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못다쓴 회고록 <성공과 좌절>을 읽었습니다. 꼭 그분의 목소리를 듣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가 되었지만 이 책은 그의 성공과 좌절, 그 중에서도 좌절을 다룬 책입니다. 성공과 "실패"가 아닌 성공과 "좌절"이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그가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의 좌절의 기록이 필요하다는데는 동의합니다. 너무 진부한 말이지만 우리는 과거를 거울삼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본인도 그걸 바라셨을 겁니다.

보통 띠지를 보면 그냥 버리는데 이 책의 띠지는 버리고 싶지 않네요.


<성공과 좌절>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 "미완의 회고"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본격적으로 회고록 <성공과 좌절> 집필을 작정하고 써내려간 대략의 주제와 거기에 대한 코멘트, 회고록 집필을 결심하게된 심경에 대한 코멘트와 구술, 그리고 은퇴후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리신 글들입니다. 그의 삶의 마지막 단상을 느끼게 해주는 귀한 기록이지만, 갑작스런 서거로 군데 군데 빈자리가 너무 많고 너무 짧습니다. 이 세상에 참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았는데...

2부 "나의 정치 역정과 참여정부 5년의 회고"는 퇴임전인 2007년의 인터뷰 기록입니다. 절반 정도는 KTV에서 방영한 "대통령, 참여정부를 말하다"에서 본 내용입니다. 또 오마이뉴스 오연호 기자의 책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에 있는 내용도 들어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오연호 기자의 책은 읽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정치역정,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수행한 일에 대해 나름 소상히 밝혀놓았습니다. 기회주의에 대한 분노와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에 대한 뒷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왔습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한 인터뷰라서 그런지 사람들에 대한 평은 거의 없는 것이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KTV &quot;대통령, 참여정부를 말하다&quot;를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책의 맨 마지막에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 맨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씌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회주의와 불신의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본질적인 과제입니다." (p278)

기회주의와 불신,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 그의 뒤를 이어 계속 천착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노무현의 좌절을 목도한 그 어떤 정치인도 기회주의와 불신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솔직히 책을 덮는 착잡함입니다. 


Posted by 바이오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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