 아닐까 싶어서 나머지 반쪽까지 넣고 다시 삶은 후에 출근을 했다가 밤에 집에 돌아와서 뚜껑을 열어보았더니...

찌든때가 빠지기는 개뿔...

그때 드는 생각이 혹시 이 상태에서 세탁기로 빨면 찌든때가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세제를 넣고 레몬으로 삶은 빨래를 다시 빨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세탁기를 열어보니...

찌든때가 빠지기는 개뿔!!!

결국 세제와 표백제를 왕창 넣고 다시 푹 삶은 후에 다음 날 아침까지 방치하고 나니까 러닝셔츠가 상당히 흰 색깔로 돌아오더군요. 그걸 다시 세탁기로 빨고 헹구니 나름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깨달은 것 두가지는 

1) 땀에 젖은 옷은 그 때 그 때 빨아야 한다.
2) 인터넷의 정보는 역시 확인해 봐야 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의 그 수많은 "찌든때엔 레몬"이라는 생활 정보들은 대체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요? 누가 한 번 확인은 해 본 것일까요? 물론 너무 심하게 찌든 옷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빨래 중엔 덜 찌든 것도 있었는데 그것도 별로 희게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러닝셔츠 6개 삶는데 레몬을 두 개는 넣어야 한다든지 그럴 수도 있겠지요. 혹시 제가 레몬가지고 표백할 때 뭔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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